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의 밤비 1
"경수 하이, 오늘은 기분 좋아 보이네?"
사람 좋게 웃어보인 준면이 경수에게 말했다. 경수는 웃음으로 준면에게 화답하였다. 그냥, 그저 그래. 경수는 그렇게 대답하곤 준면에게 돌린 시선을 다시 책으로 내려놓았다. 준면은 그의 옆자리에 익숙하게 앉고 필통을 꺼냈다. 경수는 책을 보다가 창가를 보며 숨을 마시고, 내셨다. 그리고 준면에게 말을 건다.
"준면아, 오늘 무슨 날인 줄 알아?"
"응, 알아"
너네 엄마 기일.
"오늘은 안 우네. 도경수 이제 다 컸어?"
"그래, 나 다 컸나보다"
다행이다, 너 다 커서. 준면은 웃었다. 그리고 경수도 웃었다. 경수는 기억한다. 그 날을.
콰앙-!어느 날이였다. 아주 평범한. 아주 평범한 검은색 승용차에서. 그것도, 아주 화창한 날씨에. 경수의 엄마는 죽었다. 왜?교통사고로. 경수는 엄마와 함께 조금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장을 갔다가 아주 평범하게 오는 길이었다. 하지만, 신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나보다.
"엄마... 엄마..."
엄마는 죽었지만, 경수는 이상하게도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사람들이 몰려와 소리를 지르는 가운데 경수는 자신의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피였어야 한다고, 그때를 후회했다.
"준면아."
"응?"
"...하늘이 너무 맑아."
"......"
"하늘이... 이상하게... 너무... 그때랑 똑같아..."
너무 맑아서 눈부셔... 경수는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내가 그때 죽었어야 했어... 내가... 경수는 준면을 보며 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고개를 틀어 차도를 보는 순간,
"......"
경수는, 달려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이 찾아왔다.
상류사회의 밤비

눈을 뜨니 고요한 병실 안이었다. 그리고 블라인드를 내리는 한 남자가 보였다. 저 남자...누구지...? 나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남자에게 물었다.
"누구...세요...?"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나에게 돌아오는 시선마저 없었다. 그냥 묵직한 정적만 흐를 뿐이었다. 나는 남자를 캐묻는 것을 포기했다. 그냥, 정적을 느끼기로 했다. 그렇게 한참 블라인드가 내려진 창을 바라보던 남자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여유있었다. 나는 그렇게 다가오는 남자를 그냥 바라보았다. 아무런 경계 없이.
"내가 궁금해?"
"......"
"내가 알고 싶어?"
"......"
네,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없었다. 남자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아우라가 나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이윽고 남자가 말했다.
"...나랑 같이 갈래?"
"......"
"가자, 우리 집으로."
널 책임질게. 가자.
"...가면...뭘 해줄 건데요...?"
"...아하하."
음... 너가 원하는 거 다 해줄 수 있는데.
"......"
"그러니까, 가자."
난 너가 내 인생을 재밌게 해주리라 믿거든.
"도경수."
경수야.
"경수야- 바나나 우유..."
경수야...? 준면은 바닥에 편의점에서 산 바나나 우유를 떨어트렸다. 그리고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디갔어... 경수야..."
경수만 홀로 사라진 이 병실에서 준면은 눈물을 흘렸다.
가자고 해서 정말로 따라간 그 곳은 정말 컸다. 그냥, 너무 컸다. 남자가 말했다.
"괜찮아?"
납치범처럼 가자, 라고 한 사람은 어디갔는지 괜찮냐고 남자가 묻자 경수는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남자는 경수가 괜찮다고 하자 경수의 손목을 잡고 커다란 문 앞으로 다가갔다.
"새로운 삶으로 들어온 걸 환영해. 난 변백현이야."
나랑 같이 살지 않을래? 여기서 뿌리친다면, 어떻게 될까. 경수는 한 번 생긴 물음표가 끊임없이 생길 것 같아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답했다.
"저는 도경수예요. 새로운 삶을 얻게 해줘 감사해요."
엄마, 죄송해요. 하지만... 난 슬픈 삶으로 살기는 싫나봐요. 경수는 속으로 생각하고 남자.. 아니, 백현의 눈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백현은 피식 웃고 옆에 서 있던 사람에게 문을 열라 명하였다.
경수가 -자세히 말하자면, 서로가-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첫날엔, 그냥. 백현과 얘기만 나누었다.
"음... 고등학생?"
"네? 네..."
"난 21살. 그리고... 난 아빠, 엄마, 형. 넌?"
"...가족이 없어요. 아빤 제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엄마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오늘이 기일이죠."
"내 차로, 뛰어든 계기는?"
"...교통사고 났을 때, 엄마는 검은 승용차에 절 태우고 시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돌아가셨어요. 저는... 너무 멀쩡했고요... 그 순간에 저는 너무 후회했어요... 우리 엄마를 죽게 만든 그 트럭 아저씨에게 날 한 번 더 죽이라고 소리라도 지를 걸... 후회했어요. 그리고, 그때 날씨는 지금처럼 너무 화창했어요. 그래서 검은 차가 보여서 그만... 죄송해요..."
백현은 대답이 없었다. 경수는 반응이 없는 백현에 고개를 들고 백현을 바라봤다. 백현은 아무 표정 없이 경수를 조금 내려다 볼 뿐이었다.
"너 잘못 아니야. 괜찮아. 그리고 그 트럭 새끼, 내가 어떻게 해줄까?"
죽여줄 수도 있어 경수야. 그 트럭 아저씨는 잡혀가고 석방한지도 오래였다. 경수는 괜히 섬뜩한 느낌이 들어 몸을 흠칫 떨었다. 백현의 눈에 그게 들어왔는지 귀엽다는 듯이 웃었다.
