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랑

03ㅣ수상한 약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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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ㅣ수상한 약 통








그렇게 시간이 지나 새싹이 돋아나고 꽃샘 추위가 찾아오는 봄이 왔다. 늦가을에 겪었던 사고는 점차 회복이 되었고, 후유증도 별로 남지 않았다. 남들은 교통 사고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생한다는데, 그게 나는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도 잦은 지병들이 나를 괴롭혔다. 너무나도 잦은 지병에 나는 의사를 찾아갔지만 절대 교통 사고 후유증의 증상이 아니라는 말만 돌아왔다. 결국 나는 이유 없는 지병에 시달리게 되었지만 평소에도 몸이 안 좋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평생을 약속했다. 화사한 봄날의 화려한 웨딩드레스는 나를 더욱 빛나게 했다. 우리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는 햇빛에 반사 되어 반짝 빛이 났다. 그렇게 우리는 싱그러운 풀 향을 맡으며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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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통 사고를 당했을 때 꿨던 폭력적인 꿈이 트라우마로 남게 되었다. 그저 꿈이라며 넘기고 싶었지만 상처가 생긴 모양이었다. 결국 나는 그 이후 수면제를 달고 살았다. 수면제가 없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수면제인 만큼 부작용도 많았지만 불면증인 것보다 나았다. 물론 수면제를 먹든 안 먹든 그 폭력적인 악몽에 시달리는 건 같았지만.

그렇게 어느날 또 잠을 청했다. 하지만 또 나타난 그 꿈에 잠에서 금방 깨버렸고, 평소 수면제를 두던 서랍을 뒤졌지만 어디에도 수면제는 없었다. 하지만 수면제가 없으면 다시 잠에 들 수 없어 나는 결국 집안 곳곳을 뒤져보게 되었다. 집안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아 남준의 서재까지 들어가게 되었고, 예상치 못하게 그곳에서 수면제를 발견했다. 하지만 수면제 옆에 못 보던 특이한 약이 있었고, 처음 보는 이름에 사진을 찍어둔 채 수면제를 털어넣어 잠에 들었다. 아무리 집을 뒤져도 깨지 않는 남준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음날, 남준이 출근할 시간에 출근 준비를 도와주다 문득 수면제가 생각이 나 넥타이를 매고 있는 남준에게 가 물었다.

“내 수면제 네 서재에 있던데, 왜 가져간 거야?”

“아, 내 약이랑 착각했나 봐.”

“미안… 어제 잠은 잘 잤어?”

“음… 뭐, 평소랑 똑같았어.”

“그냥 늘 있던 서랍에 수면제가 없어서 당황한 것 뿐이지.”

“미안해, 다음부터는 안 헷갈릴게.”

“나 이제 가야겠다, 사랑해.”

“응, 조심히 다녀와. 나도 사랑해.”

남준이 출근한 후, 나는 그 약 통에 들어있는 약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그 약은 마약성 진통제였고, 부작용은 복통, 두통, 구토, 무기력, 악몽을 포함한 수많은 수면 장애 등 내가 자주 겪는 것들이었다. 나는 불길한 마음이 들어 서재에 들어가 약통을 열어보았다. 그 과정에서 약통이 들어있는 이 약들이 내가 오랫동안 먹던 약이랑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국에 가 이 약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았고, 돌아오는 대답은 인터넷과 같았다. 내가 교통 사고 이후 한평생 달고 살았던 이 약은 ‘마약성 진통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