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전쟁 : 초능력 고등학교

시즌2 9화

"정국이가 나은 선생님이 호르몬 물약을 만드는 걸 봤다고 말했다는 거야?"



"그래정국이의 랜덤 호르몬이 과거를 보는 호르몬을 발동시킨 걸거야이 책을 보고.."



택운의 말에 뭔가를 생각하던 대현이 뭔가를 떠올린 듯 다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이 과거를 떠올렸다던 호르몬 물약 책을 꺼내 뒤지기 시작한다.

"이게.. 분명히 지훈이가 후문에서 주웠던 책이라고 했지?"



"그래"



"이 책 어둠의 초이스들이 가져다 놨을 거야그리고.. 정국이가 과거에서 봤다는 그 손나은 선생님의 호르몬 물약 이라는 책이걸 지도 모른다고"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대현의 말에 택운이 영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대현을 본다대현의 손은 계속해서 호르몬 물약의 책장을 넓긴다그리고 책장의 한 편에서 오랜 시간에 낡아버린 종이 하나와 오래된 사진이 끼워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대현이 그 중 오래된 사진을 집어든다대현과 택운명수가 어깨동무를 하고 다정하게 웃고 있고 나은 선생님이 그 앞에 서서 웃고 있는 사진그 사진의 뒤편에는'살고 싶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 글씨체... 명수 녀석 맞지?"

"...확실해그 녀석 문체 아직도 남아있으니까"

택운이 책장의 한 편에서 명수의 공책을 꺼내 명수가 자신의 이름을 쓴 문체를 사진의 뒤편에 쓰인 문체와 비교해본다확실히 명수의 문체가 맞다대현이 이번에는 낡은 종이에 새겨진 글씨로 눈을 돌린다.



'명수를 살려야한다어둠의 초이스들로 부터.. 그리고 호르몬으로 부터.. 방법방법... 호르몬 물약..'



"설마..."

쪽지에 쓰인 문구를 읽던 대현이 불안하게 떨리는 눈으로 택운을 본다대현의 시선에 택운이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대현의 손에 들린 종이쪽지를 빼앗아든다쪽지를 본 택운의 눈도 대현의 눈과 같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손나은 선생님이.. 바라던 일이... 그랬던 이유가.."

'드르륵-'



"선생님....... ... 초이스 반에.. 어둠의 초이스 녀석들이..."

택운이 미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교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석진과 쓰러진 남준을 업고 들어오는 윤기바닥에 쓰러지듯 널브러지는 석진과 윤기의 말에 택운과 대현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진다.

"정택운!!"



석진과 윤기의 말에 택운이 다급하게 교무실을 빠져나가고 대현이 그런 택운을 따라 교무실을 나서려고 하지만 그런 대현의 앞을 가로막는 구릿빛 피부의 남자학연.




"어이쿠미안하지만 네가 나설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야지금 부터는 나랑 놀게 될 거거든"

학연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그려진다.

   

 

"헤헤이걸 보면 ㅇㅇ이 기분이 좀 풀리려나"



두 손 가득 색색의 꽃을 채워들고 ㅇㅇ이에게 꽃을 전해줄 생각으로 헤실헤실 웃으며 가벼운 걸음으로 룰루랄라 복도를 걸어오는 지민.



"-"

그런 지민의 앞으로 새하얀 고양이 아미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라?아미가 왜 여기까지 나와 있지?남준이 형 아미 사라졌다고 난리 났겠네"

지민이 아미를 다시 남준의 품으로 돌려보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아미에게로 다가가려는데 아미가 어디론가 달려 나가버린다.

"?아미야남준이 형한테 가야지!"



지민이 그런 아미의 뒤를 다급히 쫓는다.



"비켜아이들이 위험해진다면 내가 널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대현의 말에 학연이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말한다.

"그 녀석들이 위험해지는 게 싫다면 네가 날 따라나서면 되지 않나?나 또한 그 조그만 한 여자애 보단 널 잡아가는 편이 마음이 편할 거 같거든너도 전에 우리 쪽으로 스스로 넘어 와준 그 여자처럼 고마운 짓을 해보라는 거지"



"..?그 여자라니.."

학연의 말에 대현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학연을 본다.

"뭐야?모르는 건가?하긴... 그 날 그 여자의 또 다른 제자 녀석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모르는 게 당연한 건가"



"지금... 무슨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거야..?"

