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떨어지겠네"
"응? 네? 저요?"
"어. 너요."
아차.. 속으로 생각한 줄
알았는데 말해버렸다.
크헙..
괜찮겠지 뭐.
친절하신 분 같으니깐.
"감사합니다!! 끝나고 다시 돌려드릴게요!!"
"그래.."
김석진은 살짝 당황했다.
자신과 자신이 베푼 호의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외모와 친절은 어디서나 통했다.
그런데 이 아이는
내가 누군지조차 모르는 눈치였다.
"지켜볼 필요가 있겠군.."
다른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김석진에게는 참신한 사건이었다.
자신이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
그 아이는 벌써 마이를 두르고
오리걸음을 걷고 있었다.
꽤나 능숙해 보였다.
그때 김태형이 그 아이에게
다가가 소근거렸다.
둘이서 깔깔 웃는 모습이 거슬렸다.
왠지 김태형이 내 것을 건드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까이 가서 괜히 훼방을 놓았다.
"너네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뛰자?"
장난치는 다른 아이들도 많았지만,
제일 눈에 띄는 건
김태형과 그 아이였기 때문에
지적한 것이라 자신을 위로했다.
"야!! 김아미!! 너 몇바퀴 째냐?"
아까 선배한테 지적당한지 몇분이나
지났다고 또 말을 시키는지..
마이도 빌렸는데 생각이 없나?
김태형 얘는 뇌도 근육인가 보다.
어쩜 이렇게 단순할 수가 있지?
"아, 몇바퀴 째냐니까?"
"3바퀴째다 이눔아!!"
"헐헐 아미는 정말 너무해..
태횽이는 다 끝냈지만, 아미 때문에
2바퀴 더 뛰고가려 했는데,
아미는 태횽이한테 짜증냈어..히잉"
얘가 약을 빨았나 왜이래?
그때 등 뒤에서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우아 태형이 개달달해♡ 쏘 스윗!!"
"인죵 인죵!! 근데 태형이 옆에 저 여자애는 누구?
여친인가?"
어떻게 오해를 해도 이렇게 완벽하게 할 수가 있지?
내가 막 입을 열려고 하는 찰나,
김태형이 또다시 말을 걸었다.
"태횽이는 아미보다 차카니까 까짓것 더 뛰어주께"
나는 김태형의 귀를 붙잡고 소근거렸다.
"아가리 싸물어 새꺄. 그 입 지금 찢어버리기 전에"
"후웅..너무 밀착하는 거 아냐? 태횽이는 부끄러워요!"
그러더니 나한테 기대면서 이렇게 말했다.
"누군 하고 싶어서 하냐? 에휴 눈치가 없어.."
아니 눈치는 무슨 눈치?
왠 뜬금없는 소리?
"그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야?"
"됐다, 됐어. 얼른 걸어. 들어가게."
김태형은 끝까지 모를 소리만 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