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여주는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뭐야... 이젠 환청도 들리는건가?”

안보이는 곳에 숨어있던 태형은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여주가 귀여웠는지,
피식- 웃고 말았다.
“어? 웃는 소리도 났는데?
빨리 나와요!! 나 무섭단 말이에요...”
태형은 울먹이며 나오라는 귀여운 행동에
웃으며 나왔다.

“ 나왔으니, 울먹이지 마리.”
“ㅁ...마왕님.”
여주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태형에
태형에게 소리친 날이
머릿속에 떠올라 눈을 피했다.
“왜 눈을 피하는 것이냐. 미안했던거냐?”
“......네.”
“푸흫- 미안해하지 말거라. 나도, 그리고 너도 모두에게 깨달음을 주었던 일이니.”
“깨달음이라뇨...?”
“몰라도 된다. 허나, 그 책은 무엇이냐?”
“아? 아 이 책이요~ 아까 세이블이랑 도서관 갔는데
왠 먼지가 잔뜩 쌓인 책이 있길래 보려고 가져왔는데
뭐라고 적혀있는지 모르겠어요..”
자신의 보물을 찾은 것 마냥 자랑스럽게
태형의 눈 앞에 책을 가져다 대어
말하는 여주였다.
그런 여주가 가져다 대는 책에
태형은 미간이 찌푸려졌다.
“.....”
“...왜그러세요?”
해맑은 표정으로 묻는 여주에
태형은 급히 책을 뺏었다.
여주는 다람쥐가 도토리를 빼앗긴 것 마냥
당황하고 시무룩했다.
“왜 가져가세요...?”
“...어차피 읽지도 못하는 것, 다른 책 읽어라.”
“에이 그림이 있던걸요? 그림 정도는 저도 읽을 수 있어요!”
갑자기 태형의 보석안이 싸늘하게 식었다.
또다, 보석안이 식었다.
나에게 화내겠지.
덜덜 떠는 여주를 보지 못한채
태형은 입을 열었다.
“그냥 보지 말라면 보지 말거라!!!
무슨 애가 그리 고집이 세느냐!!
도서관에 널리고 널린게 책인데
왜 이딴 책을 골랐느냐!!!”
갑작스럽게 호통치는 태형에
태형이 자신에게 화낸 적은 처음이라
여주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억울했다.
그런 여주는 눈물을 훔치며 자신의 방으로 달려갔다.
뛰어가는 여주를 보는 태형의 눈빛은
후회만이 남고 공허했다.

“ 하 이딴 미련따위 버리기로 했잖아 김태형.”
이라고 자신을 세뇌 시키며 머리를 툭툭 털고
터덜터덜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기는
태형이였다.
그래, 세상이 언제는 원하는대로 흐른 적이 있었던가
가깝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다.
허울이 조금 없어지려는 느낌이 들 때가
상대를 막 대하기 가장 좋은 때지.
그럴 땐 잠시 떨어져
시간을 갖는 것도
우리의 관계를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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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