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질구질하게 헤어지는 방법

Ep.14 [심퉁] 그 남자 이야기

*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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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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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되게 황당하네...? 


내가 뭐 잘못한 거임..?



내가 어이가 없어서..


 

미국에 같이 가려고 비행기표를 알아보니까,

태주가 짜증내며 들어가더니


딸깍?


문을 잠궈버렸다.


아니 내가 응원해주겠다는데...


관심을 안가져도 문제, 

가져도 문제니 어쩌라는 거냐고...;;;;




.    .    .



태주는 처음 디 엔젤리나의 임원진 즉 엔지의 가족 및 친척들을 만나러 갈때 엄청 떨었다. 


주차하고 태주가 내리려는데 손끝이 덜덜덜 떨려서 재빨리 반대쪽으로 달려가서 문을 열어주고 에스코트를 해줬다. 오랜만이라 떨리는 걸까..?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이라서 떨려하는 걸까..?


사무실은 단층 주택집처럼 생겼지만, 입구에 "안젤리나" 라는 간판이 보여서 사무실이겠거니 싶었다. 입구에 들어사니 커다란 로비가 있었고, 비서가 우리를 맞이했다. 그녀가 태주가 왔다고 알리자, 들어오라는 대답이 스피커폰으로 흘러나왔다. 태주가 들어가는 문틈으로 딱딱한 표정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고는 탁, 하고 문이 닫혔다. 태주 못지않게 나도 살짝 긴장이 되었는디, 곧 문밖으로 태주의 유창한 영어가 들리자 왠지모르기 안심이 되었다.




"얘들아, 너네 엄마 영어 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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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 이쁜 내 새꾸들 ...

투어끝나고 아이들과 여유있게 다너서 기분 좋음.. ㅎㅎ


내가 뿌듯한 표정으로 아이들에게 묻자 담이가 고개를 끄덕였고 원이는




"엄마 원래 영어 잘했어" 




라며 뭔가 새초롬하게 대답했다. 원이의 말투 뒤에는 영어 쯤이야, 우리 엄만 다른 것도 다 잘해, 하는 자존심이 두둥! 느껴졌다. 우리 막내가 평소에 엄마부심이 있구나.. 싶었다.


우리는 응접실처럼 꾸며진 로비 소파에 앉아 태주를 기다리며, 엄마가 일하게되면 어떤 것이 달라질지, 엄마를 어떻게 응원할지 등등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


잠시 뒤 태주가 나올때 뒤에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어있었다. 


느낌이 좋은데..? 

우리 태주 면접 잘 보고 나왔구나..



주가 차에 타고 나서어 나는 살짝 물어봤다. 




"그래서 어땠어..?"




"응, 


 가족기업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나름의 엄격한 위계도 있었어..


 그리고 한편으로는

 애들도 그렇고, 이래저래 많이 배려해주실 것 같아. 

 

 맞다  나 말이야, 내 팀원들도 있어.. ㅎㅎ

 아 너무 신기해... 한국 아닌건 약간 아쉽지만,

 내가 있고 싶었던 조건들이 맞춰져있고...


 너무 좋아."



태주의 기대하는 모습이, 얼마나 이쁘던지...요즘 생기를 되찾은 태주를 보니 그동안 결혼하고 태주가 조금은 불행했던 것 같아서 마음 한켠이 쓰렸다. 함께 행복하게 지내려고 정식으로 같이 살자 한 건데... 아이들 을 낳고 기르는 것부터 불규칙하기 바쁜 나까지.. 어쩔수 없지만 힘들 었던 건 사실이니까... 앞으로 태주가 최대한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한국에 가면 태주와 진하게 안아주고 싶어.. 최대한 많이사랑하고 아껴주고 싶다..... ㅎㅎㅎ



.    .    .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한국에 오자마자부터 태주는 일하는 방에서 나오질 않았다. 일하는 방은 원래 집에서 내 작업실이었는데, 태주가 그 방을 자신의 일하는 사무 공간으로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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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큰맘 먹고 나의 골든클로젯의 문을 열어줬는데....왠지 방에 태주를 빼앗겼어.. ㅜㅠ


아, 진짜... 이게 뭐지..???

진한 시간은 커녕 마주볼 시간도 없는 것 같은데..?


특히나 시차에 맞춰 미팅을 하다보니 꼭 저녁시간 혹은 이른 아침에 미팅이 있어서 아이들 보내고 픽업하고 내가 신경써야만 했다. 뭐 아무래도 애들 보는 거야 괜찮은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연애 때부터 태주는 약간 워커홀릭(일중독자)처럼 일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도 뭐.. 그대로구나... 그래, 태주의 변하지 않는 모습은 좋아, 그런데 왜 자꾸 태주를 빼앗긴 기분이 드는 걸까...?


