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허황된 망상입니다. 현실과 혼돈하지 마시길..
*Ep.6은 이후 이야기가 없습니다.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Ep.7 [통화] 그 여자 이야기
"여보세요?"
"어, 저기.. 태주야 별일 없지..?"
뭐라고 말하지..?
정국이 전화는 받았는데,
솔직하게 이야기할까 말까 또 망설여졌다.
"어... 그냥 별일 없는데..."
"저기.. 누나,
포털메인에 오늘 우리 나갔던 거..
사진 걸린 것 같던데...
혹시 보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고..
괜히 댓글같은 거 찾아보지마, 알았지..?
그런 거 보면 진짜 정신건강에 안좋아.."
아, 정국이도 봤구나..
뭔가 안심이 된다.
나만 알고 있으면, 내가 혼자 짊어져야할 것 같았거든..
"사실, 그거 봤어..
일부러 보려고 한 건 아닌데,
메인에 걸려있어서..."
"어? 진짜..?
더 보지마.. 알았어..?
이번에는 형들이랑,
어떻게 대처할지 의논 좀 해보려고..."
"그리고..."
"..?"
"그.. 댓글도 찾아봤어...
그 언론사에서 우리 쫒아다니면서
동영상도 찍었더라..
그냥 찾아보지 말고,
너한테 먼저 연락해볼껄.. "
"아이고.. "
내 말에 정국이는 잠깐 침묵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뭣하려 그랬어..
너무 신경쓰지마..
거기 별로 좋은 이야기 없었을 것 같은데.. 에휴"
"그렇게..."
기사를 보는 순간 너무 열도 받고.. 놀라기도 하고...
순식간에 찾아봤지.. 손이 자동으로 막 움직이더라...
"운동 끝나고 들어갈께~
더이상 뭐 찾아보지 말고..
그냥 얼른 자~~ 알았지..?"
결국 정국이는 운동을 하고 오려나보다..
나한테 얼른 자라고는 했지만,
당연히,
잠이 올리가 없잖아...??!
새창으로 띄워놓은 인터넷 창 앞에서
나는 가만히 방금 정국이와 한 통화를 되뇌여보았다.
그래서.. 형들이랑 어떤 대책 세운다고..?
그런 게 있기나 할까..?
나에게 지금 이순간이 얼마나 두려웠는지
너는 모르는 것 같아.
그냥 내가 눈을 감고 있어야하나...?
그냥 다 참으면 되..?
.
.
.
포털 메인을 보다가 웹툰이며, 정치권 기사며..
지금 나에게 아무 의미 없는 것들을 돌려보다가 있다보니
어느새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
이상하다.. 벌써 올리가 없는데...??
운동끝나려면 시간이...
...
놀랍게도 정국이었다.

"운동 끝나고 온다면서~~"
현관으로 얼른 나갔더니,
머리가 땀에 푹 젖은 정국이가 보였다.
"지민이형이 빨리 가라고 난리여서
씻지도 못하고 쫒겨났어..ㅎㅎ"
정국이가 나름 해명을 하며 배시시 웃는다.
땀 냄새 날까봐 향수도 대강 뿌린 듯,
정국이에게서는 평소에 뿌리던 향수 냄새와
체취가 한데 어우러진 정국이만의 향이 났다.
"좀 있다 올 줄 알았는데...
일찍 와줘서 고마워~"
정국이에게
매일 루틴 지키면서 운동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기에,
왠지 일찍 온 정국이가 너무 반갑고 고마워서
살짝 허그했다.
"어..? 나 빨리 나오느라 안 씻어서..
쫌 끈적할텐데..?"
"괜찮아.. 나는 네 땀냄새도 좋아.."
...
"근데, 뭐 하고 있었어..?"
정국이는 들어오면서,
문이 열려있던 서재를 살짝 들어다봤다.
불꺼진 서재에는
인터넷 창이 띄워진 모니터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바보야, 보지 말라니깐..
또 뭐보고 있었지..?
이러니까 잠도 못 자지..."

질책하는 말투와는 달리
내 머리를 만지는 손길은 부드럽고 따듯했다.
"아니... 나는 저...
그냥 좀 마음이 복잡해서... 생각 좀 덜어내려고..
그래서 상관 없는 다른 거 좀 봤어."
"난 사실... 이런거에 익숙해서.. 괜찮은데..
너는 아니잖아..
그래서 난 네가 어떨지 너무 걱정되서....."
정국이의 말을 듣자 나는 속으로 약간 벙졌다..
응?? 넌 괜찮다고...?
"그래서... 나만 문제라는 거야..?
정국아, 넌 그래서 이런 상황이 괜찮아?
익숙하면 그만이야..?"
정국이는 내 말에 약간 놀란듯 눈을 껌뻑거렸다.
"태주야, ㅎㅎ
일단 나 좀 씻고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만 있다가 얘기하자~ 응?
나, 진짜 급하게 와서.... ㅎㅎ"
헐... 정국이는 갑자기 얼른 씻어야겠다면서
내 앞에서 겉옷을 훌렁훌렁 벗더니
화장실로 쏙 들어가버린다.
어랍쇼...? 당황하니까, 도망가는 거 보게요?
어이없어하고 있는데,
갑자기 닫혔던 화장실 문이 다시 열리더니
정국이가 얼굴만 빼꼼히 내밀었다.
"아니면, 같이 씻을래..?"

".... 아, 아니 됬거든? =ㅁ=..
나 아까 씻었어.. 양치까지 다 했거든~
얼른 씻고 나와.."
아.. 정국이에게 넘어갈 뻔했다.
이성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좀 있으니까...
캄다운(calm dowm)하고, 밖에서 기다릴테다..
"웅~ 알았어."
정국이가 다시 머리를 쏙 넣고는 화장실 문을 닫았다.
나는 정국이가 나오면 바로 입을 수 있게
샤워가운을 문앞에 갖다놓고,
벗어둔 옷은 빨래통에 갖다 넣고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어두운 거실에 노란 보조 조명만 켜놓고,
문밖으로 조용히 들리는 샤워소리를 들으며
정국이를 기다렸다.
.
.
거실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답답해져갔다.
왠지 결혼 전 상황이 계속 되는 것 같은 이 느낌...
정국이는 아무렇지 않고,
나만 대강 참고 넘어가면 될 것 같은 그런 상황..
너는 원래 이런 일에 노출되어있으니까 손해볼 게 없고,
나만 문제인 거니...?
넌 이제 아이들도 있잖아...
더이상 너 혼자 괜찮다고 하면 안될 것 같은데..
안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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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p.s- 소제목을 쭉 업뎃했어요~~
댓글, 응원, 별점 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