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W. 간식쟁이탄
도시보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늦은시간때의 저녁쯤 학교를 끝마치고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길. 나는 하루동안 버스타고 집으로 갈때를 가장 좋아했다. 항상 맨 끝자리 창가에 앉아서 창문을 연채 이어폰을 꽂고 산들거리며 내 머리카락을 간지럽게 스치는 바람을 그렇게도 좋아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제일 뒷자리에 앉아 창가자리에 자리할때쯤, 우리 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내 옆자리에 다가와 앉았다. 나는 별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다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도로길이 한적하고 시끄럽지 않는 이 시골의 분위기를 내가 듣는 잔잔한 이 노래와 어우러졌다. 하루는 점점 끝나고 긴장감이 풀어져 눈을 스르륵 감을때쯤 내 오른쪽 이어폰줄을 뺀 옆에 앉아있던 남자애가 자신의 귀에 이어폰을 다시 꼽았다. “뭐야?” “노래 듣는거 되게 좋아하는것 같아서 뭐 듣나 궁금하기도 하고” “너 나 알아?” “버스에서 항상 맨끝자리에 앉잖아” 아니꼽게 말하는 내 말들에, 전부 미소 지으면서 대답하는 남자애의 모습이 꼭, 햇빛이 비추는 산들한 바람 아래 흔들리며 서있는 해바라기 같았다. “어 나 다 왔다 또 보자” 몇분이 지나 한곡이 클라이막스에 다다랐을때쯤 남자애는 이어폰을 내게 다시 돌려준후 버스에서 내렸다.”뭐야..쟤..”
처음엔 버스에 내리는 그 순간까지도 이상한 애라고, 그렇게 단정지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애가 다시 보고싶었다. 며칠을 같은 마을버스를 타고,같은 시간에 타봐도 그애를 전혀 만나지 못했다. 이제는 찾지 않으려 마지막으로 버스에 올라타 그때와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음악을 들을때쯤 “또 이곡 듣는구나” 다시 그 남자애를 마주할수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