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하의 공방. 은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은우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며) "하이~"
로하 (반갑지 않은듯 무심하게 바라본다)
은우 "눈 좀 예쁘게 안 뜨냐?"
로하 (무심한듯) "너랑 있으면 끝이 늘 안 좋아서 불안해서 그러지. 근데 너 여기는 어떻게 알고 왓... 진상혁이 말해줬지."
은우 (서운한듯) "뭘 또 그렇게 대놓고 싫어해 상처받게. (귀걸이를 내밀며) 이거 주러 온거거든? 이런건 왜 떨어 뜨리고 다녀. 팁이냐?"
로하 (귀걸이를 받으며) "나 이거 필요없는데."
은우 "왜?"
로하 "한쪽도 잃어버렸거든. 그래서 버리려고."
은우 "힘들게 돌아온건데 버리지마. 혹시 알아? 나머지 한쪽도 어딘가에 있을지."
로하 (은우를 바라보며) "이것땜에 여기까지 온 거야?"
은우 "그럴리가 지나가다... (로하의 눈치를 보는듯) 갈거야 갈거라고. 그러니까 가란말 하지마!"
로하 "아니 고맙다고. 웬 오바~"
은우 "하도 니가 입만 열면 가라고 하니까."
그때 수강생들이 하나 둘 들어온다.
로하 "수업해야 돼. 가."
은우 "결국엔 꼭 하네. 그말을... 간다!!"
수업을 마친 로하. 은우의 선글라스를 발견한다.
로하 (선글라스를 들며) "차은우 진짜... (휴대폰을 들고 은우의 번호를 누른다) 너 선글라스 놓고 갔더라."
은우 "아~ 시간되면 잠깐 올래? 다 모여 있는데..."
로하 "앞에 가서 전화할께."
상혁의 주점 앞.
은우 "애들 다 모였는데 왔으면 들어오지."
로하 (선글라스를 건네며) "약속있어서 이것만 전해주고 가려구."
은우 (선글라스를 받으며) "고작 이거 전해주려고 왔냐?"
로하 "아니 뭐 꼭 그렇다기보단... (잠시 망설이다) 대표님하고 친구라 그랬지? 너 혹시 대표님한테 내가 너 좋아했다고 말했어?"
은우 "그 자식이랑 내가 그렇게 친해 보이지는 않을텐데... 그리고 그런걸 뭐하러 말해?"
로하 (안도의 숨을 쉬며) "그럼 말하지 말아주라~"
은우 (어이없다는듯) "그 이야기하러 여기까지 온 거야? 데이트하러 가기 전에?"
로하 "뭐 선글라스도 돌려줄 겸... 부탁할께~~"
은우 "그딴 말툰 치워라... 주소 하나 보낼테니까 목요일 1시까지 거기로 와. 아 맞다. 방금 알았는데 내 입이 초경량이더라."
로하 "야!.... 내가 거기 갈 거 같아?"
은우의 원룸.
은우 (문을 열며) "진짜 왔네."
로하 "니가 오라며."
은우 "진짜 올 줄 몰라서. 들어와."
로하 "여긴 어디야?"
은우 "시작해 일손."
로하 (발끈하며) "야 이 손이 왜 일손이야?"
은우 "싫어? 내 입이 어제보다 0.7g정도 가벼워졌던데?"
로하 (한숨은 쉬며) "하~ 이 손이 타고난 일손이다. 몰랐지? (자켓을 벗으며) 뭐부터 할까?"

로하 "너는 이사 도와 줄 친구도 없냐?"
은우 "있잖아. 너."
로하 "내가 죄가 많다. 전생에 매국녀였다."
은우 "다 했어?"
로하 "끝~ 다했어."

은우 "진짜 그걸 다 했네."
로하 (자켓을 입으며) "난 니 부탁 들어줬다. 그러니까 너두..."
은우 (로하를 바라보며) "그렇게 숨기고 싶냐."
로하 "뭘?"
은우 "그 자식이 니가 날 좋아했던 걸 아는게 그렇게 싫으냐고."
로하 "난 대표님이 아니라 누구든 싫어. 자존심 상해."
은우 "사람 좋아하는게 자존심 상할 일이야?"
로하 "짝사랑만 몇년째 그건 자존심 상할 일이지. 구질구질해 보이잖아. 만만해 보이잖아. 니가 날 심심풀이 땅콩으로 여겼던것 처럼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는거 아냐?"
은우 "니가 한 말 중에 내 입으로 한 말은 하나도 없다."
로하 "어쨌든. 니가 난도질한 내 자존심이 아직 반토막은 남아서 그건 지키고 싶어. 그정도는 해 줄 수 있지? 나 간다."

은우 "밥 먹고 가. 짜장면 시켜줄게."
로하 "저녁 약속 있어."
은우 "누구랑. 또 한서준 그 자식?"
로하 "어. (문을 열며) 근데 이거 어떻게 여는거야."

문 앞에서 쩔쩔매는 로하에게 다가간다.
은우 "가지마. 그 자식 만나지 마. 니가 나만 사랑했으면 좋겠어. 니가 나 아닌 다른 사람 좋아하는게 싫어. 그게 한서준이라는게 더 싫어."
로하 "니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은우 "알아. 지금 너 잡고 있는거야. 나때문에 나쁜 연애만 했다며 나 말고 다른 사람은 좋아할 수 없다며. 그 말에 나 책임감 느껴. 그러니까 좋아하지 않으면서 아무나 만나는거...."
로하 "누가 그래? 좋아하지 않는다고... 아무나라고.... 대표님 좋은 사람이야. 그래서 나 그 사람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을거 같아. 그러니까 책임감 느낄 필요도 나한테 누구를 만나라마라 할 자격도 너한텐 없다고... 우린 그냥 친구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