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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가 영화관을 떠나 뒤에 나는 영화를 보지 않았다. 티켓값이
아까웠지만 이 기분으로는 영화를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정국이 가고 난 뒤에 몇 분을 주저앉아있다가 일어나서 영화관을 나가서 집을 향해 갔다. 집을 향해 가면서도 머릿속에는 정국과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계속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했다. 계속 생각하다 한 번 톡을 보내보기로 했다.

"허.. 어이없어."
"그냥 내가 화를 내야 넌 사과를 하는구나"
미리 보기 창으로 톡 내용을 확인한 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고 이런 정국에 태도에 정이 더 떨어질 뿐이다. 연 끊자고 하니까 맨날 날 누나라고 부르다가 선배로 바뀌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영화
보러 가지 말걸 그랬다. 괜히 가서 싸울 줄 알았으면 그냥 안 가는 게 더 나았다. 계속 정국에 대한 분노를 열심히 생각하며 키우던 도중에 갑자기 누가 문들 똑똑- 하고 문을 두드렸다. 문으로 가서 "누구세요?" 하고 말하니 들리는 정국이 "누나 저예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나는 "집은 왜 찾아와? 연 끊자는 말 못 봤니?" 하고 말했다. 정국은 봤다고 말을 했고 나는 변함없으니까 너네 집으로 가라고 했다.
"누나 제가 잘못했어요.."
"아니 네가 잘못했다고 해도 소용없다는 거 알잖아."
"난 내가 한 말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책임진다는 거."
" 그 정도는 알고 있을 거잖아."
"이렇게 하더라도 오해는 풀어야죠, 누나."
"그래.. 풀어야지.. 근데 그 기회를 날려 먹은 건 너잖아."
" 나는 풀려고 톡 보냈는데 넌 그거 뻥 차버렸잖아."
"그래놓고 '오해는 풀어야죠'가 나오니?"
"... 아.. 그.."
"이제 너네 집으로 가라."
"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정국은 자기 집으로 갔던 것 같다. 정국이가 가고 난 뒤에 지잉- 하며 폰이 울리더니 톡이 왔다. 톡을 보낸 사람은 정국이었다. 엄청 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긴 톡이었다.

나도 미안하다며 카톡을 보냈고 우리는 그렇게 싸운 지 몇 시간 만에 화해를 했다. 아마도 친해서가 아닌 오랫동안 봐서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의 미안함에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사실대로 얘기할 수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 2022.01.23 43위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