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날 이후로 학교를 그만 뒀다.
사실, 그냥 손해배상만 청구하면 됐지만 나는 더 이상 갈 자신이 없었고, 최연준 얼굴을 볼 자신은 더더욱 없었다.
안 그래도 짐이 많은 앤데, 죄책감까지 느낄까봐.
나는 어른이고 최연준은 애인데, 죄책감까지 실어줄 수 없었다.
학폭위에 참석했던 날, 심의가 끝나고 자리를 나서는데 최연준이 내 앞을 막아섰다.
“이제 어쩌게요?”
“…뭐가.”
“어쩔 셈인데요?”
“와, 나 진짜 이정도로 미친 여자는 처음 보네?ㅋㅋ”
“왜 나 대신 쌤이 징계를 받는데요.”
“넌 왜 그랬는데 그럼!”
“아픈 할머니 놔두고 그게 뭐 하는 짓이냐고.”
“너 그런 애 아니잖아.”
“알바에서 짤렸고, 이제 돈 벌 수단 없어요.”
“근데 집 월세는 밀려서 쫓겨나게 생겼고, 할머니 병은 또 재발했어요.”
“나보고 어쩌라고요, 씨발-”
“새로 알바를 구해 볼 생각은 안 해본거야?”
“어떻게,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극단적이야?”
“하…..”
둘의 미묘한 정적이 흘렀다.
“연준아, 선생님이 어른으로서 한 마디 할게.”
“아, 그냥 하지 마요.”
“솔직히요 저.”
“쌤이 해준 말, 남이 들으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는 그 말들이 제일 위로가 됐어요"
”힘든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 해도 된다, 많이 아팠을 것 같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이런 말이 다 나한테는 위로됐다고요.“
“근데 왜 이런식으로 나오는거예요?”
“…미안해.”
“너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는데-”
“이거밖에 없더라.”
“쌤이야말로 존나 극단적이네.”
“쌤은 그냥-”
“아까 말했듯이 제 옆에서 계속 위로해주세요.”
“그건 안 돼요?”
나는 최연준의 마지막 질문에 답을 하지 못 하고 자리를 떠났다.
학교를 그만 둔 당일 날, 누군가에게 카톡이 왔다.




-
*3화 첫 부분과 이어집니다.
최연준은 눈물이 묻는 내 볼을 손으로 슥슥 닦아주며 말했다.
“와, 쌤 왜이렇게 변했냐?”
“그 때 남자애들이 다 쌤 좋아했던 거 알아요?”
“이쁘고 청순한 쌤으로 인기 많았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된거야?”
나는 머리를 쓸어넘기고 한숨을 푹 쉬었다.
”이 술은?“
최연준은 내 옆에있던 소주병을 가르키며 말했다.
”이거 쌤이 다 마신거예요?“
”와, 술 잘 하네?”
“ㅈㄴ의왼데 ㅋㅋ”
”…안 가?“
“나 좀 힘든데.”
“나는 그저 술에 취해 죽을뻔한 민간인을 구하러 온 것 뿐인데.”
“하…뭐래.”
“아….어지러워.”
와, 혼자서 소주 5병은 좀 오바였나.
지금 ㅈㄴ헤롱헤롱……최연준이 두 명으로 보여……
나도 모르게 고개가 꺾여서 바닥에 박을뻔…..했는데.
최연준이 잡아줬다. ㄹㅇ뒤질뻔-
“어유, 여기서 주무시면 안 되지.”
“데려다줘요?”
“하…됐거든.”
“뭐 타고 가게?”
“버스 끊겼어요~”
“그냥 내가 데려다줄게요.”
“택시 타면 되거든?”
”그러던가-“
나는 지갑을 꺼내려고 바지 주머니를 뒤졌다.
음…..
엄…..
엥…….?
시발 내 지갑……
나를 유심히 보고있던 최연준은 비웃었다.
”풉.“
”거봐.“
”어쩔 수 없이 내가 데려다줘야겠네…“
”…아,아니?“
”걸어가면 되거든.“
”그 몸으로?“
”소주를 그렇게 먹고서 혼자 몸도 잘 못 거두면서ㅋㅋ“
”걸어갈 수 있어.“
”넌 이만 가 봐.“
”그러지 마시고~“
최연준은 나를 억지로 잡고 경찰차 안에 끌어넣었다.
…..
시발, 내가 물건이냐?
“출발할게요 민간인님-”
밖에 ㅈㄴ추웠는데 차 안에서 히터 공기 쐐니까 잠이 솔솔 오네…..
자면 안 되는데…..
~
~
~
…….
아침에 벌떡 눈을 떠 보니 내 방이었다.
아….씨.
머리 ㅈㄴ아퍼….
…….
필름 끊겼다.
……..
뭐가 어떻게 된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