짬이 있을 까 해서 문을 열면 미팅하던 태주가 째려보며,

얼른 나가라는 듯 내 용건은 듣지도 않고, "No, 정국 no..." 고개를 흔들곤 했다. 내가 너무 문을 열어봤나.. 아주 애취급하네..(태주는 일하면서 영어를 많이 쓰더니 요즘 일상에서 영어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



이거 마치 내가 예전에 밤에게 "밤이 안되..!" 하며 고개를 흔들던 딱 그 모습인데.. 태주가 고개를 흔들면 얼른 풀죽은 강아지 처럼 문을 닫고 나와야한다.  



그러다가 문득 태주에게 내가 도와줄만한 일이 생겼었다. 제이콥이 한국에 온다나..? 거기다 남녀 둘이 밥먹는다니 말이 되??? 태주도 도와줄 겸 같이 가자고 했다. 


제이콥도 태주도 둘다 어색할테니, 태주 파트너로 내가 가듯 제이콥과 친한 호비형도 부르면 어떨까 했는데, 호비형이 흔쾌히 초대에 응해줬다. 


태주는 내 마누라니까 내가 갈 명분도 있고 괜찮다고 생각했다. 난 태주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마음이니까... 


그리고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ㅎㅎ  제이콥은 즐거웠다며 잘 논티가 팍팍났고, 호비형도 나도 태주도 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태주야, 오늘 어땠어..?"



"아니 머... 재미는 있었는데.."



뭐가 그리고 잘못된 걸까...? 태주의 기분이 아주 유쾌해보이진 않았다. 또 태주가 뭔가를 얘기를 안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 약간 불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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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날, 호비형이랑 나랑 장난이 과하긴 했어...

그래도 제이콥은 좋아했다구우...




.    .    .




그 후 나는 태주의 운전기사를 자처하게 되었다.  


공장은 집에서 운전해서 한시간 반 거리... 우리나라에서는 꽤 먼 거리였다.  그리고 태주가 갈수록 일만해서 단둘이 보낼 시간이 너무 없어지고 있어서, 나에게는 운전사를 자처하는 것이 태주도 도와주고 시간도 보낼 수 있는 일거양득의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열심히 태주를 차에 싣고 날랐다. 시간이 안맞으면 어쩌나했는데 태주가 그럭저럭 스케쥴도 맞춰주었다. 물론 나도 운동시간이나 노래 작업시간을 저녁으로 많이 미루긴 했지만... 


운전할 때 태주랑 손잡고 가면 기분이 너무 좋단 말이지... 태주도 옆에서 자제 물품 체크도 하고 볼 일을 보는데 그 모습이 엄청 프로페셔널해보여서 또 너무 좋다. 


확실히 아내 혹은 주부 버전의 태주와 디자이너 버전의 태주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디자이너 버전일 때는 연애 직전이 봤던 약간 차날선 옆모습과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생각할때의 날카로운 눈빛이 정말 너무 좋다. 


나는 뭔가 프로페셔널한 여자가 나의 이상형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상형을 제대로 만난 것은 맞는 듯 하다. 작은 몸집에 귀여운 얼굴이지만, 딱 자기 일할 땐 날카롭고 차가운 모습...  태주의 열정 가득한 에너지는 나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묘하게.... 나한테 차가워지는 것 같아 맘에 걸리기 시작했다. 



.    .    .


그리고... 


어제... 내가 미국을 따라가겠다는데, 일정을 안 알러줘서 억지로 알려달라고 떼를 좀 썼다. 살짝 태주에게 매달리자 태주가 항복을 외치고는 일정을 알려줬다. 그러고는 갑 태주가 방문을 잠그고 들어가버렸다. 


아니... 첫 근무 실수하지 말라고...

차에서 할일 체크할 수 있게 운전기사 해주고 애썼는데,


갈수록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서 어떻게 더 도와줘야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주가 문 잠그고 들어간 동안 비행기표 예약하고,

어머니께도 전화드러놨다.


돌아오는 표는 ... 어떻게 하지...?



아, 아까 태주가 준 출장 이메일을 보자..


영어는 어려우니까 번역기를 살짝..  ㅎㅎㅎ

음음.. 좋았어... 돌아오는 비행기는 일반석 자리도 있네.. ㅎㅎ



내가 같이 가면 눈에 좀 띄긴 하겠지만, 없는 것 보단 났겠지..?? 아니면 돌아올 때는 태주 비행기표를 비지니스로 업그레이드 해달라고 해볼까?



후후후후... 서프라이즈 해야지...!!


너는 심퉁을 부려라.. 나는 그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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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비행기 예약을 끝내는 마우스 소리)

아 다했다.  ㅎㅎㅎ




심퉁이라는 표현은 방언이자 

강조하려고 썼어요 ㅋㅋ

오타 아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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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예고..


배경음악 - Bad Decision


여기까지 따라온 것이 잘 한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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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호텔에서 자다 깼음..





그나저나....


여러부우우운!!!


제가 11월에 중요한 셤이 있어서..


잠시 휴재를 해야할 듯 합니다....



12월 초순에 돌아오겠습니다. 

그동안 건강하시고!!! 기다려주실꺼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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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기다려줘잉~~~




2022년 9월 26일

지진정 드림.




그때 뵈어요:) See you t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