"손나은너의 선생이었던 그 여자김명수 그 녀석이 우리 손아귀에 들어왔다고 하니까 스스로 자기 생명을 바치겠다고 하더군우리에게 무효화 호르몬 물약을 평생토록 만들어줄 테니 김명수가 모르게 그 녀석이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야김명수 그녀석은 모르고 있겠지만 그 녀석이 오늘까지 마시고 있는 무효화 호르몬 물약은 그 여자의 생명을 갉아 만든 것이지"

학연의 말을 듣고 있던 대현은 온 몸이 굳어버린 듯 미동 없이 서있다그런 대현을 향해 학연이 한 걸음 한걸음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니까 너도 그 바보 같은 여자처럼 눈물겨운 희생을 보여 달라는 거야. “




학연이 대현이 방심한 사이 대현의 목 뒤의 급소를 내려치고 대현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선생님!!!"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윤기와 석진이 대현을 향해 소리치지만 이미 대현은 정신을 잃은 상태.

"좋은 말할 때 선생님을 내려놔!"



대현을 어깨에 들쳐 맨 채 자리를 뜨려는 학연의 뒤에서 학연의 목을 감싸 팔로 조이기 시작하는 윤기그런 윤기 덕분에 학연이 어깨 위에 잡아뒀던 대현을 놓쳐버리고 그런 대현을 석진이 안전하게 받아낸다.

"이 쥐새끼 같은 것들이 성가시게!!"

학연이 상황이 귀찮게 돌아간다는 듯 품속에 넣어두었던 물약을 꺼내든다학연의 손에 들린 유리병에는 남색의 액체가 출렁이고 있고 학연은 망설임 없이 그 액체를 들이마시고 놀라운 힘으로 자신의 뒤에 매달려있는 윤기를 내팽개쳐버린다.

"..."



윤기가 택운의 책상에 몸을 강하게 부딪치고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린다.

"민윤기!!"



대현을 감싸고 있던 석진이 그런 윤기 쪽을 쳐다보는 시간이 주어진 것도 잠시다소 거칠어진 눈매로 대현을 감싸고 있는 석진을 보며 석진에게 다가가는 학연.

"너도 저런 꼴이 나기 싫으면 정대현을 순순히 나에게 넘기는 것이 좋을거다"

학연의 말에 다소 불안하게 떨리는 석진의 눈동자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악물고 학연을 노려보는 석진.

"닥쳐...!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정대현 선생님은 너한테 넘겨주지 않을 거니까"

"정말이지이 학교에 있는 초이스들은 하나같이 바보 같군자꾸 쉽게 해결될 일을 귀찮게 만들고 말이야!!"

학연이 석진을 향해 빠른 속도로 팔을 뻗고 석진이 두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순간



'빠악-'하는 소리와 함께 구석으로 튕겨져 나가버리는 학연그리고 학연이 서있던 자리에 자리하고 있는"-"새하얀 고양이 아미와



"뭐야.. 대체 내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저 새까만 녀석은 또 뭐고"



이 모든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석진을 보며 묻는 지민.



"그게.. 일을 다 설명하긴 곤란한데.."



석진이 뭐 부터 설명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듯 망설이고 있는 동안

"누가... 새까맣다는 거냐....난쟁이 똥자루 같은 녀석이.."



다시 몸을 일으키고 일어나며 상당히 분노가 차오른 얼굴로 지민을 보는 학연.



"...?임마 너 뭐라고 했냐?난쟁이 똥짜루???이 먹물 같은 놈이!!"



"먹물?너 지금 말 다했냐??이 스머프 반바지 같은!"

그런 학연의 말을 듣고 혈압이 오른다는 듯 학연의 멱살을 잡는 지민학연이 확실히 키가 크긴 컸는지 학연이 지민의 멱살을 잡아 올리자 전세가 역전된 것 같은 기분이다.

"제길....."



"너도 얌전히 기절해 줘야겠다"



학연이 손을 놀리려는 순간 지민이 맹렬한 호랑이 같은 눈빛으로 학연을 노려보며 소리친다.

"아미야!물어!!!!!!!!!"



"캬오!!!!!!!"



지민의 말에 다시 한 번 지민의 멱살을 잡은 학연의 손을 할퀴는 아미.

"아악!!망할 놈의 고양이 새끼!!!!"



아미의 공격에 학연의 손에서 풀려난 지민이 학연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지민이 학연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그 순간 푸른색 빛이 일어나더니

"아악-"

학연이 그 빛에 괴로워하더니 고통스러워하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자신의 손에서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힘에 지민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자신의 두 손을 번갈아 본다.



