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전쟁 : 초능력 고등학교

7화



                                                                                                                                                   


호르몬 전쟁 시즌1

007. 찾아 올 거라고.

 

 


 

"전정국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



태형의 손길에 투덜거리면서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던 정국의 얼굴이 순간 뭔가 좋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는 듯 일그러진다.

"... 뭔가 순간적으로 상당히 기분 나빴는데.."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은 상태인데호르몬 때문일 이유는 없고... 그럼 설마.."

정국의 말에 태형이 정국의 머리위에 있는 손을 거두어들이더니 상처받은 표정으로 정국을 보며 말한다.



"이 형아의 손길이 그렇게 기분 나빴던 거야?"

태형의 말에 정국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는 듯 태형을 보며 말한다.

"그만하지진짜 징그럽거든?"

"형보고 징그럽다니너무한 거 아니가!"

태형이 계속해서 정국을 향해 서운하다는 듯 징징대지만 태형과 더 이상 상대할 생각이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호석을 보는 정국순간 정국의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리가 띵 해져온다.

"전정국갑자기 왜 이래정신 차려!"



귀에서는 분명히 다급한 호석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데 정국의 눈앞에는 호석의 다급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오히려 정국의 눈앞에 보이는 장면 속에 호석은 피투성이였다그리고 그런 정국의 눈은 누군가를 애절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 ...'



호석이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켜 움직이려고 하는데 그런 호석의 등을 누군가의 발이 거칠게 짓밟아버린다.



"아악..."

잠깐 사이였지만 눈앞에서 실제로 일어난 듯 생생한 장면정국의 시야에는 다시 자신의 주위를 둘러싼 채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호석과 태형윤기의 얼굴이 들어왔다.

 

"전정국괜찮은 거야?"

"대현 쌤 부를까?"



".. 아니.. 됐어.. 이제 괜찮아."

방금 눈앞에 보였던 건 뭘까정국이 랜덤호르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순간적으로 현재가 아닌 다른 장면이 생생하게 보인 것은 처음이다.

"갑자기 왜 그런 거야?"



"그냥.. 순간적으로 머리가 아파서호르몬 억제 주사를 너무 자주 맞은 탓이겠지."



분명히 호르몬 억제 주사의 효력이 다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인데.. 어쨌든 걱정시키는 건 별로니까정국의 말에 그럴만하다는 듯 안타까운 표정으로 정국을 보는 윤기.

"택운 쌤은 언제쯤 그 주사 부작용을 없앤 다냐?"

"쉬운 일은 아니겠지호르몬 억제 주사를 만드는 데에도 수십 명의 연구원들의 인생을 거쳤다고 하니까."

답답하다는 듯 말하는 윤기그런 윤기의 말에 호석이 씁쓸한 표정으로 답한다.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거 맞는 거지?"



아직까지도 정국의 상태가 걱정되는 건지 정국의 표정을 살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오는 태형그런 태형의 행동에 정국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어 보인다.

"당연하지이런 일 한두 번 겪는 것도 아닌데."

정국의 웃는 얼굴을 보고는 다소 안도하는 얼굴로 정국과 같이 미소 짓는 태형.



"잠깐만나갔다온다."



정국이 평소와 같이 자연스럽게 교실 앞문을 열고 복도로 걸어나온다복도로 걸어나오는 순간 정국의 표정이 무표정하게 변한다.

"방금.. 뭘 본거지.."




"대박.. 복도 한가운데에서 껴안고 있는 것봐-"



"몇 반의 누구래못 보던 얼굴인데?"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우리학교 교복이지 않아?"

심각한 와중에 웅성거리는 소리에 복도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는 정국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조금 전보다 표정이 더욱 싸늘하게 굳어지는 정국정국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지민이 꽤나 익숙한 뒤통수의 여자아이를 껴안고 있었다.



"지민 오빠지금 여기.. 복도 한가운데라니까요?"

"알아~"



나는 빨리 나를 놓아주라는 말이었는데 지민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알고 있다고 답한다.

"이제 그만 놔주세요!"

내가 직설적이게 말하자 그제야 울상이 된 얼굴로 날 감싸 안은 팔에서 힘을 빼는 지민으유.. 어떡해.. 어느새 지민과 내 주변을 둘러싸고 우리를 구경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 때문에 내가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어쩔 줄 모르자 그런 나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지민.

"ㅇㅇ지금 너 얼굴이 되게 새빨갛다?"

"... 보지 마요."



"푸하하완전 빨개토마토 같아."

"기껏 걱정돼서 뛰어왔는데 놀리기에요?"

".."



"몰라요오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요."

내가 계속해서 나를 놀리는 지민의 행동에 욱하는 걸 느끼고 뒤돌아서서 교실로 돌아가려는데 그런 내 시야에 들어온 익숙한 얼굴 한명.



"..정국?"



나와 눈이 마주친 정국의 분위기가 평소보다 더 무섭게 느껴진다..뭐지... 또 처음 본 날처럼 살인 호르몬이 발동했다던가..? 아니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았으니까 그럴 리는 없나근데 왜 저렇게 무섭게 노려보는 건데..? 덕분에 교실로 향하고 있던 발걸음은 어느 샌가 속도가 확 늦춰졌고 그런 나를 계속 해서 따끔따끔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정국 때문에 내 몸 이곳저곳이 불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혼자 슬로우 모션으로 교실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던 정국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진다.

"느릿느릿하게 변하는 호르몬도 가지고 있냐빨리 안와?"



"..? ?"

"그럼 여기 너 말고 누가 있는데?"

"하하저기 다른 애들도 많은...."

내가 뒤편에 많은 학생들을 가리키며 말하자 번뜩두 눈에 불을 켜고 나를 보는 정국.

