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ㅣ수상한 약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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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도 잦은 지병들이 나를 괴롭혔다. 너무나도 잦은 지병에 나는 의사를 찾아갔지만 절대 교통 사고 후유증의 증상이 아니라는 말만 돌아왔다. 결국 나는 이유 없는 지병에 시달리게 되었지만 평소에도 몸이 안 좋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나는 교통 사고를 당했을 때 꿨던 폭력적인 꿈이 트라우마로 남게 되었다. 그저 꿈이라며 넘기고 싶었지만 상처가 생긴 모양이었다. 결국 나는 그 이후 수면제를 달고 살았다. 수면제가 없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수면제인 만큼 부작용도 많았지만 불면증인 것보다 나았다. 물론 수면제를 먹든 안 먹든 그 폭력적인 악몽에 시달리는 건 같았지만.
그렇게 다음날, 남준이 출근할 시간에 출근 준비를 도와주다 문득 수면제가 생각이 나 넥타이를 매고 있는 남준에게 가 물었다.
“내 수면제 네 서재에 있던데, 왜 가져간 거야?”
“아, 내 약이랑 착각했나 봐.”
“미안… 어제 잠은 잘 잤어?”
“음… 뭐, 평소랑 똑같았어.”
“그냥 늘 있던 서랍에 수면제가 없어서 당황한 것 뿐이지.”
“미안해, 다음부터는 안 헷갈릴게.”
“나 이제 가야겠다, 사랑해.”
“응, 조심히 다녀와. 나도 사랑해.”
남준이 출근한 후, 나는 그 약 통에 들어있는 약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그 약은 마약성 진통제였고, 부작용은 복통, 두통, 구토, 무기력, 악몽을 포함한 수많은 수면 장애 등 내가 자주 겪는 것들이었다. 나는 불길한 마음이 들어 서재에 들어가 약통을 열어보았다. 그 과정에서 약통이 들어있는 이 약들이 내가 오랫동안 먹던 약이랑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국에 가 이 약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았고, 돌아오는 대답은 인터넷과 같았다. 내가 교통 사고 이후 한평생 달고 살았던 이 약은 ‘마약성 진통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