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글 모음

우산☂️

  

        

                    우산☂️




퇴근길에 비가 후두둑 내리기 시작했다
이놈의 일기예보는 왜 맨날 안맞는건지 아무리 열심히 기상청 분들이 일하면 뭐해 하늘이 지맘대로 말썽인것을 투덜거리며 맞은편에 있는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갔어


“우산….”


다행인건지 마지막 하나 남은 우산을 들고서 계산대에 올려두는 찰나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남자 한명이 들어오더니 우산을 찾았다


“우산… 저기 여기 우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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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일텐데요…”



손가락으로 계산대에 올려진 우산을 가르키고는 직원이 마지막 우산이라고 말했고 그 남자는 우산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선 이내 물었다


“반반 하실래요?”


순간 웃음이 터져나왔다 우산에 반반이라니 양념반 후라이드 반처럼 치킨도 아닌데 반반이라니 이상하게 보일세라 입술을 앙 다물고선 표정을 숨겼다

이윽고 그남자는 옆으로 와선 우산 가격표를 한번 보더니 진짜 반값인 오천원을 계산대에 내려놓았다


“반 맞죠?”


카드를 내밀고 오천원을 지갑으로 쏙 집어 넣었다
계산이 완료된 우산을 남자가 집어 들더니 포장을 뜯어 휴지통으로 버리고선 편의점 문을 열더니 내게 말했다


“갈까요?”


다행인건지 우산은 생각보다 컸었고 막 작지 않아 그렇게 딱 붙지않아도 되는 거리였다


“저기 근데… 방향이 왼쪽 오른쪽 어디에요?”

“저 오른쪽…”

“버스정류장으로 가요? 아니면 걸어서?”

“걸어서요”

“아 저두요”


이 대화 이후로 적막이 흐르고 빗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는 이 반반 우산의 행보가 궁금해서 이내 적막을 깨뜨렸다


“저기 이 우산은 주인이 누구인거죠?”


“음… 그쪽 반 저 반 주인이 둘 인거네요”


“아… 그렇죠”


“저는 전정국이라고 해요 김여주씨 일하시는 옆 회사
BT기업에 다니구요”


아주아주 당황스러웠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지 내가 다니는 회사가 어디인지는 또 어떻게 안건지 내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쳐다보니 이내 이 남자는 자기 사원증을 쭈욱 빼며 내 사원증을 가르켰다


“아…”


맞다 목에는 사원증이 걸려 있었다
이 남자 웃고 있다 풉하고선 고개를 돌리더니 이내 고개를 푹이더니 등짝이 움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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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건지 불행인건지 집앞에 다다랐고

“저… 여기 다왔는데”


정국씨는 나의 번호를 받고선 내지분의 반이 담긴 우산을 들고선 내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연락처를 받아간지 몇시간이 지나고 몇일이 지나도 연락 한통 오지 않았고 뭔가 아쉬웠지만 그냥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평소와 똑같은 일상을 보냈다


“하… 오늘 하루 진짜… 치맥 필요하다”


너무 힘들고 지친하루 드디어 퇴근이다!!!!
회사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비가 내렸다

투둑 투둑


그때 울리는 휴대폰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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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편의점으로 달려갔다


“아…”

우산만 맡겨둔 줄 알았는데 우산을 들고 서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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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왔다! 우산 플러스 저… 1+1 ㅎㅎ”


나 왜 설레는 건지
이 남자 위험하다

우산을 들고 걷는 길이 저번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면 전혀 기분 탓이 아니다 이 남자 오른손은 내 어깨 위쪽에 비맞지 말라고 손으로 가려주고는 1cm 남짓 거리밖에 안되게 가까웠다 우산 크기는 동일한데 이 남자와 내 사이는 동일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여주씨 신입이죠?”

“네!”

“저두 ㅎㅎ”


공통점 다른회사의 신입사원 들어온 날도 비슷하고 나이도 동갑이라 급속도로 친해졌다 걸어가는 내내 웃고 떠들고 마치 원래부터 알았던 사이 마냥
마침 집이 가까워지고 조심히가라고 하며 인사를 했고 왜이렇게 아쉬운지 뒷모습 보려고 기다렸는데 불쑥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여주씨”

“네?”

“우리 좀 더 알아 갈래요? 치맥…”

“네 좋아요”

“어느게 좋다는건지…ㅎ”

“치맥… 우산처럼 반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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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한테 졌네…”

“아…아니 정국씨도 좋고… 아니 그게 그러니까”


“ㅎㅎ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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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우산안으로 내 손을 잡고 이끄는 정국
아마도 추운 이 날씨와 우산 안의 온도 차이는 상당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