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이 왕따를 사랑하는 방법

11.



* 본 글은 창작으로부터 나온 허위 사실임을 알립니다. *

* 욕설이 나오니 주의해 주세요. *



반으로 들어오니 언제 다 일어난 것인지 나를 보고선 해맑게 인사를 하였다. 다만 승관이만 표정이 좋지 않았고 나를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바로 자리에 엎드려 버렸다.

" 부승관 왜 그래? "

" 뭔 일 있었어 여주야? "

" 어..? 그, 글쎄.. "

나는 아까 있었던 일을 애들한테 말할 수는 없었기에 대충 둘러대며 문제집으로 시선을 돌렸다.

승관이는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고개 한번 들지 않았고 애들도 그런 승관이가 이상한 건지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내가 잠깐씩 어깨를 두드리거나 말을 걸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한 글자뿐이었다.

" 점심.. 안 먹어? 오늘 되게 맛있는 날인데... "

" 너네끼리 먹어, 입맛 없어서. "

" ... 내가 매점에서 뭐라도 사 올게. "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반을 나왔고 내가 혼자 나오니 승관이는 안 먹냐며 애들이 모두 의아해 하였다. 나는 매점에서 뭐라도 사 오자며 급식실로 향하였고 승관이의 걱정도 잠시 고기에 눈이 크게 떠졌다.

그렇게 밥을 다 먹은 뒤 우리는 매점으로 향하였고 나는 승관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몇 개 산뒤 다시 반으로 향하였다.

" 뭐야, 얘 어디 갔어? "

" 뭐야? "

하지만 반으로 해맑게 들어온 나와는 달리 반은 너무 썰렁하였고 승관이는 어디 간 것인지 자리에 있지 않았다. 가방이나 물건들이 죄다 사라져 있었고 나는 바로 집에 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 집에.. 간 것 같은데? "

" 집? "

" 맞네, 가방 없어. "

나와 애들 모두 당황하기 짝이 없었고 나는 곧바로 승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얼마 가지 않아 그는 전화를 받았고 나는 다급하게 승관이의 이름을 불렀다.

" 어디야? "

- 나 조퇴했어.

" 조퇴..? "

- 몸이.. 좀 안 좋아서. 혼자는 위험하니까 전원우한테 꼭 데려다 달라고 해.

" 승관ㅇ, "

아프다는 말에 정말로 그의 목소리는 좋아 보이지 않았고 나는 그가 걱정되었다. 끊긴 전화를 붙잡고 멍하니 있으니 애들은 무슨 일이냐 물었고 나는 급하게 가방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 승관이 아프대, 내가 가볼 테니까 학교 끝나면 와. "

" 지금..? 같이 가. "

" 아니야, 한 번에 조퇴 많이 하면 안 돼. 내가 연락할게. "

나는 같이 가자는 애들을 막은 뒤 교무실에 들러 조퇴증을 받은 뒤 학교를 나왔다. 이 시간대에 나오는 건 처음이라 아무도 없는 이 길이 낯설었고 텅 빈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을 나왔다. 그 순간 누군가가 내 앞을 막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저절로 뒷걸음질이 쳐졌다.

" 안녕-, 우리 구면이지? "

" ... ... "

" 겁먹지 마 ㅋㅋ, 그냥 조용히 같이 가자. "

어제 애들과 싸우고 있던 애들이 내 주위를 막아섰고 얼굴에는 어제의 상처들이 곳곳에 있었다. 결국 나는 도망가지도 못하고 그들에게 끌려갔고 애들한테 배운 싸움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학교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골목길로 들어가니 버려진 가구들이 여러 개 있었고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아 눈에 전혀 띄지 않았다. 나를 바닥으로 밀치더니 자신들은 가구 위에 앉았고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 거기서 잠깐만 그러고 있자~? "

이미 무릎은 까질 대로 다 까졌고 먼지가 들어와 따끔거리고 있었다. 담배를 주머니에서 꺼내더니 익숙하게 불을 붙였고 평소 담배 냄새라면 질색을 하는 나는 기침이 절로 났다.

" 걔들은 이딴 애가 뭐가 좋다고. "

" 예쁘긴 하잖아. "

" 그래, 얼굴은 볼 맛 하겠네. "

치맛자락을 한 손으로 꼭 붙잡았고 나는 그들 모르게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핸드폰을 꺼내고 싶었지만 티가 날것 같았고 어떡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내 앞에 있던 애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 뭐 하냐? "

" ... 그, "

" 연락하게? 누구한테? "

" 걔들한테는 내가 했으니까 좀만 기다려~. "

나는 내 핸드폰을 가져가려 하길래 순간 애들한테 배운 호신술을 사용하였다. 팔목을 꺾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내 핸드폰을 가져오자 자신이 당한 게 분한 것인지 욕설을 내뱉었다.

" 아 시발!"

" 야-, 너 싸움 좀 한다? 그럼 이것도 막아보지. "

짝.

