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시간이 많이 지난 요즘 가끔 네가 보고픈건 왜일까?
한달 째 일이 잘 안풀려 무기력한 기분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이러다간 우울증이 도져버릴것 같아 생각도 정리할 겸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딱히 갈 곳이 없어 길가만 헤매이던 그때, 몇년 전 그녀와 함께 자주갔던 한 카페 앞을 지나게 되었다.
추억에 잠겨 가게에 가까이 가보았지만 시간이 흐른 탓인지 가게의 창문에는
"임대 매매 010-XXXX-XXXX 연락주세요."
라는 글씨만 붙어있을 뿐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쉬지 않고 걷다보니 힘이들어 마침 근처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사마시려 했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나는 늘 그랬듯이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켰다.
...언제부터인지 카페에 가면 늘 아메리카노를 시키는 게 습관이 되어있었다.
왜일까 아메리카노를 사들고 근처 공원을 걸으면서 생각했다.
그러다 아주 오래전 기억의 조각이 하나 떠올랐다.
몇년전, 나는 그녀와 지금은 사라졌지만 늘 포근한 커피향이 코 끝을 감도는 그 카페에서 처음 만났다.
"캬라멜 마끼야또 한잔 주세요."
차분하지만 밝고 기분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자연스레 목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가 돌려졌다. 그게 우리의 첫 만남 이었다.
내가 보고있다는 걸 눈치챈 그녀는 나를 향해 웃어주었다.
번호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때의 나는 연애할 여유가 없었기에 관뒀다.
나는 그 카페에서 계속 그녀를 마주쳤다.
그러다 같은 민트향 커피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된 우리는 친해지게 되었다.
어느새 자기 전까지 전화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아메리카노 마시는 남자가 멋있더라" 라는 말 한마디에 나는 아메리카노를 먹는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때는 이게 무슨 맛인가 싶었었는데
차갑고 뒷맛은 씁쓸한게 그녀가 없으니 조금 이해가 간다.
가슴깊이 묻혀놨던 기억의 조각을 맞추다 보니 벌써 해가지고 있었다. 그녀와의 추억은 곱게 접어두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상쾌한 밤공기를 마시며 걷다보니 그동안 쌓여있었던 마음속의 응어리들이 싹 풀린 듯 했다.
이제 그녀와의 추억도 보내줄 준비가 된듯하다.
서로 먼 훗날을 기약하며 이별을 택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난 그녀를 조금 아니, 어쩌면 많이 보고팠던 걸지도 모른다.
그녀와의 추억은 이제 곱게 접어 마음속에 잘 담아둘 것이다. 언제나 다시 꺼내볼 수 있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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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감상하셨나요?
첫 에피소드는 O! RUL8, 2? 라는 앨범에 수록된 "Coffee" 라는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첫 에피소드라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너무 가볍진 않은(?) 그런 글을 쓰고 싶었어요!
그런 소재를 생각하다 문득 뇌리에 스쳐지나간게 coffee를 바탕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어요!
원래는 다른곡으로 쓰려했는데 너무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어 쉽게 글이 써지지 않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더욱 쉽게 이야기의 뼈대가 생각난 coffee로 결정했어요!
제 첫 에피소드를 읽어주신분들, 저의 간단하지 않은 마지막 인사까지 읽어주신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는 곧 다음 에피소드로 찾아뵙겠습니다! ㅎㅎ
안녕히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