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온 양아치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

11

11








"교무실 저기." 

나는 박지민의 물음에 저 멀리 있는 교무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박지민은 고맙단 인사 한 마디 없이 내가 가리켰던 교무실로 들어갔고, 나는 어이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짓고는 '저 싸가지 없는 새끼..'를 말하고는 내가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맞다. 저 새끼 양아치였지, 참.' 순간적으로 박지민이 양아치인 것을 까먹었었다. 이런 것을까먹는 나 자신도 참 한심하다. 

"저 형 오늘 왜 저러래요?" 

"내가 어떻게 알겠니.." 

잠시 후, 교무실에 나온 박지민이 내 옆에 있던 정국이를 보고는 달려와서 정국이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반가움을 표현하며 인사를 건넸다. 정국은 그에 맞게 반갑게 인사를 받았다. 

"오랜만이네, 정국아." 

"우리 안 본지 얼마 안 됐잖아요 ㅋㅋㅋ."
"일주일 전에도 봤는데요, 뭘." 

"그렇지만 반가운 게 있는 거 아니겠니?"
"그렇게 말하면 형은 서운하다.." 

정국은 뭔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 생각난 듯 핑거 스냅을 치곤 날 쳐다봤다. 그리고는 나의 팔을 잡아 나를 자신의 옆으로 데려갔다. 
아무래도 이 구도는 날 박지민에게 소개하려는 구도 같다. 그 다음에 이어질 정국의 행동은 내 예상과는 다르지 않았다. 

"음.. 아! 맞다. 형 여기 있는 누나 모르지?" 

"음? 아는데? 이채원이 안 말했어?" 

"엥, 아는 사람이었어요?"
"저번에 누나가 친해지기 싫다고 하길래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죠." 

"야, 전정국..! 그걸 왜 말해..!" 

순간 정국이가 하는 말을 듣고는 잠시 박지민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내 후- 하고 숨을 내뱉은 뒤에 표정을 풀고는 나를 스윽- 쳐다봤고 나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내 고개가 내려가는 것을 본 정국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래, 뭐 친해지고 싶지 않다는 이유는 알 것 같다."
photo
"근데 어쩌나? 나 너랑 같은 반인데."
"앞으로 좀 많이 보겠네, 너랑 나랑 둘이서 말이야."

얘가 전학을 와서 내 평범했던 고등학교 생활이 이제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다. 나쁜 것은 엄청 나쁜 거고, 좋은 건 엄청 좋은 거란 걸 말이다. 


photo


점심시간이 된 후, 나는 여느 때처럼 정국이를 만나러 찾아갔다. 근데 멀리서 보니 정국인 누구와 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옆 사람을 보니까 왠지 익숙했다. 그래서 자세히 보니 박지민이었다. 둘이서 뭔 얘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최대한 들키지 않고 얘기가 다  들리는 가까운 자리로 가서 그 둘이 하는 얘기를 들었다.

"형, 도대체 채원 누나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예요?"
"둘이 사는 동네 완전 반대 아니었어요?"

"그렇지? 내가 저번에 1년 동안 너랑 연락 안 됐었잖아?"
"그때 거기로 전학 가서 졸업하다 보니 아는 사이가 됐지?"

정국이는 박지민의 대답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이는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있어나 보다. 저번에 정국이가 어디 동에 살고 있냐고 물었을 때 답한 걸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누나, 누나는 어디 동에서 살아요?"

"나? 지사동에 살지?"

"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와요? 안 힘들어요?"

"이젠 익숙해서 괜찮아."

예전에 이런 대화를 나눴었는데 내가 말했던 지사동을 기억하고 있나 보다. 이게 몇 년 전 대화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초등학생 때이니 아마도 저 대화를 한 지 7년은 넘지 않았을까 싶다. 이걸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정국이의 기억력이 진짜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와.. 대화한 지 7년 넘게 지난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대단하네..'

"형,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데요. 채원 누나 괴롭히지 마요."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나 아무 짓도 안 했거든?"

"지금은 아무 짓도 안 했지만 과거엔 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요."
"채원 누나가 친해지기 싫다고 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예요."
"첫 번째, 양아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두 번째, 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해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채원이 나랑 친해지고 싶지 않은 이유가 두 번째다?"
"이 말인 거지?"

"네, 첫 번째가 아닌 이유는, 저 양아치인 거 형도 아시죠?"
"양아치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는데 나랑 같이 놀고 있다?"
"말이 안 되는 소리잖아요."

"아니지. 네가 양아치인 걸 몰랐다면 또 상황이 달라지지?"
"안 그래, 채원아?"
photo
"거기 있는 거 다 아니까 이제 그만 나오시지?"
 









➕구독자 25명!



photo

➕➕ 2022.02.04 65위 감사합니다💕
photo
➕➕➕ 2022.02.07 60위 감사합니다💕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