그는 말을 끝내자마자 내 뺨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내리쳤고 나는 힘에 밀려 바닥으로 넘어졌다. 손바닥과 다리가 남아나질 않았고 아파할 새도 없이 나는 다시 머리채가 잡혀 고개가 들려졌다.

" 아, 걔들이 보는 앞에서 때리려 했는데 이게 뭐야. "

" 그 손 안 놓냐 시발. "

나는 나에게 날라오는 손을 보고 눈을 질끈 감았을 때 저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떴을 때 승관이가 내 앞에 있던 남자 애를 발로 차버렸고 내 상태를 살폈다.

" 괜찮아? "

" 응... 근데 너 아픈 거 아니였, "

" 일단 빨리 일어나. "

나는 아까 와는 다르게 너무 멀쩡해 보이는 승관이의 모습에 의아하였지만 나를 급하게 일으킨 승관이는 나를 자신 뒤에 숨겼다.

" 아니 쟤가 뭐 네 여친이라도 돼? 뭘 그렇게 아껴. "

" 닥치고 싸울 거면 싸워. "

승관이의 말을 끝으로 싸움은 시작되었고 3 대 1로 승관이의 수가 밀렸지만 너무나 쉽게 승관이가 이겨버렸다.

" 그냥 좀 닥치고 살아. "

입가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쓸어내린 승관이는 나를 데리고 그 골목을 빠져나왔고 내가 사는 아파트에 들어오더니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 가. "

" 잠시만 들어왔다 가, 어차피 지금 집에 아무도 없어. "

" .. 돼, 됐어. "

" 가자. "

나는 승관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끌고 왔고 소파에 앉힌 뒤 구급상자를 찾았다. 그렇게 그의 옆에 앉아 나는 그의 얼굴과 손등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 너 치료해 주는 것만 해도 3번째네, 그것도 이틀 연속으로.. "

" ... 미안. "

" 아니 미안할 것까진, "

" 우리 때문에 이런 일 생긴 거 미안해. "

" 나는 괜찮은데 ㅎㅎ. "

" 괜찮긴, 너 몸에 상처 나 보고 말해. "

아, 너무 익숙해졌나.

까진 살들에도 아픔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내 손에 들린 약을 가져가더니 승관이는 무릎을 구부려 내 다리와 팔에 있는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 근데 나 이제 진짜 궁금하네. "

" 뭐가? "

" 도대체 왜.. 싸운 거야? "

" ... 걔들이 너 욕하길래. "

" 나? "

" 소문이 옆 학교까지 나있었나 봐, 지나가다가 들었는데 화나서 때렸어. "

나는 이틀이나 앙숙인 그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고 나 때문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예전이라면 많이 힘들었겠지만 이제는 그들이 있었기에 나는 소문 따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 고마워, 근데 이제는 안 그래도 돼. "

" 왜? "

" 나 별로 신경 안 써, 나한테는 너희가 있잖아. "

" 그걸 어떻게 신경 안 써?! 네가 듣고 혼자 상처받으면 어떡하려고. 그럼 걱정되는데, "

" .. 걱정했어? "

신경 안 쓴다는 내 말에 갑자기 승관이는 화를 냈고 잠시 당황했지만 걱정이라는 말에 웃음을 지었다.

" 뭐, 다 걱정하지.. "

" ... 너 나 좋아하지. "

" .. 어? 아니, "

" 오빠가 말해줬어, 네가 나 좋아하는 거 같다고. "

솔직히 나만 보면 잘 해주고 가까이 다가가면 얼굴도 빨개지고 눈도 잘 못 마주치는데 이걸 눈치 못 채는 게 더 이상할 판이었다. 나는 당황한 승관이의 표정에 웃음을 터뜨렸고 저번에 오빠가 나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승관이랑 잘 해봐, 좋은 애니까. 너 진짜 많이 좋아하는 거 같더라. "

" 아니야? "

" 사귀자. "

" 어..? "

갑자기 사귀자는 말을 하는 승관이에 당황하였고 자신도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지 당황한 것 같았다.

" 아, 그.. "

" 푸흐-. "

" 이왕 이렇게 된 거 다 말할게. 솔직히 아까 교무실에서 쌤이랑 하는 말 다 들었어. 듣고 생각 많이 해봤는데 나 너 진짜 많이 좋아하더라, 포기가 안돼. "

" ... ... "

" 너한테 안 어울리는 남자라도 내가 어울리도록 노력할게, 나랑 사귀자 여주야. "

평소와는 다르게 진중한 승관이의 모습에 저절로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짧게 닿았다 떨어지자 승관이의 눈은 동그래졌고 나는 괜히 열이 오른 볼을 식히며 구급상자를 정리하였다.

" 사랑해, 홍여주. "

" .. 나도. "

" 근데 애들은? "

" 아, 걔들 조퇴 못했대. "

" 조퇴를? 왜? "

" 두 명이나 벌써 했는데 안되겠지. "

" 아... "

" 근데 지금 딴 남자 걱정하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