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샤이니의 숙소 안. 요즘 열공모드라며 뿔테안경을 쓰고 영어책을 손에 쥔 기범과 그런 기범의 옆에서 답지를 든 민호와 이제 막 샤워를 끝마쳐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털고있는 진기는 종현의 부름에 하나같이 귀찮다는 표정으로 거실에 모였다. " 기범아, 민호야, 진기 형. " " 네. " " 네, 형. " " 응? " 종현은 망설이는 듯 하더니 결심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 우리 가운이, 가정부로 데리고 왔어. " " … 네, 네? 지금 뭐라고 했어요, 형? " " 가운이, 가출했대. " " 야, 종현아. " " 매니저 형한테는 말 했더니, 알아서들 하래. " " ……. " " 반대하는 사람 없지? " 매니저까지 허락한 마당에 무슨 반대가 소용이 있겠는가. 기범도 민호도 진기도 이 어이없는 상황에 그저 입을 떡 벌리고 종현의 말을 듣기만 했다. " 가운이보고 숙소로 오라그래야겠다. " 다들 반대하는 기색이 없어보이자 실실거리며 문자를 치는 종현. 그런 종현을 쳐다보던 기범이 공부하라는 민호에게 한 대 맞고는 정말 궁금한 듯 종현에게 물었다. " 근데요, 형. 가운이란 여자는 어떤 사람이예요? " " 가운이? 존나 귀여워. 진짜 한 번보면 뻑 가. " '팔불출이네.' 라며 흥미없다는 듯 문제집으로 시선을 돌리는 기범. 그런데 이번에는 진기가 솔깃해서 묻는다. " 그렇게 귀여워? 몇 살인데? 종현아 거리는거 보면 동갑인가? " " 아니, 얘네랑 동갑이야. " 진기의 말에 기범과 민호를 발로 가리키는 종현. " 그런데 반말해? " " 아, 뭐 어때. 친근감 있고 좋잖아? " " … 팔불출의 극치를 달리는구나. " " 진짜 형도 보면 뻑 간다니까. 존나 귀여워, 진짜. " " 그래그래, 어련 하시겠어요. " " … 얘 괜히 보여줬다가 다들 반하는거 아닌가 몰라. " 종현의 팔불출같은 말에 다 들 한숨을 내쉬며, 그 정체모를 '가운' 이란 여자에 대해 상상했다. 얼마나 귀여우면 종현이 저렇게까지 자랑을 해 댈까…. ( 똑똑똑 ) " 어, 왔나보다. " 세 번의 노크소리에 들뜬 종현은 쿵쿵거리며 현관문을 열어주러 나갔고, 남은 세 사람은 바짝 긴장한 채로 종현이 문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문을 열자…, " 으, 추워. 문은 왜이리 늦게 열어! " 라며 입을 삐쭉 내밀고 트렁크 가방을 질질끌며 숙소 안에 발을 디디는 그토록 종현이 자랑자랑을 하던 '가운' 이란 여자가 모습을 내밀었다. " 어? 안녕하세요! 김 종현 여자친구, 반 가운이라고 합니다! " 귀엽게 생긋 웃으며 세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는 가운. " 어, 어? 아, 반가워. 난 리더 이 진기…. " " 아, 저 알아요! 온유오빠죠! 그리고 그 쪽은 열쇠랑, 민호? " " 열쇠가 아니라 키 라니까. " " 열쇠야, 열쇠. 우리 말을 써야한다니까. " " 그럼 왜 온유 형은 온유인건데? " " 온유가 무슨 뜻인지 알아? " " ……. " " 그러니까 온유오빠지! 바보. " 천 하의 김 종현을 한 방에 KO시켜버린 가운은 종현에게서 시선을 떼고는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 어 음, 근데 한 명이 비네요? " " ……. " 가운의 말에 순식간에 흐르는 침묵. 가운은 '뭐지, 아닌가?' 하며 갸웃갸웃 고개를 돌려보았다. " 신경쓰지마, 걘. " " 응? 왜? " " 신경 안 써도 돼. " " 어떻게 신경을 안 써, 멤버잖아! " " 쓰지말라면 쓰지 마. " " ……. " 종현의 단호한 목소리에 가운은 입을 꾹 다물고 다른 세 사람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 세 사람은 가운의 시선을 피할 뿐, 다른 답변을 해 주지는 않았다. " 니 방은 저 쪽이야, 필요한 거 있으면 매니저 형한테 말하면 돼. " " …… 으응. " 종현이 인상을 풀며 말 했지만, 이미 가운은 시무룩해져 가방을 질질 끌며 방으로 들어갔다. " 쟤한테 비밀로 할 꺼예요? " " … 아니. " " 쟤 뭔가…, " " 왜? " " 아뇨, 아무 것도 아니예요. " 종현의 싸늘한 목소리에 바로 꼬리를 내리는 민호. 그리고는 기범에게 '들어가서 하자.' 