존경 말고 남자로서
05. 사직서
Produced by.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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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김비서가.. 사직서를 낸다는 소문이 돈다지.”
“네.”
전화로 들려오는 어딘가 풀이 죽은 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듣는 석의 할아버지. 여주가 사직서를 낸다는 소문이 회사 내에 퍼지고 그 내용이 석의 귀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김비서처럼 귀중한 인재를 놓치는 것에 안타까운 것이냐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 같아 아쉬운 것이냐.”
“김비서는.. 유능하고 저에게 도움을 준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유능하고 귀중한 인재며 아끼는 사람이 새로운 길을 도전하겠다 하면 놓아주는 것이 오너의 자세가 아니겠어.”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붙잡는 게 맞는거야. 그건 오너보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겠지.”

“마음..? 어떤..”
“그건 한순간에 깨닫게 될거다.”
“할아버지…”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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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님.. 진짜 내실거에요..?”
“하하..”
“김비서님 퇴사는 안돼요.. 그럼 저는.. 퇴근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윤아가 떠나고 한숨을 한번 푹 쉬는 여주. 서랍을 드르륵 열고서 써둔 사직서를 꺼내고 호출벨을 누른다.
“상무님. 김여주 비서입니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네 들어오세요.”

“무슨 일입니까.”
“…”
“김비서. 할 말이라도 있습니까.”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계시겠지만..”
“김비서 잠시만,”
“사직서입니다.”

“어째서 입니까. 문제라도 있을까요. 사직서를 낼 거 같다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말이죠.”
“..좋아합니다.”
“네..?”
“깨닫게 된 건 얼마 안됐습니다. 받아주실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마음이라도 못전하고 있으면 제가 너무 비참해질 거 같아서요.”
“김비서 잠시만요.. 나랑 같이 일을 하면서 생긴..”
“존경같은 감정 아닙니다. 저는.. 존경 아니고 남자로서 좋아합니다.”
“…”
“전 어린 애가 아니니까요. 존경은 이유가 있고 좋아한다는 감정은 이유가 없습니다. 존경이라면 제가 입사하고 상무님이 되실 때 까지 충분히 했습니다.”
“받아주실 거라 생각한 적도 없고 받아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상무님.”
사직서를 올려두고 허리를 숙인 뒤 뒤돌아 나가려는 여주.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석의 한마디였다.

“대답은 안 듣고 갑니까?”
“네..?”
“내가 무슨 대답을 할 줄 알고.”
“상무님 저는..”
“좋아한다며. 남자로.”
“의무감.. 그런 거면..”
“혼자 생각하고, 혼자 고민하고. 왜 김여주씨는 좋아하는 거고 나는 의무죠.”
“..죄송합니다.”
“죄송하라고 한 말도 아닙니다. 알고 있는 것처럼 저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살펴야하는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확답을 줄 수 없어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습니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여주
“고마워요. 그때까지 이 사직서는 보류입니다.”
“네.. 그럼 안녕히계세요..”
“혹시 오늘 차 가져왔어요?”
“어.. 아뇨..”
“같이 갑시다. 나도 지금 퇴근 하려던 참이라. 이거만 정리하고 나갈테니까 기다려요.”
“저 정말 괜찮습니다..!”
“기다려요. 도망가지 말고.”
그때는 몰랐다. 그 고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고]
“내가 가져올게요.”
“상무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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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김비서님 상무님이랑..?!”
“아니!!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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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생이다. 뭐가 그리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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