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여름-
오늘 역시 성우는 지아가 잠이든 걸 확인하고 거실로 나와 소파에서 눈을 붙혔다.
깜빡 깊게 잠이들어버린 성우는 급하게 지아 방문을 열어보았고, 슬픈 예감 대로 침대위는 텅텅 비어있다.
*****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가 보고 싶어서.
밀착 경호하는 성우의 눈을 피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한 밤중을 택했다. 내가 잠이 든 걸 본 성우가 잠이 든 후, 그 시간을 기다렸다. 2시 반이 넘자 성우가 잠이 들었고 난 몰래 집을 빠져 나왔다.
밤이슬이 피부에 닿는 게 차가웠다.
난 곧장 다니엘의 집으로 향했다.
“여보세요?”
“케이,”
“넌 잠 안자냐..”
“지금 지아가 너한테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뭐?”
그의 집은 멀지 않았다. 아니 나한테만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 지금 이 시간이면 잠들었을까? 내가 가서 깨우게 되면 싫어할까..?
너무 내 감정에만 충실했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밤은 어둡지만 달은 밝다.
나는 혼자 한참 멈춰섰다.
영롱한 달빛에 비쳐서는 무언가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아 우리집으로 오는 거 맞아? 올 시간이 넘었는데도 안오잖아.”
“하... 어디로 간거야 한지아..”
다니엘이 지아를 기다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늦은 시각 집을 나섰다.
“빨리 와라.. 한지아..”
골목에는 다니는 사람이 없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길. 너는 도대체 이쯤 어디를 헤메고 있는걸까. 혹시 너는 나에게 오려던 게 아니었던 걸까.
오만가지 생각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그 모든 기억들이 너를 걱정하는 마음이었다.
“안되겠다 내가 그쪽으로 갈테니까 네가 이쪽으로 와. 지아가 우리집으로 오려고 했다면 우리가 중간에서 만나기 전에 둘 중 한사람이 찾게되겠지.”
심장이 위태롭게 뛰었다. 너를 잃던 그날의 데자뷰 같았다.
나는 너를 기다렸고, 너는 나에게로 오는 과정에서 사라졌다. 흔적도 없이.
몇일이 지나서야 널 잡아두고 있다는 협박 전하가 걸려 왔었지. 아직도 생생하다. 이를 너무 세게 물어 아팠던 그 감각까지도..
네가 밟을만한 그 길을 걷다가 참지 못하고 달렸다.
뛰다가 뛰다가 밤이슬이 무겁게 닿는 밤길을 뛰다가..
“...!”
옹성우와 마주치고 말았다.
우리 둘의 이마에서부터 땀이 흘러내렸고, 우린 서로와 눈을 마주치자 마자 심장이 내려 앉는 느낌을 받았다.
‘지아가 사라졌다.’
*****
어둡고 길었던 그날 밤이 지나가도록 난 나의 집에서 성우는 너의 집에서 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당장이라도 차를 타고 너를 찾아다니고 싶긴 하지만 너와 길이 엇갈릴까봐 그것도 두려웠다.
그래, 어쩌면 그건 핑계다. 너와 엇갈리는 게 두렵다니. 결과가 그렇더라도 네가 돌아오기만 한다면 난 좋았다.
네가 어디있을지 가늠조차 가지 않아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나를 감추고자 한 변명인 것이다.
난 옛날부터 아주 겁쟁이였다. 차라리 너를 만난 이후 난 더 용감해진 거였다. 그게 고작 이 정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