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그 사람의 운명에 대해 물어봐야 할까요?”
머리 전체가 희끗희끗한 노인은 앞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어린아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나님이요?” 아이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우리가 어떻게 신과 소통할 수 있을까요?” 남자가 다시 물었다. 하늘은 주황색으로 물들었고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었다.
"할아버지, 그분을 숭배함으로써요?" 김종대는 여전히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의 이마에 드러난 주름은 소년의 호기심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종대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던 노인은 웃으며 종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종대는 눈을 깜빡였다. "할아버지, 제가 신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할아버지께 남겨도 될까요? 제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노인은 종대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떼고 미소를 지웠다. 잠시 후, 다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이번에는 종대도 미소를 지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수천 개의 화살처럼 그의 몸을 꿰뚫었고, 마치 속에서부터 불타오르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스무 살 남짓한 그는 폭풍에 휩싸인 배 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 사건을 목격한 어린 소녀는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그녀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이었다. 배에 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물린 자국으로 뒤덮인 채 죽어 있었다.
긴 머리에 창백한 피부를 가진 소녀는 입술 끝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배가 다시 심하게 흔들리며 바닷물이 그녀의 발뒤꿈치까지 차올랐다.
눈이 찢어진 남자는 마치 마른 땅 위의 물고기처럼 여전히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의 불룩 튀어나온 갈색 눈은 서서히 핏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밤새도록 몰아치던 폭풍이 서서히 잦아들고 있었다. 동쪽 하늘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갈매기들이 마치 무력한 사람을 바다로 차 넣은 소녀를 조롱하듯 울어댔다.
“그게 네 운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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