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반인반수

05. 미친 반인반수

미친 반인반수


요봄 씀.












금이 간 액자에 고이 껴둔 사진.

그 사진 속 여자는 누구보다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다.







"...."





또 다시 울리는 심장과 촉촉해지는 눈가,


어쩌면 지금 나를 울리는 슬픔 만으로도













한없이 따뜻하기만 했던 김여주를 죽인 것을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늘도 텅빈 내 마음속을 적시는 비가 요란하게 들린다.




















-













삐이, 삐이







"환자 상태는 어때."








"..아직 의식은 없지만 확실히 상태가 전보다는 안정 되었습니다."









"환자 깨어나면 다시 호출 해. 그동안은 여주씨가 좀 봐주고."










"네. 걱정 마세요."












드르륵, 탁-.










"....."







"박지민은."












"그대로야. 의식이 없어."









몰려오는 피곤함을 떨쳐내며 풀린 눈으로 녀석을 빠르게 훑었다.

별일 없이 보이는 그에 다시 침대에 누워있는 지민에게 시선을 돌리려던 찰나,










"...야….잠만,.."






시야를 떼기 전 얼핏 눈에 들어온 상처의 상태가 꽤 심각했다.









"... 너 다친데 없다매!"










태연하게 서 있는 전정국 앞으로 빠르게 걸어가 너덜너덜 해진 와이셔츠를 황급히 들추자 저절로 다리에 힘이 풀렸다.


이 미친자식. 이 정도면 엄청 아팠을텐데 말도 안 하고 나를 속였어?!





"야, 안 되겠다. 일로 와. 자기 전에 치료라도 하자."








걱정이 앞서 무작정 그의 팔목을 잡고 이끄는 나를 빤히 쳐다보던 녀석은 열심히 자기를 의자에 앉히려는 나를 매정히 쳐냈다.








"됐으니까 놔."









"..치료 안 하겠다고? 미쳤어? 너 지금 그 상처 놔두면,"








"지금 내 상처가 중요한게 아닐텐데."












어처구니가 없는 그의 대답에 헛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중요하던 중요하지 않던, 내 직업이 의사인데 어떻게 그냥 무시할 수가 있겠어.











"..그래도 안 돼. 이번에는 절대 못 넘어가."











"전여주."











"절대로 안 넘어갈 거야. 난 네 상처 꼭 치료해야겠어."








곧 바로 약품을 챙겨 그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일단 소독부터 하고 그 다음에 메꾸면 되ㄴ..














"...!"









가만히 보고만 있던 녀석이 갑자기 소독약을 꺼내려는 나의 손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순간 손바닥으로 퍼지는 따뜻한 온기에 가뜩이나 몽롱한 정신이 더욱 흐려져 눈 앞이 캄캄해졌다.













"...놔줘.."










"싫어."











"...왜 그러는데. 치료 하기가 그렇게 싫은 거야..?"













피식-










"왜 웃어,..진짜 치료 하기,"










"오버하지마, 전여주."







"난 우리 공주님이 아파하는 꼴은 못 봐."






"보다시피 이성이 아주 잘 끊기는 사람이라 인내심 따윈 없거든,"














"....."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를 응시하는 그의 야릇한 시선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



어느새 맞잡은 두 손이 더욱 뜨거워졌다.










"그러니까 이제 걱정하지 마시고 집에 들어가서 먼저 자세요."












"....ㅇ, 어어? 야! 잠시만,"











"쓰읍-, 빨리 나가요. 얼른."












"아, 아니 지민이 아직 누워있ㄴ,..아니 그리고 여기 내 병실,"













"표범이랑 같이 자려고? 너무 도발적인데."














"아, 아니 언제는 같이 자자고 매달렸으면서 이제 와서 뭐라는, ㅇ, 아! 아니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의사를 병실 밖으로 쫒아내면 어떻게 해.! 그, 리고 아직 지민이도 의식이 없고, 왜 나가라는 거야 대체!!"












"얼른 나가요, 누나. 나 못 참아."














곧 바로 나를 달래듯 부드럽게 포개지는 입술에 세게 맞잡혀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 이제 뽀뽀 해줬으니까 내일까지 얼굴 안 보고 버틸 수 있겠다, 그렇죠?"












"......"










기습적인 입맞춤에 벙 쩌진 나는 어느새 병실 밖으로 나와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바보같게 목각처럼 굳어있을 뿐.










"...! 어, 야 !! 전정국!"









두 발이 완전히 병실에서 떼지자 녀석은 정신을 못 차리는 나에게 따뜻한 인사 하나 없이 문을 닫아버렸다. 헐 망했다, 어떻게 하지?










쾅쾅쾅-!







"야!! 문 열어!"







쾅쾅-!







"야!!!!!"




















-










"....."













쾅쾅쾅-!








문을 닫아버리면 쉽게 포기할 줄 알았던 그녀가 병실 문을 계속 두드린다.






아플텐데. 저렇게 세게 두드리면 이미 손 다 빨개졌겠다.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하염없이 문만 두드리는 그녀에

또 다시 무의식적으로 병실 손잡이로 향한 나의 손, 하마터면 열어줄 뻔 했다.









"....후우.."












시발 그냥 모든게 짜증이 난다.


















"우울해 보이네."













마치 가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갈라진 목소리가 나의 시선을 이끌었다.








"언제 깼어."












"둘이서 손 잡고 키스할 때."












"취미가 고약하군."











"고마워."











"....."









"생각보다 밝아 보이네."













"그래보여?"











"...."












"다행이다."












"박지민,"











"다행이야."












환자복 위로 떨어지는 굵고 메마른 눈물,

보고있자니 심장이 그대로 멎는 기분이었다.










"정국아."











"전정국."












"나 어떻게 하지."










"너무 아파."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워."














"허튼 생각 하지마.











때론 사람은 무모한 짓을 저지른다.

너무 힘들어서, 괴로워서, 고통 받아서,

희망을 찾기 보다는 그냥 뒤로 도망을 친다.

그러다 결국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을 매정히 버려 버리지.









"나 잡아줘야 돼."





"죽으려고 하면 니가 나타나서 구해줘."










분명 장난일텐데,

나를 바라보는 녀석의 눈빛이 너무나도 간절해서

심장이 덜컹 덜컹 흔들렸다.
















-














사담





이야기가 다 따로 노는 느낌..(?)ㅠㅠ 정말 이상하네요 ^×^ 수정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것 같아서 그냥 올립니다 양해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