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 체육대학교

프롤로그

나는 내가 태권도를 시작해 태권도로 끝을 볼지 몰랐다.
다른 이들도 몰랐을 것이다.
그냥 단지 한 여자 때문에.









초등학교 6학년때 공인단 심사에 1품을 따러 갔다. 고작 단순한 호기심으로 태권도를 시작해 어찌저찌 공인단 심사까지 오고, 바로 그 날 2품을 따러온 여자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흑발의 머리카락을 한줌에 쥐고 묶으며 정좌세를 유지하다가 이름이 불리자 도복을 팡소리 나게 핀 후 군악대가 걸어가는 듯한 바르게 걸어나가던 사람. 바른 자세로 서있으며 힘있는 목소리로 선서를 외치고 상대방과 눈 맞추며 대련을 했다. 간단하고 쉬운 동작인데도 멋있어 보였다. 돌려차기 나래차기 뒤후리기 마지막 시범단 대형을 맞추며 걸어가다가 머리끈이 끊기는 것이 보였고 그것은 마치 노린것처럼 아주 예쁘게 풀렸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았고 그 여자는 침착하게 대형에 맞췄다. 순간적으로 손목에 걸려있는 머리끈을 보았고 지금 생각해도 무모하고 부끄러운 짓을 저질렀다.

저 여기.. 머리끈..
-아, 나 쓰라고 주는거야?
네 가지셔도 되고.. 뭐 나중에 주셔도...
-이따가 줄게, 고마워

저렇게 따뜻하게 대해주시다니라는 생각을 되뇌이며 손목을 쓸었다. 시범단에서의 역할이 큰듯했고 저렇게 잘 할 수 있는것이 자신의 머리끈이 한 몫하는 듯한 우쭐함을 보였다. 언제부터 봤다고. 시범단은 다 같이 금강을 시작했다. 내 눈에 제일 볼품없어 보이던 금강도 다르게 보이고 시범단에선 그 여자밖에 안 보였다. 이젠 그것이 나의 최애 품새가 되었다. 

공인단심사가 끝난 후 조금이라도 편한 옷을 입으려 지친 몸을 이끌고 탈의실에 들어갔다. 조용하길래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문을 대충 두들기고 열었다. 흑발의 머리카락을 한줌에 쥐고 묶으며 정좌세를 유지하다가 이름이 불리자 도복을 팡소리 나게 핀 후 군악대가 걸어가는 듯한 바르게 걸어나가던 사람, 자신의 머리끈을 빌려갔던 사람이 하얀 반팔을 입고 뒤를 돌아서 도복을 정리하고 있었다. 근데 왜 하얀반팔 이었던가, 그녀의 땀이 흥건하게 젖어 속옷이 비추는 것을 보았다. 자동으로 입에서 "헙"소리를 내며 뒤에서 보고있었다는 것을 티 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뒤를 돌아보며 내 띠를 찬찬히 살폈다. 

-송우기, 1품 따러 왔구나
ㄴ..네?
-아까 나한테 머리끈 준 애, 그리고..
-나만 쳐다봤던 애

이런, 시선이 느껴졌나보다. 하긴 그렇게 쳐다보는데 모를리가 있나..

아... 네.. 혹시 저 성함이..!
-전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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