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남녀

#TAKE 03 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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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03

촬영 3일차

ㅡ미련ㅡ









'' 자, 여기가 청연씨랑 연준씨가 한달동안 지낼 곳입니다. 연준씨는 먼저 와서 들어가 계시니까 편하게 안에서 쉬세요. ''

'' 그 카메라 세팅은... ''

'' 아마 내일부터 할거 같네요. 그럼 푹 쉬세요 ''

'' ...네 감사합니다. ''




문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결국 문고리에 손을 올리지 못한 채로 한숨만 푹 내쉬었다.


끼익-


돌아가려고 뒤를 돌던 그때 문이 열렸다. 애써 무시하고 돌아가고 싶었지만 몸이 단단히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photo'' 누나... ''



아니, 그 목소리를 듣고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냥 내 마음에 드는 꽤나 그럴 듯한 이유로 포장한 내 미련.



'' 가지마... 응? ''



연준이는 내게 걸어와 내 등뒤에서 발걸음을 멈추더니 내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나는 힘없이 그에게 끌려갔고 그는 나를 부서질 듯 강하게 안았다. 마치 아무데도 가지 못하게 말이다.



'' 누나, 누나가 시작해보자고 했잖아. 누나도 나한테 미련있는거 아니야? 아니야. 없어도 돼. 근데 누나... 어색해하지 말아줘요... ''



연준이는 횡설수설하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조금더 강하게 끌어안으며 말했다.



'' 좋은 추억으로 내 마음 접을 수 있게 도와줘. 그니까 제발 나 좀 좋아해줄래요? ''



이러니까 미련있는게 난지, 아님 연준이인지 모르겠다. 내가 촬영제의를 했으니, 내 미련이 더 큰건가? 여기까지 내가 끌고왔는데?

내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연준이는 헛웃음을 지었다.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그의 얼굴은 보지못했지만 상처받은 표정을 하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내가 아는 연준이는 분명 그랬을 것이다.



photo'' 안피한다면서... 거짓말. ''



더욱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게 닿지 않을 듯 닿은 작은 중얼거리는 그의 목소리에 상처가 진득하게 묻어나 있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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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


'' 이혼한다면서? ''

'' 응... 어쩌다보니 ''



내 사정을 알고있기에 범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다 안다는 듯 눈치를 챈 그 표정을 보니 이혼 사유도 대충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 형이 먼저 이혼하자고 하디? ''

'' 아니, 내가 하자고 했어 ''

'' 에휴, 누나가 그만하자고 관계를 끊었으면서 힘들어하면 어쩌냐? ''

'' 힘들어하는거 아니야. 그냥 날 돌봐줄 사람이 없어졌을 뿐이야. 걱정마, 곧 다시 돌아올테니까. ''

photo'' 그거 미련이야 ''

'' ...아니야 미련 ''



범규의 단호한 어투에 놀랐는지, 아님 정곡에 찔렸는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올렸던 컵을 다시 내렸다.



'' 이혼 숙려기간이지? ''

'' 응 ''

'' 한달? ''

'' ...도하 사망신고보다 빨리해서 3개월이야 ''

'' 같이... 살고있어? ''

'' ...아니, 내가 친가에 지내니까 그냥 편하게 원래집으로 오래, 자기가 나가겠다고 ''

'' 그럼 진짜 끝이야...? ''



범규의 질문에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답했다.



'' ...응 ''

'' 에휴... 뭐, 그것때문에 부른건 아닐거고. 뭔데? ''



나는 한참 머뭇거렸다. 어짜피 범규도 애써 돌려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나도 그쪽으론 잼병이니까 그냥 대놓고 말하기로 했다.

조심스럽게.




'' 너도, 연준이도 방송계쪽에 있잖아... ''

'' 그치? ''

'' 아무래도 이혼 기사 날거같아서. 그거 그냥 다 내 잘못이라고 연준이 잘못 진짜 하나도 없는 것처럼 꾸밀 방법없을까? ''

'' 뭐? ''

'' ...내가 결혼하자해서 망가진 이미지 더 망가트릴 수 없잖아. 이소문 저 소문 근거없이 떠다닐텐데...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인거 같아. ''

'' 마지막 일 뭐, 흔적 지우기? ''

'' ... ''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끄덕였다. 어쩌겠어? 나랑 결혼했던것도 충분히 이미지 망가졌는데. 거기에 이혼까지 붙으면 내가 감당할 자신 없다.



