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전쟁 : 초능력 고등학교

9화




호르몬 전쟁 시즌1

009. 괜찮아?

 

 





 

"전정국."



".."

"전정국선생님이 부르고 있잖아."

"왜 부르는데요."

교무실 안대현이 굳은 표정으로 정국을 부르지만 정국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있다가 대현이 목청을 높이고서야 억지로 입을 연다.

"호르몬 억제 주사의 효과가 사라졌으면 나나 택운 선생님한테 바로 왔어야지."

"가면... 해결책은 있어요?"

"...."



정국의 질문에 대현이 별다른 말을 하지 못한 채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해결책이 있어봤자 더 이상 먹히지도 않는 호르몬 억제 주사나 다시 맞는 거겠지."

"전정국."

"나 말이야요즘 들어서 김명수라는 사람이 왜 이 학교를 빠져나가야만 했는지 이해 할 것만 같아."

"..."

정국이 지금의 삶이 너무나 답답하고 괴롭다는 듯 한 표정으로 대현을 본다.



"나 같은 사람한테... 이곳은 감옥과 같아... 차라리 다 포기하고 이곳을 나가고 싶어.. 그러면 얼마 없는 남은 시간이나마 내 마음대로 보낼 수 있겠지."

"정국아그건 너무.."

"알아위험하다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내가 정말로 그렇게 했다가는 무고한 인간을 희생시키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걱정 마나는 그 정도도 허락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하고 잔인한 존재라는 걸."

정국이 자신의 말에 대현이 뭐라 답하기도 전에 교무실의 문을 열며 대현을 등진채로 말한다.

​"주사는 내가 택운 선생님한테 가서 직접 맞을 테니까걱정 마세요."

정국이 교무실을 빠져나가고 대현이 혼란스러운 듯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새가 되고 싶어저런 멋진 날개를 갖게 된다면 내가 가고 싶은 어디든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겠지?'

대현의 머릿속에 창가를 통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하던 명수의 얼굴이 떠오른다.

"자유...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살고자했던 것이... 그런 것이.. 우리에게는 그렇게 허락되기 어려운 일이었을까..?"

대현의 슬픔에 가득 찬 목소리가 교무실에 가득 울려 퍼진다.



 

한편학교 건물 뒤편 잔디밭을 뒹굴고 있는 하얀 고양이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는 남준.

"좋겠다뒹구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귀여울 수 있어서."

아빠미소를 지으며 하얀 고양이를 보고 있던 남준이 고양이 다리 쪽에 난 상처를 보고는 심각한 표정이 되어서는 두 손으로 고양이를 잡으려고 하는데

"캬아아양!"

앙칼진 소리를 내며 남준의 손등을 할퀴어 버리는 하얀 고양이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감싼 손을 거두지 않고 고양이를 품에 안아드는 남준.



"아야야.. 다리를 다쳤네넌 나보다 더 아팠겠구나."

"냐옹-"

"내가 좀 다른 사람들한테 무섭게 느껴지긴 해도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안심해."

남준이 고양이를 달래듯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다가 뭔가 고민하는 듯 진지해진다.

"택운 쌤이 고양이 치료법도 아시려나..?"

"!"



고양이가 남준의 부드러운 손길에 경계를 풀고 남준의 품 안에서 냐옹냐옹 울어대며 남준의 품을 파고 들어간다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남준의 얼굴에는 또 아빠미소가 만개한다.

"그래이 오빠가 널 꼭 고쳐주도록 하지!"

남준이 고양이를 안고 어디론가 발 빠르게 이동한다.

 

"이제 보니까 ㅇㅇ이 완전 울보네-"

"울보 아니거든요!"

너무 울어서 두 눈이 빨개진 나를 향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놀리듯 말하는 호석우씨그렇지만 울지 않기에는 너무 슬펐단 말이야늘 밝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그런 아픔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에그그눈 빨개진 거 봐라안 아파?"