"농담. 그리고, 너 살고 있는 집 알고 있으니까 짐은 걱정 마."
"...저...그럼, 여기서 사는... 거예요...?"
"응. 여기서 살아."
간다고 해도 이젠 못 가지만. 백현이 살짝 중얼거렸다. 경수의 귀에는 그게 다 들렸지만 그냥 못 들은 척 했다. 들린 척 하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경수는 교복을 살짝 말아쥐었다. 백현은 웃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화장실 알려줄 테니, 거기서 씻고 여기로 와서 다시 쉬어."
이 형이 알려줄 거야. 난 내 방으로 가 볼게. 백현은 싱긋 웃으며 자신이 '이 형'이라고 가르킨 남자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 방을 떠났다. 남은 방에는 경수와 남자만 남았다. 남자는 경수를 화장실로 안내했고, 갈아입을 속옷, 옷을 건냈다. 그리고 화장실 문이 닫히자, 경수는 눈물을 한 방울 떨구어냈다. 나... 여기 잘못 온 걸까... 이미 후회해도 늦은 현실이다. 경수는 옷을 벗고, 물에 몸을 씻어냈다.
"도경수. 너 뭐야?"
"응?"
"어제 무슨 일 있었어? 병원에서는 그냥 퇴원했다 그러고! 너 솔직히 말해, 너 무슨 일 있었어? 어?"
"아니야, 없었어. 그냥 내가 퇴원하고 싶어서..."
"개뿔. 그럼 나한테 연락이라도 했어야지. 전화는 왜 또 안 받는데?"
"아... 그게..."
경수가 우물쭈물하는 순간 종이 치자마자 담임선생님이 들어와서 교탁 앞에 섰다. 준면은 반장이기에 한숨을 쉬고 조례의 시작을 알리는 인사를 했다.
"경수야, 떡볶이 먹으러 갈래?"
"응? 아냐아냐... 나 집 가야 돼."
"왜...? 무슨 일 있어?"
"아... 그게..."
"경수야~ 뭐해?"
경수가 또 우물쭈물해한다. 준면은 그것을 수상하게 여겼지만 갑자기 나타난 낯선 남자에 경수를 숨기고 경계를 하였다.
"누구신데, 경수한테 이러세요?"
"아, 경수 친구? 난 변백현. 경수랑 지금 같이 살고 있어. 자세한 건 나중에. 경수야, 가자."
준면이 자신을 막을 틈도 없이 백현은 다짜고짜 경수를 끌고 갔다. 경수는 입모양으로 연락 할게, 라고 말한 뒤 백현에게 손목이 잡힌 채로 끌려갔다. 준면은 그 둘을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경수가 왜....."
경수를 좋아한 준면은, 이상함과 동시에 불안감을 느꼈다.
백현은 경수를 베란다 창가에 불렀다. 그리고 자신은 와인잔에 와인을, 경수에게는 와인잔에 포도주스를 적당히 붓고, 와인을 조금씩 마셨다. 경수는 포도주스를 마시지는 않고 바깥 풍경을 구경했다. 밤이라서 캄캄하지만, 수많이 켜진 불빛들이 밝게 만든 그 풍경을. 조금씩 부는 바람이 경수의 앞머리를 조금씩 휘날리게 했다. 그런 결과 경수는 눈썹 주변이 살짝 간지러워 괜히 눈두덩이를 매만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백현이 와인을 더 음미하고 와인잔을 내려놓았다.
"경수야, 담배보다 더 중독성 있는 게 뭐인 것 같아?"
"...글...쎄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나중에 깨닫게 될 거야."
아주, 나중에. 경수는 뜬금없이 백현이 남긴 말을 다시 곱씹어 보았다. 그리고 와인잔에 백현이 경수가 미성년자인 것을 고려해 담은 포도주스를 바라보다가 그 잔을 들어 천천히 들이켰다.
"있잖아요..."
"응?"
"......엄청, 부자이신 것 같아서...."
"......"
"저...혹시, 돈 많이 버세요...?"
백현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아하하,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경수 너 귀엽다.
"난 UA기업 회장 아들. 이해가 돼?"
UA면... 경수는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커진 눈이 돼버렸다. 대한민국 대표기업 막내아들 변백현. 핸드폰 뉴스에서 조금 봐서 낯설지만은 않았다. 그래, 낯설지는 않았던 이유가 다 있었다. 경수는 놀랐지만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백현의 눈에는 다 보였지만.- 경수는 눈을 도르륵 도르륵 굴리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래도 이런 소소한 일탈도 재밌네."
넌 절대 익숙해지지 마. 익숙해지면, 나한테 소홀해질 테니까. 알겠지? 대답할 필요가 굳이 없다. 하지만, 안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네...라고 소심하게 대답했다. 백현은 경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정말 잘해보자, 경수야."
널 평생 책임질게. 평생. 백현은 다정하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경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경수는 포도주스를 한 모금 더 마셨다.
"...네."
조금 기대가 될 것 같은 나날들이 펼쳐질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경수이다.
백현이네 기업은 삼성을 조금 뛰어넘는다고 생각해주세료... 그리고 경수는 진짜 평범한 고딩입니다ㅠㅠ
그리고 정말 오랜만의 컴백이네요... 아 그리고 이 팬픽은 영화 상류사회, 달아님 팬픽 상류사회 내용은 똑같지 않아요ㅠㅠ 분위기만 살짝 참고했어요,, 불편하시다면 피드백과 뒤로가기 버튼... 아시죵...?ㅠㅠ
그럼 전 2화로 갈게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