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드문 밤에 골목길 사이에서 두 남녀가 마주 보고 있었다. 영훈은 여주의 어깨에 손 하나를 얹히고 여주의 얼굴을 지긋이 쳐다보았고 여주는 고개를 푹 떨군 채로 눈물을 뚝 뚝 흘리며 두 손으로 눈물을 벅벅 닦았다.
" 진짜 최악이야···. 당신 진짜···. 나는 아니길 바랐는데···. "
김여주는 어깨에 올려져 있었던 영훈의 손을 뿌리치고 건너편 골목으로 뛰어갔고 영훈은 이를 잡지 않았다. 쫓아갔다가 자신을 구질구질하게 다시 잡는 꼴이 영훈은 우습고 꼴보기 싫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영훈은 그게 싫었다. 호의를 호감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 야, 작작 좀 마셔라~... "
" 씨X 진짜 내가 뭐 부족한 부분 있어...? "
김여주가 이루다와 김현정을 데리고 술집에 들어왔다. 김여주는 술을 벌컥벌컥 들이 마시며 욕을 셋에게만 들리게 읊조렸다. 이루다는 항상 그렇다는 둥 휴대폰을 두드렸고 김현정은 김여주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주었다.
" 야, 이 세상에 좋은 남자 널렸어. 내가 소개해줘? "
" 됐어요... 그냥 그렇게 사는 거지... 뭐... "
김여주는 비틀거리며 술집을 나갔다. 현정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여주를 급하게 콜택시를 불러 테웠다. 탁-. 탁-. 가라는 숙소에는 안 가고 좁은 골목길에, 헤어진 그 장소에서 다시 돌아간 여주는 요란하게 라이터를 켰다. 활활 타오르는 담배를 물고는 캡슐을 하나, 둘 톡 톡 터뜨렸다. 그러자 입안에 상쾌하고 쓴맛이 함께 돌았고 그 맛이 오늘따라 이상했던 여주는 연기를 후 내뿜으며 인상을 찡그렸다.
" 야, 너 고딩 아니냐? "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 한 명이 차에서 내리더니 여주의 앞으로 뚜벅 뚜벅 걸어왔다. " 그런데요? " 여주는 자신에게 꾸중을 하는 줄 알고 최대한 싸가지 없기 보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남자 눈에는 그저 귀여운 꼬맹이에 불구했다.
" 돈은 벌어? "
" 아뇨? 아는 언니가 벌어다 주세요. "
" 부모님은? 안 계셔? "
" ... "
김여주는 고개를 또다시 푹 숙였다. " 동생이랑... 나왔어요... 집... " 여주의 말에 남자는 만족한다는 듯 씨익 웃었다. " 타. " 남자 뒤에 있던 또다른 비서 같은 양복 입은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었다. 찬희는 의미심장했지만 차라리 현정 언니 피 뽑아다가 마시는 것보다 그냥 복불복이더라도 그냥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