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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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씨, 병원 다녀왔는데 공주님이래요. 연준 씨 닮았으면 너무 예쁘겠다"
📞 ....
"듣고 있어요?"
📞 ..네
"오늘 호텔로 올래요?"
📞 미안해요. 거래처 미팅 있어요
"아, 어쩔 수 없죠. 그럼 술 조금만 마셔요"
📞 네
"내일모레 웨딩촬영 있지 않았죠? 그날 스튜디오에서 봐요"
"네"
아무런 감정이 없는 말투, 형식적인 얘기. 대화는 늘 이런 식이었다
연준에게 뭐든 맞춰보려고 했지만 지치기만 할 뿐이다. 이틀 후에 웨딩촬영이
있는 날인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생각 같아선 촬영이고 뭐고
때려치우고 싶은 심정이다. 가뜩이나 임신 중인데 감정기복에 피부까지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준은 술에 빠져 살았다
멀쩡히 있는 날보다 술 마시는 날이 많았다. 새벽 1시를 넘겼을 무렵 잠을
자고 있던 여주는 도어락 비번 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이 굳었다
몇 번의 오류 끝에 현관이 열리고 겁먹은 채 현관을 보는데 술에 잔뜩 취해
비틀거리는 연준이었다. 순간 잘못 봤나 싶었다. 위태롭게 서 있는
연준이 팔을 서둘러 잡았다. 여주를 보자 상기된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반긴다
"여주다 우리 여주 헤헷"
연준이 헤실거리며 여주를 안는데 술 냄새가 말도 못했다
미간을 찌푸린 채 비틀거리는 연준을 겨우겨우 침대에 눕혔다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왜 자꾸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
곧 결혼할 사람이..행복해야 되잖아'
금세 잠든 연준을 바라봤다
"연준아 우리 8년이란 시간 동안 참 행복했는데 영원한 건 없나 봐
이미 끝난 건 알지만 사실은 너 돌아오게 해 달라고 밤마다 빌어
웃기지? 나 사실은 되게 속물이야. 나는 괜찮아, 잘 지내고 있어 라고
얘기하지만 하나도 안 괜찮아. 너 아니면 그 누구도 사랑할 자신이 없어
나만 보는 수빈이한테도 괜히 미안해져"
그사이 눈꼬리에 눈물이 맺혀 떨어지는 연준이다. 마치 여주 말을
듣기라도 하듯 말이다. 눈물을 닦아주며 얼굴을 어루만진다. 연준의 재킷
안주머니에 해원에게서 몇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여주는 수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빈아 정말 미안해. 연준이 좀 데려가 줘. 여기 있으면 안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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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연준이 집에 안 들어온 것을 확인한 모친은 연준에게 여러 번
전화해 보지만 역시나 받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해원에게 전화를 했다
길어지는 신호음에 끊으려던 찰나 해원이 받았다
"해원이니?"
📞 네, 어머님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무슨 일이세요?
"혹시 연준이 너랑 같이 있니?"
📞 네?
"얘가 연락 없이 외박하던 애가 아닌데 안 들어와서
혹시나 너랑 있을까 봐 전화한 건데 같이 없니?"
📞 ..네 저랑 같이 있어요. 깨워서 바꿔드릴까요?
"아니다 괜히 자는데 깨우지 마렴. 거기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으마"
📞 네, 어머님 걱정 마세요. 제가 연준 씨 잘 깨워서 출근시킬게요
연준 모친과 전화통화를 마치고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보이고 왜 밤새
전화를 안 받는지 이유를 알게 됐다. 분명 서여주랑 있는 게 분명해. 손톱을
깨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연준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을 집어던지고 분노가 터졌다. 한편 속쓰림에 눈을
뜬 연준은 익숙한 배경에 놀라며 상체를 일으켰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제 일어났냐? 술을 얼마나 퍼마신 거야?"
"어? 분명 여주네.."
"여주? 꿈꿨냐? 나 자다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아냐?"
침대 끝에 서서 팔짱을 끼고 연준에게 둘러대는 수빈이다
아직도 어리둥절한 연준은 분명 여주네 집일 줄 알았는데 눈떠 보니
수빈이네라니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그래, 이제 다 끝났는데
내가 무슨 염치로 여주한테 가는 게 말이 안 되지. 수빈이 말대로 꿈꾼 거라
생각했다
"미안하다 수빈아 "
"술 좀 그만 마셔. 밥도 좀 먹고 다니고 어머니가 걱정하시겠다"
"..여주 잘 있지?"
"그래 걱정 마. 내가 잘 보고 있으니까
그리고 또 이런 일 있으면 그땐 친구고 뭐고 신고한다 "
"미안하고 고맙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수빈아 "
실없는 농담에 웃어 보는 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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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지나서 출근한 연준이 책상 위에 결재해야 할 서류들이 놓여 있었고
곧 비서가 들어와 오후 일정을 얘기한 뒤 나갔다. 결재 서류를 검토한 후 잊고
있었던 휴대폰을 확인했다. 이제서야 눈에 들어온 해원에게서 온 메시지와
친모에게 온 부재중을 말이다. 해원이 메시지를 무시한 채 친모에게 전화를
건다. 받자마자 잔소리 폭격에 휴대폰을 귀에서 멀리 떨어뜨려서 받는 연준
📞얘, 연준아 듣고 있는 거니?
"네. 듣고 있어요"
📞 너 언제까지 술만 마시고 다닐 거니? 해원이이가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고 있니? 임신 때는 말이야 아무리 잘해줘도 하나를 잘못하면 죽을 때까지
기억하는 법이야. 잘해줘도 모자랄 판에 외면하면 되겠니?
이왕 결혼하는 거 해원이한테 잘해줘
"네 알겠어요"
📞 너 아직도 여주 만나는 거 아니지?
그 애도 좋은 애인 건 아는데 우리 집안에 도움이 안 되잖니
가만히 듣던 연준은 여주 얘기에 결국 예민해져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어머니, 그만하세요. 여주 때문에 내가 살고 있는 건데
강해원이 갑자기 내 애를 가졌다잖아요 하아.."
📞 그럼 해원이 임신이 거짓이라는 거니?
"그게 아니라.. 저도 모르겠어요 "
📞 받아들인 건 너다. 아무튼 해원이는 이제 우리 집안 사람인 걸 명심해
임신 중에 스트레스받으면 애한테 안 좋아
친모에 단호한 말투에 말문이 막혀버리고 의미 없는 통화를 마친 연준은
숨이 막히는 듯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친다. 강해원이 날 따라다녔던 게
언제부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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