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너때문에

07 사이다

다음 날, 방과 후.
플리는 밴드부 연습실로 향하며 핸드폰을 꼭 쥐었다.




'김채아...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았나봐?

무슨 일을 꾸미는 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내가 아니야.

그렇게 계속해봐. 나도 재밌어지려고 하니까.'






***





학생회에서 다시 제출한 장비 서류.
그 안에 무언가 숨겨진 낌새를 은호 선배가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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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전에 제출했던 서류를 일부러 다른 곳에 숨겨둔 거야. 
장비 공급 지연시키려는 속셈이지."


예준 선배는 심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플리가 이번 주 3일차 공연 무대에 서기로 했잖아. 플리를 곤란하게 하려는 거였던 건가..."




똑똑-




플리가 연습실 문을 열자 예준이 기타를 손질하다 플리를 바라봤다.



"왔다, 우리 투사."



"...투사요?" 

플리가 당황해 웃자 은호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얘기했다.



"오늘 작전 회의 있다고 했잖아. 
걔네가 이전에 제출한 우리 서류를 숨겼다는 증거를 찾아야 해"




"흠...."




"빠르게 다시 작성해서 제출했으니 다행이지... 
서류 못 냈으면 공연 못했을 지도 몰라"




플리는 숨을 삼켰다.
그 서류는 우리 밴드부에게 굉장히 중요했다.


'근데... 장비 없으면 공연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어... 나를 곤란하게 하려는 속셈이었던 거야'



이번엔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번엔 끝까지 맞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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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단순해." 
예준이 설명을 시작했다.



"학생회에 이의 신청을 공식적으로 할 거야. 근데 아직은 증거가 부족하지."



플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까요..?"


그때.

똑똑-



문이 열리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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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밴드부 맞나요?"



귀여운 핑크머리, 똑 부러진 인상.
학생회 서기부 밤비 선배였다.



"채밤비?" 은호가 놀랐다.



"내가 못 올 곳이라도 왔냐? 반응 왜 그래ㅋㅋ"

밤비 선배는 은호 선배와 약간의 친분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무슨 일로...?"

밤비는 서류철을 번쩍 들어 보이며 말했다.



"비품관리부 서류 검토하다가 이상한 걸 발견해서. 
혹시 장비 신청서 다시 제출했어요?"



플리와 선배들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밤비가 의자에 털썩 앉았다.



"채아가 누락됐다고 한 그 서류. 원본이 사라진 게 아니더라."



"네?!"



밤비는 서류를 책상에 내려놨다.

"원본, 내가 찾았어. 학생회 보관함 깊숙이 묻혀 있었거든. 
솔직히 이상해서 찾아봤어."



플리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예준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의도적이다."


밤비가 씩 웃었다.

"그래서 내가 이거 공개하려고. 
품관리부를 감사 요청하면, 채아도 책임 피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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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채밤비, 근데 우리를 도와주는 이유가 뭐야?"


"에이 섭섭하게~ 내가 뭐 이유가 있어야 도와ㅈ...."


"이유가 뭐냐고"


"역시 은호 너는 T라서 내가 좋아해 ><
채아, 걔 학생회 물을 너무 흐려. 좀..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달까? 
이 정도면 이유 설명된 걸까?"



"그럼... 저희한테 불리한 상황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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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가 고개를 저었다.

"없어. 증거가 너어무 ~ 명확하거든 ㅎㅎ

그리고... 금요일 공연은, 절대 방해 안 되게 내가 장비 공급 확정 서명도 받아뒀어."




플리는 밤비 선배의 단호한 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 다행이다. 공연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







그날 저녁.
연습 후, 플리는 학생회관 뒷마당 벤치에 잠시 앉아 있었다.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그 때,

예준 선배가 옆에 다가왔다.




"오늘 연습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네."



"그래도 이것저것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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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준이 살며시 플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플리는 얼어붙었다.


'머... 머리... 쓰담쓰담...?!'


"앞으로도 힘들면 꼭 말해." 예준이 속삭였다.


"네가 말하기 전에 우리가 눈치챌 수도 있지만, 가끔은 네 입으로 말해줘야 도와줄 수 있어."


"...네." 


플리는 붉어진 얼굴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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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은호가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드럼 스틱을 꽉 쥔 채.


밤비가 어느새 옆으로 다가왔다.
"질투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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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누가?"


밤비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다 보여~ 나 이거 학창시절 로맨스 소설만 200권 넘게 읽은 사람이다?"


은호가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연날,
학생회 게시판에 붙은 공지.





📌
[비품관리부 감사 진행 결과 안내]

▪️관련자: 김채아
▪️징계: 학생회 활동 정지 및 비품관리부 차장직 박탈
*비품관리부 업무는 서기부로 이관됨.







플리는 공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제 시작이야.
그리고, 오늘 드디어 3일차 무대에 선다.'












손팅 ❤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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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궁금하신 점 남겨주시면 나중에 모아서 Q&A편 올려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