내가 엉엉 운 것이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몸을 낮춰 그런 나와 눈높이를 맞추더니 내 눈을 유심히 보면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호석..그렇게 가까이서 보면.. 갑작스러운 호석의 행동에 어쩐지 그 상태로 몸이 굳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다-"

호석의 기다란 손가락이 내 눈 주변을 다정하게 어루어 만진다그런 호석의 행동에 똘망똘망한 눈으로 호석을 보자 아이 같은 눈웃음을 치면서 말하는 호석.



"나 대신 속 시원하게 울어줘서덕분에 나도 답답한 속이 좀 풀린 것 같다."

그런 호석의 웃는 얼굴을 멍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데'드르륵-'소리와 함께 열리는 교실 문그 소리에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건 때마침 다정해 보이는 나와 호석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고양이를 품안에 감싸안은 채 당황한 표정을 짓는 남준.

"... 미안내가 방해한 건가..?"

"..방해는 무슨!"


내가 남준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호석에게서 조금 거리를 두고 서자 그런 내 태도가 영 섭섭하다는 듯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남준이 있는 교실 문 쪽을 향해 걸어가며 말하는 호석.

"짜식타이밍도 하나 못 맞추냐분위기 한창 좋았는데."

".. 그랬냐그럼 나 다시 나가?"



그걸 또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남준이 웃긴지 복도 쪽에서서 남준을 교실 안으로 밀어넣으며 말하는 호석.

"농담이다 임마바람 좀 쐬고 올 테니까 ㅇㅇ이 잘 돌보고 있어라."

호석의 말에 호석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남준이 투덜대듯 말한다.

"무슨 농담을 진담처럼 하냐-"

"-"

고양이 울음소리,,,? 고양이 울음소리에 남준에게 다가가 남준의 손에 들린 고양이를 지켜보다가 남준의 손에 난 상처를 발견했다보아하니 고양이 발톱에 할퀸 것 같은데.. 고양이 손톱이 날카로워서 그런지 깊게 패인 것이 무척이나 아파보였다.



".. 다치신 거에요?"

"요 녀석이 낯을 좀 가리더라고."

".. 잠깐만요."

내가 가방에 넣어온 연고와 반창고를 생각해내고는 가방을 뒤적거려 연고와 반창고를 들고오자 뭔가 생각났다는 듯 고양이를 들어 올려 내 눈 앞에 가져다 대는 남준.

"나 보다 이 녀석부터 치료해주면 안될까이 녀석 다리를 다친 것 같거든."

남준의 말에 고양이 다리를 유심히 살펴보자 불그스름한 상처가 보였다사람들이 바르는 약이 고양이한테도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남준이 부탁하니 고양이의 다리에 연고를 발라주려는데 고양이가 상처가 아픈 듯 바동거린다.



"괜찮아괜찮아이 언니가 너 아프지 않게 해주려고 그러는 거야."

바동대는 고양이를 달래듯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는 남준다정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고양이한테도 이렇게 다정할 수 있다니.. 내가 고양이 다리에 뽀로로 무늬 반창고를 발라 마무리를 짓자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남준.

"고맙다택운쌤이 바쁘신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나중이라도 택운 쌤한테 데려가 보세요제 치료법은 확실하지 않으니까요."

"알았어-"

"그리고 이리 줘 봐요."



"?"

"오빠 손이요오빠도 치료해야죠."

"난 괜찮은데."

"빨리요그렇게 놔두면 흉 져요."

내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양이를 한 손에 든채로 내 쪽으로 상처 난 손등을 내미는 남준남준의 상처에 연고를 바르고 뽀로로 밴드를 덕지덕지 발라주자 그런 상황이 웃긴지 피식웃으면서 말하는 남준.

"나 이런 거 하고 있으면 애들이 또 엄청 놀려댈텐데."

.. 뽀로로 밴드.. 고등학생 남자한테는.. 좀 그런가..?

".. 밴드가 이것밖에 없는데.."

"괜찮아네가 모처럼 해준 건데 이대로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내가 남준을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등 위에 덕지덕지 발린 뽀로로 밴드를 보는 남준한참을 밴드를 보고 있던 남준이 무심코 내 얼굴을 보다가 뭔가 발견한 듯 나를 유심히 본다..뭐지 왜 이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지..? 내가 남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느끼고 있을 때쯤..