"갈게..간다고."

결국 자포자기 상태의 내가 정국의 앞에 서서 정국을 올려다보자 그런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는 정국뭔데..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렇게 보는데그냥 말해 말하라고!

"ㅇㅇ누구랑 이야기하고 있는 거야?"

내가 정국을 불만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내 모습을 이상한 눈으로 보더니 내 옆으로 다가와서 묻는 지민오빠..? 그야 당연히.. 전정국...이지.. 잠깐만.. 지민 오빠 전정국이 안보여내가 지민의 말에 놀란 눈으로 정국을 보자 머리가 아프다는 듯 손으로 이마를 짚으면서 말하는 정국.

"역시.. 그런 거였나.."



"..이게 무슨..?"

내가 계속해서 어버버한 상태로 정국을 올려다보고 있는데 그런 내 손목을 붙잡고 어디론가 달리기 시작하는 전정국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얼굴로 칼바람이 스쳐지나가고 금세 숨이 가빠왔다.



"전정국갑자기 왜 뛰냐고!"

"..."

내가 이 녀석한테 뭘 바란 걸까대답 없이 계속해서 달리던 녀석은 학교의 맨 꼭대기의 옥상으로 나를 데리고 올라가더니 멈춰 선다.



"........ 나참... 말은..해주고 뛰어야 할거.....아니야."

내가 빨리 달려서 숨을 가쁘게 쉬고 있긴 했지만 내 앞의 정국의 안색은 그것보다 더 좋지 않았고 숨소리 또한 나보다 거칠었다.

"..정국..?"

"... ..."

'털썩-'



정국이 옥상의 문 앞에 등을 기댄 채 쓰러지듯 주저앉는다여전히 정국의 숨소리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뭐야.. 이 녀석 왜 이러는 거야..? 내가 다급히 정국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정국의 상태를 살폈다이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좋지 않은 상황이야빨리 대현 쌤을 불러야 돼.

"전정국내가 선생님 모시고 올게."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옥상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그런 나의 손목을 다시 잡아채는 정국그런 정국의 행동에 정국을 돌아보면 고통을 참는 듯 이를 악문 상태로 나를 보면서 말하는 정국.



"가만히 있어..."

"전정국너 그러다가 죽으면 어떡해!"



내가 이런 상황을 겪는 것이 처음이라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고 정국을 향해 소리치자 이번엔 나의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자신의 옆에 앉히며 인상을 찌푸리는 정국.

"시끄러워.."

"흐어엉죽지마전정국!"

원래는 싹 바가지 없이 기세만 좋던 놈이 갑자기 안색이 새파래져서는 드러누운 것을 보고 있자니 참고 있던 눈물이 터져나와버렸다그런 내 행동에 더욱더 인상을 찌푸리던 정국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막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날 본다.

"안 죽어안 죽을 테니까..."

내가 정국의 행동에 울음을 멈춘 채 정국을 보고 있자 그런 내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툭기대는 정국.

"박지민이랑 놀지마."



내가 정국의 말에 정국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정국은 이미 잠에 든 것인지 별다른 말없이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방금 전에... 분명히 갑자기 전정국이 뿅하고 튀어나와서 ㅇㅇ이를 데리고 저기로 달려간 것 같은데.."

한편눈 뜨고 ㅇㅇ이를 도둑맞은 지민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방금 전의 상황을 회상한다분명히 복도에서 정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ㅇㅇ이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듯 보였고 ㅇㅇ의 손을 잡자 정국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리 랜덤 호르몬이라고 해도.. 분명히 아침에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았는데..."



".. 랜덤 호르몬이 어쨋다고..?"

"갸갸갹갸갸"



갑작스럽게 지민의 바로 뒤에서 들리는 미성의 목소리흰 가운의 택운의 등장에 지민이 놀란 듯 소리를 지르다가 뻣뻣하게 고개를 돌려 택운을 본다.

"하하.. 아무것도...아닌.."



"...."

택운의 예리한 눈빛이 지민의 눈과 마주친다그 눈빛을 버티지 못한 지민이 긴 한숨을 쉰다.

"말할게요.. 말하면 되잖아요."



결국 택운에게 두 손 두 발 다 드는 지민이었다.

 

 

"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은 지 2시간 만에.. 호르몬이 다시 분비되다니.."

지민과의 대화를 끝마친 택운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한다어쩌면 택운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 정국의 상태가 좋지 않을지도 모른다이대로라면..

'이 주사를 맞건 말건...'



'..김명수..'



'어차피... 고통 속에서 죽는 건 마찬가지잖아?'



택운의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명수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하아..."



택운의 입에서 혼란스럽다는 듯 한숨이 새어나온다.



숨은 이야기 >

"근데 박지민 요놈은 언제 돌아오는 건디?"

호석이 걱정된다는 듯 말하자 급 뾰루퉁해지는 태형.

"어쩌면 ㅇㅇ이랑 잘되고 있는 걸지도?"

남준의 말에 태형의 볼이 더 통통하게 부풀려진다.

"아이고어쩌나 김태형이 불쌍해서."

"찾으러갈 거다내가 딱 찾아온다고마 딱 기다리라!"



결국 형들의 놀림에 욱한 태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의지에 불타 교실 문을 열고 복도로 뛰어나간다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나머지 초이스 형아들은 태형의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큭큭 댄다.



"왠지 ㅇㅇ이가 온 뒤로 우리반에서 사람냄새가 나는 것 같지?"

석진이 흐뭇한 표정으로 말하자 그런 진의 말이 어색하다는 듯 보면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호석과 윤기그 말을 듣고 있던 남준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