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어떻게”
“네..?”
“아.. 아니에요. 제가 잘못 본거 같네요”
“아..예, 그 갑자기 심장에 무리가 오셔서 쇼크까지 오신거 같아요. 혹시 모르니 검사 몇개정도 하고 가세요”
아니 두 눈을 씻고 봐도 내 새끼 손가락에 묶여있는 실은 저 의사와 연결되어 있다. 그것도 붉은 실로.. 설마 어릴 때 동화책에서 읽었던 그 붉은 실이..?
“이런.. 완전 ㅈ 됐다”
“네..?”
“아..아뇨, 검사 전부 하고 갈게요”
—
“석민씨 이만 가봐요. 내일 또 스케쥴 있잖아요”
“아니에요. 여주씨가 다쳤는데 지금 스케쥴이 중요해요?”
“하지만..”
“괜찮으니까 얼른 검사 받고 와요, 맛있는거 사놓고 기다릴게요”
“.. 네”
석민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정말 그 붉은 실이 운명의 붉은 실 뭐 그런거라면.. 어쨌든 내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건 그 의사고.. 그럼 석민씨는..
나에게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니까..
아니야, 그건 그냥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인거야. 어떻게 실 하나로 이어져있다고 사람이 사랑에 빠져.. 그렇게 사랑이 쉬울리가 없잖아
그렇게 난 검사를 받았고 필수가 아닌 검사들도 그냥 전부 받았다. 혹시 어디에 이상이라도 있길바라며..(?)
검사를 모두 마친 후, 그 의사가 있는 진료실로 들어갔다.
“심장에는 문제가 없네요. 이전에도 이런 증상이 나타난 적이 있었나요?”
“.. 아니요”
“일단 신체적인 문제는 없어보여요. 혹시 정신적인 그런 문제일 수도 있으니 검사 한 번 받아보시는게..”
“정말 그런걸까요..”
“네..?”
“.. 정말 지금 제 이야기가 이상하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
“..?”
“혹시.. 제 새끼손가락에 뭐 안 보이시나요..?”
“네..? 아.. 그 반지는 보이는데요”
“반지요..? 아..! 아 그쵸?! 아하하”
“왜요? 여주씨는 다른게 보여요?”
“아..그게..”
“편하게 말해봐요”
“.. 하 진짜 이상하게 들릴실거에요. 그래도 저 막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시면 안돼요..!”
“알았어요. 얼른 말해봐요”
“.. 제 새끼 손가락과 의사선생님 새끼 손가락에.. 빨간..”
“빨간..?”
그때,
쿵,
((그대와 내가 이렇게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아무것도 걱정하지마. 그냥 행복만 해))
((.. 제가 그리 좋으십니까?))
((그럼 당연하지. 언제 어디서든 함께하고 싶을 만큼))
-
((.. 이 붉은 실이 당신과 나의 불행이라는 걸 왜 깨닿지 못하십니까.. 왜?!))
((모든 걸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 불행이라는 것은 딱히 함께 하고 싶지 않구나))
((알려드리지 말걸 그랬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었어야 했습니다))
이게 무슨 기억일까.. 또 심장이 아파온다. 대체 난 이 사람과 어떤 삶을 살았길래 이렇게 슬픈 기억밖에 없는거야..?
“여주씨 괜찮아요..?!”
“.. 네 괜찮아요..”
결국 붉은 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못한 채 진료실을 나왔다. 말하면 안되는건가.. 근데 왜 이 붉은 실은 나한테만 보이는거지..?
그렇게 계단으로 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그때,
탁,
“..?!! 미친..!!”
앞으로 넘어져버렸고 그렇게 뇌진탕으로 가나 싶었던 그때,
탁,

“괜찮아요..?”
“.. 네”
-두근
이상하게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계단에서 넘어질 뻔해서 그런가..?
그때 또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고 이상한 기억들이 마구잡이로 떠올랐다.
((저는 이런 개울가 바위 옆에 핀 꽃이 참 좋습니다))
((왜?))
((저런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굳건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꽃이 너무 존경스러워서요))
((.. 그렇구나))
스윽,
((어..?!))
((조심하거라..!))
탁,
((괜찮느냐..?))
((아..예))

((다행이구나..))
정말.. 인연이라는게 다시 시작된 것 같다.
-
“.. 점쟁이라도 한 번 찾아가봐야 하나..”
그 일이 있고 1주일 뒤, 점점 더 붉어지는 실에 난 굿이라도 해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만 들렸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그 의사 선생님의 얼굴이 보인다. 가끔가다가 내 옷자락도 보이고.. 가까워질 수록 더 자세히 보이는건가..
결국 난 친구의 소개로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았고 내 전생을 물어봤다.
“제 전생이.. 어떤가요?”
“흠.. 어디보자..”
“…”
“..!! 온다.. 와”
“..!”
“전생의 인연의 끈이 이번 생에도 이어진 것 같군”
“ㄱ..그래요..?”
“그런데 이어진 연이.. 하나가 아닌데..?”
“예..?!”
“둘 다.. 전생에 너를 깊게 사랑한 연이야”
“..!!”
나머지 한 사람은.. 석민씨인가..?
“어이고.. 이거 어떡하나”
“예..? 왜요..?”
“전생에 이 둘의 인연은 부딪혔었는데.. 이번 생에서도 부딪히는구만..”
“설마.. 저 때문에요..?”
“그럼 당연하지. 너 아니였으면 서로 죽을때까지 몰랐을 인연인걸”
“…”
“정해진 인연 따위는 없어. 전생에 택한 사람을 또 택할 수도 있는거고 택하지 않은 사람을 택할 수도 있는거야”
“…”
“선택에 있어서 최고란 있을 수 없어, 최선만 있을 뿐이지. 신이 이번 생에서도 이어놓은 이유가 분명 있을거야”
“.. 네”
“그러니 잘 선택해봐. 전생에 택한 사람을 다시 한 번 사랑할지,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사랑할지”
그때,
“여주씨..?”
“..?!!”
“여기서 다 만나네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심장은요? 아직 아파요?”
“아.. 그”
“하긴.. 아프셨으면 저를 찾아오셨겠죠?”
“네..? 아.. 그렇죠 하하”
그때,
“오호라..”
“..?”
“그쪽은 딱히 볼게 없겠는걸?”
“네..?”
“그대의 마음이 가는대로 열심히 좋아하고 사랑해. 그러면 그 상대방이 잘 알아서 선택할테니까, 아니 어쩌면 지금 그 상대를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
“..!!”
저 말이.. 진짜야? 아니 정말로..?
스윽,

“아하하.. 좀 당황스럽네요”
“아..예”
근데 왜 그 말을 저 보면서 하세요..!!
여주는 몰랐다. 그 말을 들은 순영의 귀가 금방이라도 터질듯 빨개졌었다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