".. 울었냐?"

... 방금 전에 운 것 때문에.. 눈이 빨개진 걸 본거구나.

".. 그게... 눈에 뭐가 좀 들어가서.."

내 말에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고 있는 남준.. 역시 너무 흔한 핑계였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 머리위로 누군가의 따스하고 커다란 손이 올려지는게 느껴졌다그 손길에 고개를 들자 나를 향해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준의 모습이 보인다.



"너도빨리 나아라-"



쓰담쓰담그 사소하고 작다고 말할 수 있는 손길은 나에게는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위로가 되어 돌아왔다.

'그르릉-'

남준의 품 안에 안겨있는 새하얀 고양이가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윤기 형목 아프다니까!"



"화해해화해한다고김태형이랑!"

윤기가 양팔에 각각 지민과 태형을 끼고는 있는 힘껏 팔에 힘을 준다덕분에 목이 졸린 지민과 태형은 켁켁 대며 항복을 선언한다먼저 항복을 선언한건 지민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태형을 찾으러 다니긴 했어도 자신이 왠지 너무 속 좁게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낸 것 같아 민망해지고 있는 참이었는데 윤기가 이렇게 나오는 이상 어쩔 수 없이 태형과 화해를 해야 할 상황이 되어버렸다지민의 항복 선언에 윤기가 지민과 태형을 놓아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자자그럼 두 손을 마주잡고-"

"무슨 남자끼리 싸웠다고 손까지 잡아!"

윤기의 말에 태형과 지민의 얼굴이 동시에 일그러지고 지민이 그것만은 못하겠다는 얼굴로 윤기를 본다.

"그래못하겠냐못하겠음 다시 이리와라!"

"...알았어잡아잡으면 될 거 아냐."



윤기가 다시금 지민과 태형을 포획하려하자 태형이 기겁을 하며 지민에게 손을 내민다태형의 눈에는 아직도 지민이 탐탁찮은 듯하다.

"빨리 잡아-"

태형의 재촉에 지민이 어떻게 태형을 손을 마주잡긴 하지만 지민의 손이 맞닿자 마자 지민의 손을 놓아버리는 태형이다.


"됐지나 박지민 손잡고 화해했다."

태형의 행동에 지민이 살짝 기분이 상한 듯 태형을 보며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묻는다.

"김태형너 갑자기 왜이래?"

"뭐가."



"지금 나한테 하는 태도확실히 뭔가 화나 보이잖아."



지민의 말에 태형이 누가 봐도 지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양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난 전혀모르겠는데."



그 둘을 지켜보고 있던 윤기가 그 상황이 우습다는 듯 풉웃음을 터뜨리며 말한다.

"딱 보면 모르겠냐김태형 지금 ㅇㅇ이가 너 따라 나갔다고 질투하고 있는 거잖냐."



"질투는 누가..! 질투 같은 걸... 한다고 그래."

태형이 윤기의 말에 정곡을 찔린 듯 얼굴이 화악달아오르더니 걸음을 빨리해서 교실 쪽으로 달아나버린다그런 태형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민의 얼굴에 승자의 미소가 그려진다.

"그러고 보니까 ㅇㅇ이가 김태형보다 날 따라오는 걸 선택해줬네?"

기분 좋아 보이는 지민을 지켜보던 윤기가 조금은 안쓰러운 시선으로 지민을 본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렇지만."

"."

"."

지민이 윤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얼굴로 윤기를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난 단순한 놈이니까 단순하게 생각할래어쨌든 날 선택한 거잖아행여나 그 행동이 동정심에서 온 거라고 하더라도."



지민의 말에 윤기가 지민을 위로하듯 지민의 등을 툭툭두어 번 토닥여주고는 앞서서 교실로 걸어 나간다홀로 남은 지민의 얼굴에 옅은 미소조차 사라져버린다.



"동정심이라도.. 괜찮은 걸까..? 나는.."

지민의 꽉 쥐어진 두 손이 불안하게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