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지마

다가오지마 #02. 새로운 인연

여주는 학생으로 잠복해서 숨어있는 중이었다. LY조직은 오늘 이곳을 들리리. 그나마 조직에서 여주와 친했던 정보요원 SG가 알려준 내용이다. 그는 희대의 천재로 해킹에 재능이 있었다. 그리고 나를 위해 몰래 정보를 빼와 내게 알려줬다.


'그들에게 존재를 발각시키고,'



납치가 되는게 목표였다. 연인이기 전에 그들의 조직으로 들어갈 의무도 있었다. SG가 만들어준 새로운 여주의 호적. 23살의 X조직의 비밀요원 K, 김여주가 아닌 18살의 평범한 여고생 김여주로. 여주가 키도 작고 몸도 겉보기엔 말라보여서 17살이라해도 믿을수 있을 외모를 지녔기에 가능했다. 여주는 시간을 보고 교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7년만에 입는 교복이네.'



고등학교, 대학교를 가며 평범한 삶을 원했던 보스와 달리 여주는 어렸을때부터 눈치를 배워 바로 조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교복을 입으니 가슴 깊숙히 욱하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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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벅, 터벅.. 



건너편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더 자세히 들으면,



으..읍!!윽..


하는 여성의 신음도 들렸다. 아마 입이 막혀있을 것이다. SG에게 받은 내용으론 그 여성은 V의 가장 가까운 행동요원 JK의 연인이었고, 헤어진 그녀가 자신의 조직에대해 발설하는 것이 찝찝했던 JK가 직접 그녀를 죽이려 온 것이다.



"..쉬이, 혜지야. 그러게, 왜 나랑 사겨서 이 꼴이야..응?"
"..전정국, 너 가만 안 둬."
"너가 가만 안두면?"
".."
"넌 내일부터 그저 실종자로 변할 뿐이야."
"..아니, 싫어..싫다고.."
"우리 조직이 그정도도 못하겠어?"
"..정국아, 국아."
"널 찾아도 아무 흔적 못 찾을걸? 그리고,"
".."
"널 그정도로 찾는 사람이 있을까?"



와, 나쁜 남자의 표본이네. 마음같아선 JK, 아마 본명은 전정국이라. 그의 뺨을 때리곤 여자를 풀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이 죽을 운명이라면 건들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운명이니까. 건들이면 안된다. 여주는 눈을 감고 근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혜지야, 마지막으로."
"국아..국아, 살려줘. 응? 죽은듯이 살게, 제발.."
"사랑했어. 그리고 사랑하지 않아, 이젠."



정국은 리볼버를 꺼냈다. 탕하는 소리와 그녀의 가슴 언저리는 피로 가득했다. 저 혈액을 어떻게 치우려고? 저게 남으면 흔적을 없애도 무용지물인데.. 여주는 그러다 괜한걱정을 했다는 듯이 고개를 젓곤 가짜 학용품, 교과서로 가득한 가방을 소리가 날 정도로 툭..하고 떨어뜨렸다.


"..무슨 소리지?"



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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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눈. 난 이미 내 표정을 가린지 오래였다. 덜덜 떨며 뒤로 도망가다 그의 눈을 마주치자 주저 앉자 뒤로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물론 무서워하는 표정으로. 그는 날 보더나 피식, 하고 가치 없는 쓰레기를 보듯 바라봤다.



"..이건 어디서 나온 강아지야."
"..못..못본걸로 할게요!"



그의 흥미를 끌 필요가 있었다. 난 얼른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는 내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리볼버엔 몇알의 총알이 남아있을까.



"..저 건드시면 신고할거에요!"
"...신고?"
"네, 저희 동네가 얼마나 경찰 아저씨들이 착한데요!!"
"쉿, 조용히 해, 고삐리."
"고삐리라니, 전 순수한 여고딩입니다만."
"야, 너 내가 안무서워?"
"저희 엄마가 그러길 호랑이굴에 갇혀도 정신차리면 살 수 있댔어요."


그의 눈엔 호기심이 가득 찼다. 그는 날 여고생으로 생각해 표정을 가리지 않는거겠지만, 조직생활 7년차인 난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야, 고딩."
"..네?"
"너 살려줄게. 근데 나 좀 따라와라."
"스카웃 하시는 거에요?"
"지랄말고."
"넴.."


성공했다. LY조직에 들어가는 건 성공했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그가 날 사랑하도록 만들까.'


이 고민 뿐이었다. 물론 정국은 내가 무서워하는거러 생각하겠지만. 우선 내 목표는 LY조직의 정보가 아니다. 그 정도는 우리 조직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내 목표는..V를 죽이는 것. 실패 없이 한번에. 차라리 미련이 남지 않도록. 그리고 그를 사랑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