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혼약자

신의 혼약자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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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혼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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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아, 오셨네요.




아까 그가 데려다준 자리에서 노을을 바라보던 난 푸른빛과 함께 스르륵 눈앞에 나타난 그를 보고 말했다.





정국)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던거야? 어디 들어가서 
쉬고있지….


_아니에요. 기다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게 뭔 대수라고…. 





내 말을 들은 그는 잠시 옛 생각에 빠진 듯 슬픈표정을 
지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저렸다.





_아, 아까 공중에 계시던 분들은요?


정국) 아, 신계로 돌아갔어.





왜 당신은 신계로 돌아가지 않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무의식적으로 그가 여기 더 머물렀으면 했으니까.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그날 이후로 그는 내가 어딜 가든 함께 했다. 



내가 학교로 출근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올 때면 그는 매일 산에서 꺾어온 예쁜 꽃 한 송이를 손에 쥐어 주었고 함께 길을 걸었다. 그리고 학교로 들어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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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오늘도 힘내. 기다리고 있을게.





라고 응원해주었고 수업과 업무를 마치고 학교 밖으로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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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수고 많았어. 오늘 하루는 어땠어?




라고 물어주기도 했다.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내가 왜 그의 다정한 호의를 받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었지만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그에게 빠져들었다. 항상 나를 위해주고 웃어주는 그에게 어떻게 마음을 뺏기지 않을 수가 있나. 




나 혼자만의 공간이었던 집에 그가 들어오는 횟수가 잦아졌고 그와 함께 걸을 때면 가끔 찾아오는 침묵 사이로 요동치는 내 심장 소리가 들렸다. 그의 스킨십에 얼굴이 빨개졌고 내 곁에 있는 그가 당연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인간인 내가 어찌 신을 넘봐’, ‘정신차리자.’라는 생각은 점차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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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혼약자


                                                    과거회상편 06










_오래 머물러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느날 속마음이 밖으로 예고없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함께 집으로 돌아오며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잔잔한 새소리와 따듯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그와 함께 맞을 때면 고요함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그가 내 곁을 떠나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생겨났다. 이젠 그 없이 홀로 맞이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은 의미 없게 되어 버렸는데 그가 다시 신계로 돌아가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_전 당신이….


정국) 응?


_제 곁에 오래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어요.





내 말에 걸음을 멈춘 그를 고개돌려 바라보았다. 난 붉은 노을빛 때문에 붉어진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는 내 앞에 성큼 다가왔다. 분명 오르막이라 내가 더 높은 곳에 있었지만 왜인지 그를 올려다보게 되었다.





정국) 내가…. 네 곁에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어…?





내 심장 소리와 또 하나의 심장 소리가 겹쳐 들렸다. 난 조금은 떨리면서도 무엄갈 간절히 원하는 눈을 바라보고 확신했다. 그는 분명히 이 대답을 원할 것이라고.




_.




내가 대답하자마자 그의 큰 손이 내 양 볼을 감싸왔다. 눈 깜박한 새에 그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 다가왔고 순식간에 덮쳐온 입술에 놀란 나는 그의 양손 위에 내 손을 올렸다. 그제야 감았던 눈을 뜬 그는 가까이서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입술을 떼내었다.





정국) 아, 미, 미안. 너무 기뻐서….





그는 당황하며 귀여운 변명을 해댔다. 자신은 나에게 최선을 다해 잘해주었고 내가 그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지만 별 다른 반응이 없는 날 보며 속상했다고 한다. 무뚝뚝한 성격 탓에 그를 좋아할수록 살갑게 굴지 못하고 더 딱딱하게 대했으니 오해할 수밖에.





정국) 속상하긴 했지만…. 네 곁을 떠나고싶진 않았어.


_고마워요…. 사랑해요, 내가 아주 많이.





그동안 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쌓아두기만 한게 미안해서 이 참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내 말을 듣고 안심한듯 미소를 띠었다.





정국) 너도 날 좋아하는구나…. 이번 생에서는 너도 지키고…. 네 마음까지 얻었어…ㅎ





행복한 듯 내 손을 꼭 잡으며 배시시 웃는 그였다. 





정국) ….너와 혼약을 맺고 싶어.


_네? 





갑작스런 혼약 얘기에 그는 혼약에 대해 설명 해주었다. 





정국) 혼약이란 신들이 서로를 향한 마음이 같다는 걸 깨달았을 때 서로의 영혼을 묶어 평생을 사랑할 것을 맹세하는 거야.


_그, 그런 걸 저같은 인간이랑 해도 되는건가요? 게다가 전 당신을 만난지 이제 한 달 되었는데 제 무엇을 믿고 혼약을….





혼약을 맺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었다. 아직까지 연인 사이의 신과 인간은 상상도 못 했고 만난지 한 달밖에 안됐지만 그와 사랑에 빠져버린 내 마음이 믿을만한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였다.





정국) 내가 내 곁에 오래 머물러줬음 좋겠다고 말했잖아.네 마음은 항상 옳곧았으니 걱정하지마. 나와의 혼약을, 
허락해줄래?





한 손으로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내 손을 잡은 그가 얼굴을 가까이 두며 말했다. 조금 능글어진 그의 태도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_…네ㅎ 허락할게요.





그가 나와 잡고 있던 손을 내 뒷목으로 옮겼다. 나도 그와 잡고 있던 손을 그의 어깨로 갖다 대었고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서로를 바라보다 다시 한번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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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가자. 신계로.
















901번째 생에서 그를 다시 만난 나였다.
























오늘의 TMI


1. 정국이가 25번째 생에서 혜수와 이별하고 이번생에서 여주를 만나기 전까지 그녀를 마주치고 비극적으로 
떠나보내기를 몇번 반복했는지 한 번 생각해보세요!

2. 드디어 혼약을 맺으러 신계로 가는 둘!
(과연 901번째 여주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답은 다음 편에! 하지만 예측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조금 힘들었네요,,,! 

남은 과거회상, 한번 알차게 풀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작을 봐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