"..방금 그거 뭐였지…?”



"너 방금.. 뭔가 상당히 굉장한 걸 쓴 거 같은데..?"



"-"



고양이 울음 소리에 지민이 자신의 발 부근으로 눈을 돌리자 아미가 자신의 교복바지자락을 물고 있던 것을 놓고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남준에게 다가가 남준의 얼굴을 혀로 핥는다.

".. 그래 이렇게 나의 숨은 힘에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ㅇㅇ이는?ㅇㅇ이는 어디있어?"



지민의 물음에 석진이 잊고 있었다는 듯 다급한 목소리로 지민을 향해 말한다.



"초이스 반 교실에...!또 다른 어둠의 초이스 녀석이 교실에 있어"

"...?그걸 왜 이제야 말해!아오 씨!"




지민이 자신이 꺾어온 꽃들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볼 틈도 없이 그 꽃들을 짓밟고 나간다지민의 발에 밟힌 꽃들이 바스락소리를 내며 처음의 생기를 잃은 채 힘없이 시들어간다.

"....."



"-"



"아미야..?"



"냐앙-"



학연의 공격을 받고 줄곧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남준의 의식이 돌아온 듯 자신의 얼굴을 핧고 있는 아미의 털을 쓰다듬어 주자 아미가 기분이 좋은 듯 달콤한 소리를 내며 운다.

"윤기 형..?대현 쌤..?석진이 형 왜 다들 이런 꼴이..."

남준이 교무실 한켠에 쓰러져 있는 학연을 발견하고는 이제야 상황파악이 된 듯 심각한 얼굴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다 이 녀석의 공격을 받은 거야?다들... 죽은 건 아니지?일어날 수 있는 거지?"



남준의 말에 석진이 자신의 품에 있던 대현을 내려두고 책상에 기대어 의식을 잃은 윤기에게로 다가가 윤기의 상태를 살핀다석진의 뒤를 따라 움직이던 아미가 윤기의 손등을 두어 번 할짝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꿈뻑꿈뻑 눈을 껌뻑이며 의식을 찾는 윤기.

"... ..... 뭔 일이 있었냐…?”



"정신이 좀 들어?"

".. 뭔가 푸른빛이 보이면서.. 엄청 커다랗고 폭신폭신한 뭔가를 본 것 같은데..."

윤기의 말을 듣고 있던 석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남준을 본다.

"윤기.. 머리 다친 거 아니야..?"



"쓰러지면서 머리에 충격이 간 걸 수도..."



석진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답하는 남준을 지켜보고 있던 윤기가 인상을 쓰고 그 둘을 향해 소리친다.



"머리 다친 거 아니라고!!!내 정신은 말짱하단 말이다!"



"-"

그렇게 윤기는 한동안 남준과 석진에게 자신의 머리가 말짱한 상태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야했다.

 

"...형 오빠....."



차갑다... 차가워....항상 나를 따듯하게 품어주던 태형오빠의 몸이 차갑게 변하고 있다... 안돼...



"태형오빠... 정신 좀 차려 봐요... 눈 좀 떠봐요..."

아무리 태형 오빠의 몸을 흔들어보아도 태형오빠의 몸은 움직임이 없다태형의 머리에서 끊임없이 붉은 색 피만 쏟아져 나올 뿐이었다숨을 쉬고 있긴 하지만 점점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있다이대로 두면... 태형오빠는...

'앞으로 네가 위험해지는 일이 많을 거야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해서 슬픈 일도 많을 거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는 일도 많이 생길거야그렇지만 그럴 때마다 네 곁에서 널 지켜주고 믿어주는 소중한 사람이 되도록 할게그러니까..'




태형이 예쁜 눈웃음을 지으면서 나를 본다.




'같이가자이쁜아.'

안 돼... 태형오빠가 죽게 놔둘 수 없어... 내가 초이스라는 사실을 알고 이 학교에 들어오는 걸 두려워했을 때.. 그런 나를 따듯하게 웃으면서 맞아줬던 사람... 태형오빠였잖아... 그런 오빠가 죽게 놔둘 순 없잖아... 살리고 싶다.. 살리고 말거야... 행여 그걸로 인해서 내가 상처 입을지라도.. 태형을 살리고 싶다고 간절하게 생각했다그 생각과 함께 새하얀 빛이 나더니 내 손에는 투명한 유리병 하나가 쥐어져있었다.

"이게... 뭐지..?"

