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Ep. 3. 그남자 이야기.
태주는 한참 말이 없었다.
"내 잘못은 아니라면서 그럼 나랑 왜 떨어져 있었던 건데..?"
진짜 되게 억울해지려고 하네.....
솔직히 너무 한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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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결혼을 약속했을 땐 몸만 같이 살 뿐,
연애의 연장선으로
서로 바쁘게 일하며 틈틈히 만나게 될 것 같았는데,
막상 결혼하면서 네가 직장을 그만두고 나니까
난 사실 너무 좋았어.
집에 오면 니가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네가 있는 그런 순간이
나는 너무 좋았던 것 같아.
그래서 말하자면 나도 집에 있는 너에게 길들여져갔지..

처음 직장 다닌다고 했을 때,
그 역시 니가 숙고한 결정이였으니까
나는 존중해주고 싶었어.
하지만 밤늦은 시간 까지 기다리던 네가
어느 순간 자고 있고,
아침에 늦잠을 잤을 때 비어있는 침대 옆자리는
무척 허전하더라..
처음 연애할 땐 정말 한달에 한두번 봤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내가 너에게 바라는게 많아진 것 같기는 해
그리고...
네가 없는 2주..
정확히는 주말을 제외하고 열흘 남짓이었지만,
아이들을 보는 일은 얼마나 힘든 지...
아이들은 엄마를 얼마나 찾는 지..
네 빈자리가 너무 많이 느껴졌어.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께 매일 와달라고 부탁드리는데도
집안일은 넘쳐나고,
애들은 정말 손이 많이 가더라..
그래서 갑자기 네가
날 버리고 간 것 같아 속상하다가 화도 났었는데,
얼굴 보니까..
다시 또 그 마음들이 눈이 녹듯이 사라져.
그냥 다시 형들이랑 있으면서 생긴 시시콜콜한 이야기하면
니가 들어주고...
너를 안고 자던..
그런 순간으로 일단 돌아가면 안될까...?
화도 나지만...
일단 내가 참을께..
난 니가 필요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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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한참을 생각하는 듯 하더니 내 말에 대답했다.
"맞아 니 탓은 아니야.. 내가 감당해야하는 일이지..."
너는 또 본질을 이야기하지 않고 피하려고 한다...
나를 자꾸 밀어내려고 하는 것 같아서
이젠 약간 승질나네..
"너는 니가 감당해야한다고 하지만,
그게 말이 되? 나도 결국은 감당해야하는 거잖아.
우리는 부부잖아, 같이 의논해야지..
속시원하게 이야기해봐.."
왠지 태주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급한 마음에 다가가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예전에도 너는 속시원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았지.
이태주 너 결혼 전엔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
너의 줏대를 가지고 멋있게 일하던 사람이었잖아.
왜 얘기를 안 해주는 건데..
"그냥 편하게 이야기해주면 안되...?
괜찮으니까 이유나 좀 알고 힘들자..응?"
나는 뒤에서 조용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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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다음 에피는 그 여자/그 남자로만 구성했어요
(좀 짧죠...?
두 사람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질 때가
다가오고 있어서 그래요 ....)
그럼 바로 다음 씬으로 넘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