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화

♧환상동화_05♧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내가 피하고 싶었고 그토록 듣기 싫었던 웅이의 긍정섞인 대답.



"만나고 있다면...어떻게 할 생각인데?"

"...미친새끼"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마음이 편했을까.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내 말을 들은 웅이는 곧장 짐을 챙기곤 밖으로 나가버렸다. 애초에 나를 떠날 생각이었는지 짐은 이미 싸여져있었고 나는 웅이를 말릴 틈도 없었다. 웅이는 나의 전부였다. 언제나 힘든 내 곁을 지켜주었고 부모님이 계시지않아 방황하던 나를 따스히 감싸주고 이끌어주었다. 그랬었다. 나는 아직 웅이가 필요했다. 나를 보호해줄 누군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젠 떠나가버렸다. 내 곁을 지키고 따스히 안아줄 사람이 떠나갔다. 나는 혼자가 되었다.
































♧환상동화♤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시간이 되면 서점에서 일을 하고, 마감시간이 되면 문을 닫고 하루종일 울고 있을 뿐이었다. 갑작스러운 이별은 내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잠을 자면 항상 같은 장면이 꿈속에 나온다. 웅이가 다른 향기를 갖고 나를 찾아온 그날이 계속 무한반복된다. 나를 걱정하던 눈빛, 내가 책을 읽느라 정신이 없었을 때 삐진 눈을 한채 입을 맞추던 입술의 온기가 생생했다. 웅이가 떠난 후 나는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들어가면 아직 남아있는 웅이의 체취가 느껴질까봐. 또 그리워할까봐 그러지 못했다. 이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기다림이었다. 돌아오지 않을 것 처럼 떠나버렸지만 저가 없이 나는 못 산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집에서 혼자 버티지 못 한다는 것을 알고있는 그였으니까. 서점에 내가 좋아하는 벚꽃향을 두른 웅이가 다시 나타나주길.





'딸랑 - '





서점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또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 상태였기에 나는 부끄러웠던 나머지 카운터 아래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지금 들어온 사람이 서점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나가주길 바랬다. 지금의 나는 혼자있길 바랬다. 하지만 내 의지와는 달리 나의 귓가 바로 옆에서 조금은 앳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울고있어 여주야.."



전에 그 학생이었다. 이름이...대휘였던가. 내가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대휘는 내게 손을 내밀고는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대휘에게서는 왠지 익숙한 향기가 났다. 내가 좋아하던 향. 기억 속 아주 작은 조각이 갖고있는 어떤 남자의 향이다. 아마 그건 인조된 향수의 향이 아닌 그저 그 남자에게서만 나던 자연스러운 벚꽃향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