그 유리병을 보자 순간적으로 이 유리병에 내 무효화 호르몬을 담아서 태형에게 먹이게 되면 태형의 상태를 낫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호르몬 물약을 만든다는 건 내 생명을 소모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이걸 통해서 내 생명을 태형오빠에게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물약을 만드는 방법도 모르면서 무작정 유리병을 두 손으로 꼬옥 잡고 끊임없이 생각했다태형오빠를 살리고 싶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생명의 불빛이 약해지더라도.. 내가 도울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태형을 살리게 해달라고.. 모든 신경을 그 유리병에 쏟아 부었을 때 다시 한 번 새하얀 빛과 함께 유리병에 투명한 액체가 담겨졌다됐다... 이제 이걸 태형 오빠한테 먹이면...



"오빠... 좀 마셔 봐요... 이걸 마시면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




물약을 태형의 입에 넣어주지만 태형은 그 물약을 삼키지 못하고 밖으로 흘려 내보내 버린다안 돼.. 이대로는... 태형오빠에게 물약을 먹여야한다는 생각으로 유리병에 담긴 액체를 내 입에 머금었다그리고 망설임 없이 태형에게 다가가 내 입을 통해 태형의 입 안으로 물약을 넘기게 해주자 그제야 물약을 조금이나마 넘기는 태형물약을 삼킨 태형의 눈꺼풀이 살짝 움찔거리는 듯 하더니 태형이 눈을 뜬다.

"ㅇㅇ..?"

태형이 눈을 뜨고 그 맑은 눈동자로 나를 봐주는 순간.

"고마워요....살아 있어줘서.. 정말로.. 고마......"

태형에게 무작정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던 것 같다그리고 그대로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ㅇㅇ!ㅇㅇ!정신차..."




자신의 품 안에 쓰러지듯 안기는 ㅇㅇ을 놀란 눈으로 보며 ㅇㅇ을 깨우려던 태형이 쌔근쌔근 소리를 내며 잠든 ㅇㅇ의 모습을 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태형의 손은 조금 전 붉은 피가 쏟아졌던 자신의 머리 쪽으로 향한다분명히 상처가 났었는데... 지금은 어떤 고통도 상처도 남아있지 않다태형의 시선이 자신의 옆에 널브러져 있는 유리병으로 향한다.




"ㅇㅇ이가.. 날 살린 건가..?"




희미하긴 하지만 ㅇㅇ이의 입술의 온기가 태형의 입술 위에 남아있다자신의 입술을 두어 번 만지작대던 태형이 자신의 품에 안겨 잠든 ㅇㅇ의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ㅇㅇ을 소중한 것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본다.



"나를... 난폭하게 만드는 건.. 너야내가 너를 더 좋아할 수밖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건.. 다 너 때문이라고..그러니까... 난 절대.. 널 놓지 않을 거야.."

ㅇㅇ을 자신의 품에 감싸 안는 태형의 날카로운 시선이 교실 한 편에 쓰러져 있는 정국에게로 향한다.

   

 

초이스 반으로 쉼 없이 달려온 지민이 초이스 반문을 열고 들어서려다가 교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태형과 ㅇㅇ의 모습에 행동을 멈춘다태형의 입술에 스스로 입을 맞추는 ㅇㅇ의 모습이 지민의 눈동자에 가득 담긴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지민의 순한 눈동자가 충격에 잠긴다.



"...아니야... 아니야.."




지민이 더 이상 그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는 듯 뒤돌아서서 교실을 지나쳐 계속해서 복도를 걸어 나간다.

"그럴 리가.. 없는데.. ㅇㅇ이가 분명히.. 나랑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준다고.. 그랬는데..."

같이 손잡고 걷고..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안고.. 같이 입 맞추는 거.. 같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 ... 내가 하고 싶은 거.. ... 같이 해주겠다고 그랬는데... "

 지민이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숨이 막힌다는 듯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 뭔 진 몰라도... 이거....너무 아프다....진짜.. 숨도 못 쉴 만큼....너무 아파..."



지민의 눈에서 뚝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져 내린다.

"나도 많이 아픈데... 나도 죽을 것 같은데....이대로 죽어버리면...그러면..."



그 때는... 네가 날 봐줄까...?네가....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라도.. 날 봐줄까...?날 동정해도 좋아.. 날 좋아하지 않아도 좋아.. 그러니까...

"날 좀 봐줘....ㅇㅇ....."




지민의 슬픈 목소리는 오늘도 그의 모습처럼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허공으로 흩날려 사라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