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혼약자
50
_과거를 살펴보다 보면 기이한 현상들이 아주 가끔 목격되곤 해. 과거 물이 많았던 행성은 갑자기 해일이 일어나 이미 폐허가 된 마을을 덮치기도 했고 반대로 물이 부족했던 행성은 갑자기 지하수가 폭발하고 매말랐던 강이 범람해 한 왕국이 침수됐었지.
우린 이걸 통해 그때 당시 물 계열 신이 분노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 순간, 모두가 미세한 진동을 느꼈다. 당황한 나는 창문 밖을 바라보았고 잔잔해야 할 파도가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하는걸 보았다.
_얘들아! 어서 학교 밖으로 나가!!
내 외침과 함께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고 바닷물이 육지를 덮기 시작했다. 난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고 남아있는 인원이 있나 확인한 후 나가려 했지만 이미 차버린 물에 옥상으로 발길을 돌렸다.
_이게 뭔….
산만큼 커져버린 파도에 난 말을 잃었다. 그 큰 파도는 곧 학교를 향해 다가왔고 이대로 죽는구나 싶은 나는 그냥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정국) 잡았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스쳐 지나가며 날 품에 안았다. 그가 한 손으로 나를 안고 다른 한 손은 마을을 덮치는 파도를 향해 뻗자 그의 손동작에 따라 파도가 움직였다.
_당신,설마….
정국) 내가 잡았어. 이번엔 지켰어….
파도를 밀어낸 그는 중얼거리며 두 손으로 날 껴안았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상황파악 중 하늘을 올려다보니 공중에 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한 명은 불길을 뿜으며, 또 다른 한 명은 편안한 자세로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_아, 감사합니다….
높은 지대로 날 데려다준 그는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안절부절거리며 내 곁을 떠나지 못했다. 보다 못한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_저…. 가보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정국) 아….
내 말에 그는 발길을 돌리려다 내게 가까이 다가온 뒤 말했다.
정국) 다시 돌아올테니, 여기서 기다려줘. 알았지?
그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웃으며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물이 되어 사라졌다. 난 신을 만났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신이 내 목숨을 구해줬단 사실에 발을 동동 굴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의 얼굴을 보고 반하지 않았다는 건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_아, 아니야.
감히 신을 넘보다니, 뺨을 가볍게 챱챱 때린 다음에 마을을 바라보았다. 요동치던 파도는 그의 손길에 잠잠해졌고 마을을 가득 채운 바닷물도 다시 바다로 흘러갔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아까 공중에 떠있던 두 사람도 분명 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국) 아직 여기 있었구나!
푸른 빛과 함께 다시 나타난 그는 나를 보자 환히 웃었다. 내가 이 자리에 가만히 있었단 사실이 그렇게 기쁜건지…
_신께서 기다리라는 데 가만히 기다려야죠.
잔잔히 웃으며 그를 바라보자 그는 ‘흐흫’ 하고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그의 눈웃음을 계속 보고 있으면 심장이 미친듯이 뛸것 같아 화재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_아이들은, 전부 무사한가요?
정국) 응, 전부 살아있어. 죽은 인간은 없어.
그의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는 웃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난 홀린 듯 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는 나를 조심스레 안고 순식간에 마을로 내려갔다.
정국) 여기 있어. 이 행성 좀 둘러보고 올게.
_아…. 네. 다녀오세요. 기다릴게요.
그를 향해 웃어보이자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한 그는 다녀온다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왜인지 모르지만 그의 말에 이렇게 대답해야할것 같았다. 그 순간만큼은 불과 얼마 전 내가 죽을뻔했다는 사실을 잊었고 처음 만난 신만이 내 머리속을 가득 매웠다.

신의 혼약자
과거회상편 05
정국) 박지민, 네가 느끼기에 어때?
지민) 확실히 우주의 에너지가 여기만 불안정해. 그 신이 버려진 차원에서 인간계로 넘어올 때 이 근처로 넘어왔나 봐.
바다 한 가운데에 서있는 정국에게 두명의 신이 다가왔다. 불을 내뿜고 있는 신은 그에게 물었다.
태형) 근데 네가 그렇게 입이 닳도록 말했던 인간이 아까 걔야?
정국) 어.
태형) 난 진짜 모르겠다~ 왜 그리 인간 하나 찾겠다고 쩔쩔 맺는지.
정국) 김태형 너는 모르면 말을 말아라.
지민) 정국아, 근데 나도 이해가 안 가. 저 인간이 뭐라고 우주를 돌아다니면서까지 찾아서 지키려 하는거야? 네가 지켜도 어차피 운명을 다하면 죽고 다시 태어나는게 인간인데.
정국은 두 명을 번갈아 쳐다보다 힘 빠지 듯 피식 웃고 허공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국) 너희 둘한테도 나타날거야. 그전까진…. 내가 어떤 마음인지 모를거다-.
오늘의 TMI
1. 이번생에서 여주는 선생님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답니다😊
(여주의 첫대사를 보시면 제가 스토리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비하인드(?)를 알수 있어요!)
2. 여주가 부모님의 안부 대신 아이들의 안부를
물은 이유
-> 대피 직전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던 이유도
있지만 현재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유가 크답니다
3. 버려진 차원=2차원 / 인간계=3차원
(지민의 대사에 나온 신은 이미 한번 나왔었습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