라 말하고는 먼저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 우리도 들어가자, 형. " " 아, 그래…. " * 종현의 딱딱한 모습에 심통난 척 방으로 들어온 가운은 침대와 화장대만 달랑있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다. " 첫 월급 받으면 이거부터 어떻게 해야지. " 라 중얼거리며 챙겨온 짐을 푸는 가운. 한참을 짐 정리에 몰입하더니, '아, 아까보니까 집 더럽던데.' 라고 중얼거리며 거실로 나왔다. 아무도 없는 깜깜한 거실. 원래 어두운 곳을 무서워하는 가운은 '으으,' 하며 몸을 부르르 떨더니 불을 키고는 만족한 듯 웃었다. ( 삐, 삐삐삐삐. 삐이이- ) " … 아, 시끄러. " 막 설거지를 하려는 가운의 귀에 거슬리는 비밀번호 키 소리. (똑똑똑) " … 누…누구세요? " 열어도 되나 고민하던 가운은 시끄러운 소리에 문을 열었다. " … 어어, 누구…세요? " 학생다운 머리에 교복차림의 남자아이. … 낯익은 얼굴에 가운은 인상을 찡그리고 남자를 쳐다보았다. * 오늘도 역시 멤버들의 매몰찬 한 마디에 낯선 방송국에 버려진 태민은 침울한 표정으로 방송국을 나왔다. 차를 타지 않고 숙소에 가는 건 처음인지라 길도 모르는 태민이였기에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자 눈물이 핑 도는 기분이였다. (아.미.고. 그녈 보는 내가 미ㅊ….) 발신자 '매니저형' 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만 수 십 통. 내일 또 한 바탕 혼나겠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과 함께 한숨까지 절로 나온다. " 여기가 어디야, 근데? " 무작정 나와서 팬들을 피해 걷다보니 낯 선 공원. … 도대체 어딜 가야 숙소가 나오는거야? 그렇게 한 참을 걷다보니 보이는 낯 익은 거리. 아, 청담동이다. " 휴…. " 숙소가 보이자 절로 나오는 안도의 한 숨. 그러나 그 것이 고생의 끝은 아니였다. (삐, 삐삐삐삐. 삐이이-) … 이제 비밀번호까지 바꿔놓았나보다. (똑똑똑) '제발….' 두 눈을 꼭 감고 노크를 했더니 들리는건 낯선 여자의 목소리. " … 누 … 누구세요? " 분홍색 귀여운 앞치마에 귀여운 외모의 여자 아이. 아이가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태민의 눈엔 자신의 또래로 보였다. " … 어어, 누구…세요? " 태민의 말에 여자는 태민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방긋 웃었다. 요즘 방 비운다 그러더니 그 새 이사를 간건가…. 다시 눈물이 핑 도는 기분을 느낀 태민은 '죄송합니다.' 하며 나오려는데 여자가 태민을 덥썩 잡았다. " 막내 이 태민이지! " " … 네? " " 아…니야? 어, 미안. 태인인가? " " 태민… 맞는데요. " " 그치! 맞지! 들어와, 다 들 뭐하는진 몰라도 있어! " " … 근데, 저기…. " " 응? " " 누구…세요? " " 아, 난 가운이야. 반 가운! 열… 아홉살 됐구, 이 집 가정부로 들어왔어! " 가운의 말에 태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운을 쳐다보았다. " … 네? " " 아, 그리구 난 종현이 여자친구! 꺄~ 나 부끄러워. " 금 새 발그레 해져서 뺨에 손을 갖다대는 가운의 반응에 태민은 피식 웃었다. " 어? 웃었다! 근데 왜 이리 늦게 들어와? " " … 네? " " 벌써 1시가 넘었는데…. 우 와, 이 시간에 나쁜 사람 많아! " 가운의 말에 태민은 '그냥요….' 라며 어색하게 웃었고, 듣고있던 가운은 뭔가 생각난 듯 '아!' 하며 태민의 손목을 잡고 주방까지 끌고갔다. " … 저, 저기…. " " 설거지 어떻게 해? " 분명 가정부라 그래놓고 천진난만하게 묻는 가운 탓에 태민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 나 이런거 처음이란 말이야. " " 가정부라고…. " " 흐히, 응. 가출해가지구…. 아무튼! 설거지 어떻게 해? " 결국 태민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수세미에 세제를 묻혀 그릇에 문질렀다. " 이렇게 비누칠하고 물로 씻어서 여기에 올려놓으면 돼요. " " 아아, 오- 너 설거지 잘한다! 일 등 신랑감! " " … 네? 아…. " 가운의 칭찬에 태민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고, 그 때 종현의 방 문이 열리며 종현이 나왔다.
왕따와 가정부
왕따와 가정부2

오빠우아해
2021.08.18조회수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