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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소개하자면 애인이랄까?"
왜 이런 말을 내뱉었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남자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뭐.. 뭐?! 원우가 그럴리가 없어.."
"당신, 이름이 뭐지?"
"스텔라."
"하, 공녀까지 되시는 분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와도 되나? 난 원우를 부축해야 하니 부디 비켜주게."
"무..뭐? 너 이름이 뭐ㅇ.."
"헤리샤. 그럼 난 이만."
***
나는 스텔라 공녀를 따돌리고 원우를 부축해 휴게실로 도착했다. 원우를 한 쪽에 눕혀놓고 생각을 해보았다.
원작에서의 원우는 자신을 학대하던 어머니 때문에 여자와 닿는 것을 몹시 싫어했고 여자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원작에서 스텔라 공녀에 대한 언급은 약혼녀였었다는 것 외엔 없었는데...
"으윽.."
"일어났어?"

"당신은 누구지."
"나? 헤리샤 공녀라고 하면.. 알아들을까?"
"
순간 그의 눈쌀이 찌푸려졌다.
그래, 악녀는 싫다 이거지.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기억을 못하는 거야,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거야?"
"대체 무슨 소리.."
"당신이 이렇게 날 안았잖아. 이래도 기억이 안 나?"
나는 그를 안아보이며 말했다.
"기억.. 나니까 떨어져서 말해."
"그리고 스텔라 공녀가 와서 무슨 사이냐고 소리치며 묻길래, 애인이라고 소개한 게 다야."
"뭐?! 그걸 지금 말이라고.."

"나랑 계약 연애 해볼 생각없어?"
"계약 연애..?"
"당신은 스텔라 공녀를 싫어하잖아, 나와 연애를 하면 스텔라 공녀와 파혼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그렇게 해서 당신이 얻는 건 뭔데?"
"나는 안토니오랑 절대로 엮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그럼.. 뭘 어떻게 하면 되지..?"
"이제부터 서로의 애인 연기를 충실히 하면 되는 거지. 어차피 소문은 스텔라 공녀 덕에 퍼져있을테고."

"그래, 하지. 계약연애."
"좋아, 잘 부탁해."
***
그렇게 그 날 이후 내가 원우와 사귄다는 얘기는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결국 오빠의 귀까지 들어갔다.
"헤리샤!!!"
' 큰일났군. '
복도 끝에서부터 들리는 정한 오빠의 목소리에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했다.
"헤리샤!! 이게 무슨 소리야!!"
"오빠 그게.."
"헤리샤.. 그냥 오빠랑 평생 살면 안될까?"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내가 원우 정말 좋아해.."

"그런데 조금 서운하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오빠한테 먼저 얘기해주기를 바랐는데..."
"그.. 기회가 되면 재택에 원우를 초대해볼게.."
"알겠어, 기대할게~"
"으응.."
.
.
.
"정신이 하나도 없네.. 일단 지금은 원우에게 편지를 써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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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원우
그때 이후로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가 많으니 빠른 시일 내로 만나면 좋겠어.
급한 얘기는 일단 편지로 전할게. 정한 오빠가 당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눈치야.. 그래서 오빠를 만나게 됐을 때 우리 사이를 들키지 않으려면 서로를 좀 알아가야 할 것 같아서 말인데 내일 점심을 함께 하는 것 어때?
- 헤리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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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의 공생관계는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