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13








잘생긴 미친놈 상대하기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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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뛴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공 맞아 뒤질 뻔한 걸 피해서? 나를 살려준 게 김태형이라서? 그것도 아니면… 지금 내 앞에서 나를 걱정하고 있는 김태형 때문에? 무튼 지금 내 심장이 미치게 뛰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너 무릎에서 피 엄청 나.”

“응…”

“안 아파?”

“어… 악! 아파!!”





정신이 홀랑 나가버린 느낌이었다. 나는 김태형의 얼굴에 시선을 꽂은 채, 멍한 대답만을 내뱉다 갑자기 쿡 찌르는 듯한 통증에 소리를 빽 질렀다.

내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자 김태형은 그럴 줄 알았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고, 나는 그런 김태형을 노려봤다.





“아까는 안 아프다며. 정신 똑바로 안 차리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피 줄줄 나는 사람 무릎을 그렇게 만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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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미안. 미안하니까 보건실부터 가자.”





내가 바락바락 악을 쓰며 성질을 내자 김태형은 피식 한 번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그를 따라 흙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아리는 무릎에 얼굴을 찡그리며 아픈 소리를 냈다.





“…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야?”

“아니… 괜찮아. 할 수 있ㅇ, 아…!“





김태형이 내민 손을 꽉 잡으며 일어나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다리에 힘을 줌과 동시에 비틀거리며 픽 쓰러지는 나였다. 다행히 김태형이 팔에 힘을 줘 나를 붙잡아준 덕분에 더이상의 상처는 없었다.





“안 되겠다. 허리랑 다리에 손 좀 댈게.”

“흐읍…!!”





그때였다. 내 허리와 다리에 김태형의 손이 닿음과 동시에 내 몸이 공중에 붕 떴다. 나는 두 눈이 동그래지며 김태형의 목에 팔을 걸었고, 그대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김태형이다. 소위 공주님 안기라고 말하는 그 행동이 지금 일어나고 있었다.





“김태형…! 너 지금 뭐해!“

“환자 옮기기.”

“뭐라는 거야, 진짜! 애들이 다 보잖아…! 빨리 내려놔!”

“팔딱대지 좀 마, 힘들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김태형과 나의 몸이 이렇게 밀착되어 있다는 걸 의식해서일까? 미칠 것만 같았다. 내가 지금 김태형과 이러고 있다는 것도 미칠 것 같은데, 더 미칠 것 같은 건, 김태형한테 공주님 안기로 안겨있는 나를 보는 애들의 시선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못 이겨 내려달라고 용을 쓰는 나를 무시한 채, 그대로 운동장 한복판을 지나쳐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김태형이었지만 말이다.

운동장에서 학교 건물까지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을 텐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졌다. 지금 우리를 보고 있는 애들도 많았지만, 그 애들이 말을 한 번 옮기기 시작한다면… 내가 김태형 품에 안겨 보건실까지 간 사실이 전교에 퍼질 게 분명했다.

애들이 차라리 내 얼굴이라도 보지 못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그래서 김태형의 목을 감싸고 있는 두 팔에 힘을 꽉 주며 김태형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뭍다시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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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 안기로 김태형에게 안겨 보건실에 들어오자, 점심시간 텅 빈 보건실이 우리를 맞이했다. 김태형은 보건실 베드에 나를 내려놨고, 나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베드에 걸터앉아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보건실 한쪽에 있는 구급상자를 꺼내 내 앞에 가져오는 김태형이었다.





“따가워도 좀 참ㅇ,”

“싫어.”

“싫어도 해. 피 아까보다 더 나오는 거 안 보여?”

“싫어, 싫다고.”





내 상처를 치료해주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기까지 한 김태형이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 김태형에 대한 원망만 있을 뿐이었다.

김태형이 잘못한 게 없다는 걸 안다. 화내는 방향이 잘못 됐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당장 내 앞에 있는 사람이 김태형이라서, 다친 나를 그냥 무시할 수도 있었음에도 굳이 나선 게 김태형이라서 나의 원망의 대상이 됐을 뿐이다.





“… 내가 관심 받는 거 싫다고 했잖아. 몇 번이고 싫다고, 그렇게 부탁까지 했잖아.“

”……“

”내가 다치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인데. 내가 흙바닥에 넘어져서 피가 나든, 머리에 공 맞고 쓰러지든 너랑 무슨 상관이냐고!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면 될 걸…“

”내가 너 다치는 걸 어떻게 그냥 두고 봐.“

“… 또 그딴 말로 사람 헷갈리게 하지.“





내가 원망을 표출하는데도 꿈쩍 않고 나와 눈을 맞추는 김태형이었다. 나를 헷갈리게 만드는 멘트는 덤이었고. 원망을 넘어서 이제는 좀 서러울 지경이었다. 우리가 무슨 사이라도 됐으면 이런 상황을 이해라도 해보겠지만, 지금 우리 사이는 굉장히 애매했다. 더군다나 김태형은 지금 내 마음을 다 알면서 이런 말들과 행동을 하고 있었으니.





“너 내 마음 가지고 장난치지 마. 내가 널 좋아한다는 그 사실 하나 담보로 잡아두고, 이딴 짓 하지 말라고, 제발.”





나는 결국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는 마음이, 김태형이 나를 헷갈리게 하는데 쓰이는 거라면 그 감정 조차 싫었다. 내가 왜 김태형 같은 사람을 좋아해서는 이런 감정 소비를 해야 하는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나의 말을 끝으로 우리 사이에는 아무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 그저 내 무릎을 정성스레 치료해주는 김태형만이 있을 뿐이었지. 김태형은 내 무릎에 소독약을 바르고, 연고를 바르고 밴드까지 붙여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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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마음 가지고 장난친 적, 단 한 번도 없어. 전부 내 진심이야.“





그렇게 김태형은 보건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보건실에 남겨진 내가 그 말로 인해 또 어떤 생각들을 머릿속에 가득 채울지도 모르고.





“나쁜 놈… 그렇게 가버리면 나는 어쩌라고.“





김태형은 끝까지 나를 배려하지 않았다. 정확한 대답 대신 또 다른 두루뭉술한 답을 내놓고 떠났으니 말이다. 이쯤 되니 김태형의 그 말 한 마디로 며칠을 앓을지 스스로가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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