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혼약자
외전 5 그 뒷이야기
명아는 항상 나에게 말했어.

“우리에게 찾아오는 이별에 마음 아파하지 말아요.”
인간이었던 명아는 매생마다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었어. 난 항상 명아를 보낼때마다 눈물을 흘렸고 그는 날 달래주며 말했지.
“이별이 있기에 만남이 있는거예요. 난 벌써부터 우리의 다음 만남이 기다려지는걸요?”
속으로는 울고 있으면서 괜찮다는 듯 얘기하는 명아가 대견했어. 그래서 나도 눈물을 그칠 수 있었지. 그렇게 명아의 11번째 생을 떠나보냈어. 그리고 다시 오랜시간동안 우주를 헤맸어. 어딘가에서 다시 태어나 12번째 생을 살아가고 있을 명아를 위해.
그런데 이상하게도 찾을 수가 없었어. 어느순간부터 마음 한구석이 텅 빈 듯 했고.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이상함을 느낄때쯤 문득 떠오른 생각에 난 발길을 돌렸어.

신의 혼약자
외전 5 그 뒷이야기
“정호석.”
그날 이후 정말 오랜만에 찾은 신계였지. 그런데 신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호석이를 볼 수 없었어. 다시 인간계로 내려가봐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신계에 들어서는 호석이를 만났어.
“너 명아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그래도 나름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데….”
“빨리 말해. 이미 명아가 새로운 생을 시작했을거라고. 근데 온 우주를 돌아다녀도 명아의 영혼을 느낄 수가 없어. 볼 수도 없어! 그렇게 밝은 영혼이 안보일리 없는데….”
“….대체 무엇 때문에 그 인간이랑 네가 운명이라고 생각하는데?”

“제발…. 정신차려. 넌 신이야. 이 우주를 나와 함께 관장할 시초신이라고.”
“너…. 명아한테 정말 무슨 짓 한건 아니지…?”
“죽였어.”
“…뭐?”

“도저히 못 보겠어서, 그 인간한테 휘둘리는 네가 너무 싫어서. 소멸시키고 오는 길이야.”
“지금…. 무슨 소릴 하는거야.”
내 평생 그렇게 절망적인 날이 없었어. 마음이 허해졌을 때 알아챘어야 하는데. 눈물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어.

“…하.”
“내가 계속 얘기했잖아. 그 인간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그 인간과의 인연을 끊으라고. 나로서는 이게 가장 확실한-.”
“그니까 왜!!!!!!!”
그때 나도 모르게 소리쳤어. 소멸당한 영혼을 복구할 길이 없어서, 그런 내가 무능해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내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오르는데 내 앞에 이 일의 원흉인 호석이는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그래서 화가났어.
“니가 왜!! 니가 뭔데!!!“
“…..소희야.”
“너 왜 자꾸 나랑 명아를 망치는거야…? 니가 뭔데 자꾸 우리를 방해하고, 갈라놓고, 명아를…!!”
참 아이러니 해. 한 창조물을 만들고 생명을 주는건 시간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그 창조물의 생명을 빼앗고 소멸시키는건…. 한 순간이야.
“명아가 무슨 죄야…?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 될 줄 몰랐어…. 명아가 우리가 다시 만날 다음을 기다리겠다 했다고!!!”
다시 생각해도 마음이 아파. 그때 나를 향해 웃는 그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 상상도 못했어. 그때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을걸, 조금이라도 더 웃는 모습을 눈에 담아둘걸.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좋아? 명아를 소멸시키니까 좋아? 덕분에 나는 피눈물을 흘리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내가 더 먼저…!!!!”
고개를 들어 호석이를 봤을 때 그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 자기 감정을 주체 못하는 듯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지.
“잊었어…? 우린 이 우주가 생겨날 때부터 함께였어. 우리가 함께 해온 세월만 이 우주와 같은 나이야. 그만큼 내가 널 먼저 좋아했고, 내가 널 먼저 사랑했어.”
“네가 평생 내 곁에 있어줄거라 생각해서 그 억겁의 시간동안 네 맘이 나와 같아지길 기다렸어. 그런데 어느날부터 갑자기 웬 인간에게 빠져서….”
순간 어질했지. 이게 다 무슨소리인가 싶기도 했고. 지금 생각해보니 호석이는 중립을 지켜야 하는 신이었기에 평소에 평정심을 유지하던 터라 자신의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거야.
“항상 나보다 네가 더 우선이었고, 항상 너만을 바라봤어. 오죽하면 내가 이랬겠어…? 신은 인간이랑 혼약 맺어서는 안돼.”
“혼약은 너와 동등한 존재와 해야 하는거야….”
호석이가 조심스레 다가와 내 손을 잡았어. 당장이라도 그 손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소희야…. 나 좀 바라봐주면 안될까…?”
내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로 갖다대는 호석이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정신이 돌아왔어. 결과적으로 내 눈앞에 있는 신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 내 사랑을 무참히 짓밟은 잔인한 신이었거든.
“이거 놔.”

“….너랑은 이제 끝이야.”
눈물을 삼키고 뒤 돌았어. 나와 내 명아를 위해서라도 호석이를 용서할 수 없었거든. 눈물이 앞을 가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던 그땐, 그 자리를 벗어나는게 최선이었어.
오늘의 TMI
1. 이 시점쯤의 정국이는 호감이 생기기 시작한 여주를 찾기 위해 우주를 돌아다니고 있답니다.
2. 영혼을 다룰 수 있는 신은 두명이라고 말씀 드린적이 있죠! (약간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3. 호석이의 마음이 이해 가시나요?
실종자
이름: 전정국
특징: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 남주
특이사항: 여주를 진심으로 사랑함
[속보] 외전 ‘그 뒷이야기’ 마지막화에 전정국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우주별 기자) 신의 혼약자 남주 전정국이 2회 동안이나 감감무소식인 상태이다. 현재 전정국은 실종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상태이고 일부 누리꾼들은 전정국을 애타게 찾고있다. 반면, 팬플러스 소속 우주별 기자의 단독 작가 인터뷰에 따르면, 전정국은 외전 ‘그 뒷이야기’ 마지막 편인 다음 편에 다시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