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고개숙여 말하면 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어떤
의도로 말하는지 모르지 않겠니.”

“무슨 일이야.”

“날 못 보는게 그렇게 슬프다면, 내가 찾아가면 되잖아. 어차피 남는게 시간이니.”

“해보면 알아.”

“오늘도 힘내. 기다리고 있을게.”

“수고했어.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렇게 잘나가는 신의 마음을 뺏은게 너야.”

“지금껏 아무도 뺏지 못했는데.”

“뾰루퉁해 있는것도 왜이리 귀여워ㅋㅋㅋㅋ”

“아, 진짜.ㅎ”

“…보고싶었어.”
“사랑해.”

“나도.”

정국아….

신의 혼약자
60
남준) 저희를 왜 부르신겁니까.
다섯명을 대표해 남준이 말했다. 그저 의자에 가만히 앉아 그들을 바라보는 창조의 신에게 지민이 말했다.
지민) 저희를 다시 부른 이유를 말씀해주십시오. 불과 얼마전에 저희를 신계로 불러내지 않으셨습니까. 저희가 떠나온 곳은 자리를 오래 비울수록 위험에 처해지는 곳입니다.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창조의 신은 흥미로운 듯 턱을 괴고 있던 손을 풀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몸을 꽁꽁 싸매고 있던 겉옷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했다.
_참 재밌단 말야. 알다가도 모르겠어.
그가 말하면 할수록 점점 뚜렷해지는 목소리. 왠지 낯이 익었다. 이윽고 그의 손이 얼굴을 감추고 있던 후드로 향했을 때 정국은 말했다.
정국) 정호석…?
호석) 역시 눈치가 빨라.
후드를 걷어내자 보이는 모습. 그 자리에 있던 다섯명을 혼란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태형) 너 뭐야…!

호석) 대체 어떤 얼굴을 기대했는지 모르겠네. 어때? 창조의 신 정호석의 모습을 처음으로 감상한 소감은?
정국) 당신… 인간계에서 노닥거릴 정도로 여유로워?
정국의 말에 그는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호석) 오해하지 말라구. 그건 내가 만들어낸 아이야. 나와 얼굴이 똑같을 뿐이지, 영혼도 없는 빈껍데기일 뿐이야. 뭐, 그게 나이고 내가 그것이지만.
석진) 그래서…. 영혼이 흐릿하게 보이는거였어….
석진이 혼잣말하듯 중얼거리자 보다못한 태형은 호석에게 소리쳤다.
태형) 그럼 당신이 창조해낸 정호석이 어둠 계열 능력을 사용한 건 뭐야!!
호석) 비록 영혼이 없어도 하나의 생명을 창조해낸 나야. 눈속임으로 어둠 계열 능력을 심어두는 것도 못하겠어? 자윤이에게 말한 뒤 그 능력을 조금 담았지.
모두가 충격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고 그런 그들을 웃기다는 듯 눈꼬리가 휘어져라 웃는 호석이었다.
호석) 자! 그럼 이제 내가 너희를 이곳으로 불러낸 이유까지 맞춰봐.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았고 턱을 괸 채 그들을 여유롭게 바라보았다. 사실 전혀 갈피를 못잡는 그들이었지만 답을 알아내는데 그리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남준) 확실한건, 당신은 우리편이 아니야. 애초에 캐패시티를 공격한 심자윤을 편애하니까.
호석) 자윤이는 어둠의 신이라는 지위를 갖는 대신 오선급의 지위를 버린 아이다. 빛이 있는 곳엔 어둠이 있지만 어둠이 있는 곳엔 빛이 있지 않으니 그 섭리에 따라 빛의 신이 오선급, 어둠의 신이 사선급이어야 했지.
사선급이어도 어둠의 신이 하고싶다던 아이었기에 버려진 차원을 건너며 내가 선물로 ‘질투’라는 감정을 주었다.
단호한 눈빛으로 말한 남준을 보며 대답한 호석에게 지민이 소리쳤다.
지민) 그게 어떻게 선물인 겁니까! 심자윤의 ‘질투’라는 감정 때문에 정국이와 정국이 혼약자 여주, 그리고 우리 모두가 피해보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지 않습니까!!

호석) 그래서 내가 자윤이를 편애하는거야.
호석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석) 너희에겐 없는 감정을 가진 유일한 신이다. 흥미롭지 않아? 이것만으로도 내가 그 아이를 편애하는 이유는 충분할것 같은데?

태형) ….정말 편애하는 이유가 그것뿐입니까?
묵묵히 듣고만 있던 태형은 싸늘한 눈빛으로 물었다. 호석은 고개를 조금 올려 그를 내려가보듯 지긋이 보았고 조금의 침묵을 지킨 다음, 조곤하게 말했다.
호석) ….한 신을 오래 마음에 품고 여전히 그 신을 원하는게 남일 같지 않아서…. 이뤄지게 도와주는거지. 그게 설령 그 신의 혼약자를 제거하는 것이라도.
정국) !!! 여주!!
호석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국은 남준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곤 호석을 노려보며 말했다.
정국) 심자윤이 여주에게 접근하도록 우릴 여기에 불러서 시간을 끌고 있는거야! 어서 캐패시티로 돌아가야 해!!!
정국의 말에 모두 남준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빛이 생기며 이동하기 직전, 자신들을 바라보는 호석을 향해 정국이 나지막히 말했다.
정국) ….당신 뜻대로 되게 두지 않을거야.
•••
당찬 포부를 날리고 도착한 캐패시티. 그래. 내가 인정할게. 최근에 너를 향한 내 부정적 감정들이 사랑보다 더 컸어. 그냥 단지, 무서워서 그랬어.
다 인정할게. 너를 죽였단 내 죄책감이 커져서…. 진실을 알게 된 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서…. 날 원망하지 않을까, 날 떠나가지 않을까 걱정되서 그랬어.
하지만….
정국) !! 윽…! 여주야…!
하지만, 이걸 바래왔던 건 아니야
오늘의 인물
정호석

창조의 신(시초신급)
중립을 지키지 않으며 이 우주를 하나의 흥미거리로
보는 시초신
오늘의 TMI
1. 초반에 나왔던 회상씬은 놀랍게도 시즌 1 때 구상해놓은 거랍니다!^^ 진짜 고민 많이했어요
2. 드디어 나온 호석이의 정체! 호석이의 본체(?)는 창조의 신이고 캐패시티에 있었던 호석이는 호석이가 만든 호석ㅇ,,, 아바타라 생각하면 될것 같아요
3. 수명이 정해져있지 않은 신들은 늘 단조로운 삶에서 흥미를 찾죠. 그나저나 호석이가 자윤을 편애하는 이유가 두가지네요
역시 주말엔 글을 쓸 시간이 나질 않네요ㅠㅠ
오늘 하루 열심히 일한 나에게 어서 잠이라는 선물을 주러 가야겠어요,,,
다음 편에서 봐요!💕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