'' 아오 진짜 누나도 나도 답답하다 진짜 ''



범규는 두꺼운 종이 뭉텅이를 건냈다. 표지에는 정갈한 폰트로 크게 '이혼남녀'라고 적혀있었을 뿐 별다른 특별한 점은 없었다.



'' 뭔데? ''


내가 묻자 범규는 넘겨보라는 듯 고개짓을 했다. 내가 의심적인 눈으로 바라보자 이번엔 손짓을 했고 나는 그제서야 첫장을 넘겼다.



'' 이혼 숙려기간동안 찍을 버라이어티. 최연준이랑 같이 나와볼래? 누나도 알잖아. 이대로 끝낼 수 없는거 ''



내 눈에선 결국 눈물이 떨어지고 말았다. 이혼하자고 말을 꺼낼때도, 나를 울면서 잡던 연준이를 볼때도 이혼 도장을 찍을때도 나지않던 눈물이 미친듯이 흘렀다.

왜 이런 기분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크게 잘못된 기분이었다. 



photo'' 빨리 가봐 ''

'' 어, 어... 그래... 어... 그, 버, 범규야. 나 먼저가볼게. ''

'' 연락 기다릴게. ''



나는 급하게 가방과 범규가 건낸 종이를 들고 뛰쳐나갔다.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행이지, 내가 우는걸 가릴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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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누나...? ''


내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연 연준이가 내 모습을 보고 놀란듯 나를 불렀다. 안절부절 못하다가 급하게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내 어깨에 걸치며 나를 안으로 들여보내려 했다.



'' 빨리 들어와요. 감기걸리겠다. 나 짐 다 쌌으니까 곧 나갈... ''



나간다는 말에 다급해져서 나는 연준이의 말을 끊고 연준이의 손에 들린 케리어를 내팽겨쳤다.



'' 우리 버라이어티 하나 찍자. 우리 후회없이, 미련없이 마지막 결혼 생활 해보자. 그게 이혼숙려기간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생각해. 그러니... 그러니까... ''



말하던 도중 눈물이 터지고 다급한 마음만 가득해 내 말이 전해지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연준이는 나를 자신의 품으로 당겨 안으로 들였고 그 힘에 나는 연준이 품에 안겼다.



'' 나 좀 돌봐주라... ''




연준이는 나를 살짝 뒤로 밀고 현관문에 자신의 팔을 기대었다. 나를 자신의 양 팔에 가둔채로.



'' 어떻게? 누나가 생각한 방법이 그래서 이거야? ''

'' 응... ''

'' ...진짜 할거야? 방송...이잖아? ''

'' 응 ''

'' 뭔지는 알고는 있어요? 이거 우리가 이혼하기 전처럼 살아보자. 뭐 그런거야? 하... 진짜 나한테 왜이래... ''

'' ...미련 남을까봐. 나도, 너도. ''

'' 나 이짓 저짓 다할거야. 나도 미련남기 싫어서, 나 아직 누나 많이 좋아하고 있으니까. 진짜 난 누나밖에 안 남았으니까. 그래도 괜찮아요? ''

'' ...응, 괜찮아... 뭐든 괜찮으니까 그니까... ''

'' 아니 왜 계속 괜찮다고만...! ''



연준이는 꾹 참고있던 분노가 결국 툭 터져나왔다. 이미 그가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내게 아직 날 원한다고 말했을 때부터 이미 그가 한계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나도, 그도 서로가 서로의 올가미라는 사실도 우린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 우리 다시... 뜨겁게 사랑해볼까요, 누나? ''




 다른 손으론 내 얼굴과 입술을 쓸며 내게 속삭이듯 물었다.



'' ...안피해요? ''

'' ...응, 안피할게 ''

'' 진짜? 내가 누나한테 뭘 하려는 지는 알아? ''

'' 몰라도 내게 해를 끼치진 않을거라는걸 알아. ''

photo'' ...틀렸는데, ''



내 답이 끝나자 마자 연준이는 내게 입을 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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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남녀 PD

조회수 48 댓글 7 추천 2



 원래 매인피디가 지금 피디가 아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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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ㅣ앵 먼솔?
 ㄴ쓰니ㅣ지금 피디가 원래 처음 기획한 피디 자리를 뺏을거래
 ㄴ익명ㅣ돈냄새 맡았는듯?

익명ㅣ?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