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말랑이래요

"질투? 나 질투 같은 거 안하는데?"
너는 질투 없냐?
난 오빠가 질투를 너무 많이 해 새끼 강아지 마냥..
그 말에 울컥한 연준이 큰 소리 치며 한 말이였다. 그리고 새끼 강아지가 뭐 어때서..쉬는시간, 교실에 있기 답답해 류진이와 함께 운동장을 걷던 도중 서로 애인 얘기가 나왔다.

"네 네 그러세요? 근데 너는 눈깔에서 티가 나"
"..야 안 한다고. 이제 의젓한 인간이야"
"그래 꼬맹아"
야!!
류진이 덥다며 교실로 들어갔다. 저게 나보다 키는 한참 작으면서 누가 누구보고 꼬맹이래.. 연준이 혀를 차며 류진이를 뒤따라 가다 진동 소리에 급하게 폰을 찾았다.
"여보세요? 누나!"
["응 준아- 밥 먹었어?"]
"완전 맛있게 먹었지 누나는?"
["어어 나도 먹었는데.. 연준아 사실 나 오늘 늦을 것 같아서 전화 했어"]
연준이 걸음을 멈췄다. 싸늘해진 눈이지만 말투는 여전히 다정했다. 왜 늦는데?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연준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오늘 종강 파티..술도 마실 것 같아"]
***

"얼라리? 형 여긴 어쩐 일이에요?"
"최범규는 없어?"
"범규 형 오늘 술 마신대요"
"...곰 새끼가 사람 마시는 술은 왜 쳐마시고 다닌데"
예? 형도 개였을 때 몰래 마시고 다녔으면서 뭐래. 수빈이 의아한 듯 물어봤지만 연준은 지금 술 얘기만 들어도 예민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토끼는 튀어나온 귀를 쫑긋 세우며 연준을 올려다보았다.

"..하- 나 진짜 열이 확 뻗치네"
"형 여주 누나랑 싸웠어요? 꼬리가 축 쳐졌어"
"나 이제 꼬리 없어 임마"
"그냥 그렇다구"
수빈이 다시 고개를 홱 돌리며 만화책을 봤다. 집에 혼자 있으면 외로울 것 같아서 얘네 집으로 온건데 지금 이런 기분으로는 아무 잘못 없는 수빈이한테 지랄 할 것 같았다.
결국 연준이 수빈이의 귀를 앙 깨물며 엉덩이도 토닥토닥 두들겼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애정표현이라 수빈은 아무렇지 않게 만화책에만 시선을 고정했다.
"나 갈게 수빈아. 그리고 너 만화책 그만 봐 눈 나빠져"
"형 온지 얼마나 됐다고.. 어디가요?"
"누나 보러 가려고"
"왜요?"
"..음"
보고 싶으니까?
***
"후.. 큰일났다..안 취하려구 했는데"
"여주야 집 주소 불러봐 데려다줄게"
"으..아니에여 선배. 저 부를 사람 있습니다!"
"강태현? 헤어진 거 아니였어? "
"헤어져써.."
"그럼 내가 데려다준다니까? 가자 가ㅈ.."
탁-!
여주를 부축하려는 남자의 손을 누군가 매섭게 쳐냈다.
뭐야 어떤 새끼가!.. 남자가 눈을 치켜뜨며 그 주인공을 올려다보았다.

"제가 여주 남자친구인데 손 좀 떼주실래요?"
존나, 불쾌해서-
연준이 싱긋 웃으며 말 했다. 하지만 이를 꽉 물고 말 하는 연준의 분위기에 남자는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연주니? 준아!"
"술 냄새.. 누나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업혀 얼른"
"아니야 나 무거ㅇ.. 으악!"
"얼른 집 가자-"
연준이 빠르게 여주를 업고 집으로 향했다. 발버둥을 치던 여주가 어느새 등에 기대며 발을 동당동당 흔들었다.

"아까 그 남자는 누구야?"
"선배.."
"찾아가서 혼내줘도 돼?"
"..하지마"
"왜 하지말래"
"너 진짜루 사람 골로 보낼까봐 그러지.."
그 말을 듣자마자 웃음이 나왔다. 진심으로 걱정인 듯 칭얼거리던 여주가 연준의 뒷목에 짧게 입을 맞췄다.
울 똥강아지 예뻐 죽겠다며 뽀뽀를 잔뜩 해대는 여주 때문에 연준은 죽을 맛이였다. 속타는 연준의 마음도 모르고 새빨개진 연준의 귀를 잘근잘근 씹으며 괴롭히는 여주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여주의 옷을 갈아 입혀주고 씻겨주느라 기진맥진 해진 연준이 드디어 침대에 입성했다. 옆에 있는 여주는 깊게 잠에 빠진 듯 아주 편한 얼굴이였다.

"..내 건데. 자꾸 건들고 지랄이야"
괜히 심술이 난 연준이 여주의 품에 파고들었다. 여주를 꼭 끌어 안는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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