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너 사용법

미친 너 사용법 _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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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너 사용법









16화









딱히 들어야할 수업은 없었지만, 어젯밤 늦게까지 우리 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두 오빠 모두 거실에서 뻗어 자고 있었기에 마지못해 학교에 나왔다. 그래 어제 첫 캔 깔때부터 내가 알아봤어.









중앙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무렵, 내 기분과는 완전 딴 판인
신나는 비트가 내 귀를 강타해왔다. 잠시 내려가던 발을 멈추고선 노래의 행방지가 어딘지부터 찾았다. 댄스연습실에서 나오는 노래였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코 전정국이였다.










분명히 며칠사이에 전정국을 완전히 잊고 지낸 것만 같았는데,
다시 그의 얼굴을 보니 그 전 감정들이 떠올랐다. 아직도 난
널 잊지 못했나보다. 완전히.










문 너머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날 본 것인지 전정국은 이쪽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다들 5분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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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여주 나보러 온거야?"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전정국이 문을 열며 나를 반겼다.
들어오라는 손짓에 거절했지만 어느새 그의 손에 이끌려 들어와있었다.





"아니 뭐.. 그렇다기 보단 그냥 지나가던 길."




"지나가던 길인데 왜그렇게 넋놓고 쳐다봐? 아 내가 너무 멋있었나? ㅋㅋㅋㅋㅋㅋㅋ"






어 보다가 숨막혀 뒤질뻔.






"지금 축제 연습 하는거야?"

"응응,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까 빡쎄게 해야지~"

"아 그렇구나.."

"아 맞다 이여주, 우리 메이크업 해주기로 한 거 안잊었지?"

"어? 내가 언ㅈ.."

"와 이여주 안되겠네. 우리 축제 무대 메이컵 해준다고 나랑
약속했잖아."

"아아.. 맞다 그랬지.."








나랑 전정국이 아웅다웅 하던 사이에 전정국이랑 함께 연습하던 애들이 하나 둘씩 다가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어려보이는 남자애가 와서 꾸벅 인사를 하고선 전정국을 쳐다보며 웅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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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누구누구누구누구?"









전정국은 멋쩍게 웃으며 친한 친구라고 말했다.



"얘가 이번에 우리 무대 메이컵 쌤이야."


"


"헐 안녕하세요 전 18학번 최연준입니다. 잘부탁드려요!"


"아 ㅇ...어!"




"누나 안녕하세요! 저는 20학번 최범규입니다!"





연준이와 범규의 인사를 어색하게 받고 있던 내 옆에 전정국이 털썩 앉으며 물었다.








"학교엔 왜? 수업하고옴?"

"아니.. 우리 집에 뻗어 계신 두 남정네들땜에 피신차 옴."





나한테 인사 했던 연준이와 범규는 어느새 거울앞에 서서
자기들끼리 연습을 하는건지 장난을 치는건지 깔깔거렸다.






"남자 둘? 니네 집에 왜 남자가 있어."

"아 지영언니 남친이랑 태형오빠."

"태형이형? 그때 니랑 같이 잤던?"

"야!"




전정국집에서 맥주를 마시다 내가 김태형과 전화했던 날,
전정국은 분명 우리 집에 김태형이 온다고 했던 그 말을 했을 뿐인데 나 혼자 소리쳤다.




"아 깜짝이야. 아 이여주 고막 테러 하지마라.."


이런 걸 찔린다라고 표현하는 거 맞지..




"걔랑 같이 안잤어! 그딴 소리 하지마."


이런 건 현실부정.




"아 알았다 알았다, 안할게."

"어 그래야지. 아 근데 전정국."

"왜?"

"너 걔 어디서 만났는데?"

"누구? 아 희주?"

"응."

"걔? 클럽."

"그래 클럽이 이성친구 찾기 딱 좋아 그치?"

"딱히? 하룻밤 친구 찾기 좋지."

"그럼 너도 원래 걔랑 그런 친구였어?"

"아니, 난 그런 사람 아닌데."

"아닌 사람이 사귀기도 전에 잠부터 자냐.."

"아니 그런거랑은 좀 다른데. 근데 왜 자꾸 묻는데 그런 건."

"내 맘이야."

"니가 그게 왜 궁금한건데~"

"너 키 큰 여자 좋아해?"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닌듯."

"그럼 난 어떤데?"

"닌 작지."




아니 그거 말고 새꺄..










"... 그래 연습해."

"질문이 왜이리 많은데 이여주~"

"아 몰라 가서 연습이나 하라고!"

"헐 이젠 화까지 낸다 이거가."



전정국은 내 팔을 잡아당기며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렇게 예민한거 보니까.. 이여주 오늘 혹시 그날..?"



난 전정국의 발을 있는 힘껏 내리 찍었다.

"아니거든 그런거!"

"아 이젠 폭력까지 행사하나 이여주!"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전정국한테 할 말은 아니었다.
사귀기도 전에 잠부터 잤냐는 그 질문, 그에 대한 박해.
모두 다 나에게도 해당되는 일이었다.
아 이렇게 생각하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일이라는 게
느껴졌다.




















철컥-







집에 도착해 문을 열자마자 시선을 내려 신발 갯수를 확인했다.
한 켤레, ㄷ..두 켤레, ㅅ..세엣.....시발.





"야 여주야 오늘 너 수업 없지 않았어?"

부엌에서 소리치는 언니다.


"어.. 아니? 있었거든 그것도 엄청 많이..!"







떵떵거리며 신발을 벗고 들어와 부엌으로 시선을 돌렸다.
식탁에 앉아있는 석진오빠랑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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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우동 머글래?"




"... 오빠나 많이 먹어."








그 앞에 앉아있는 김태형도 뒤를 돌아 날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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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 뭐 좀 먹고 돌아다녀 말라가지고."



"... 뭐가! 살쪄서 고민이니까 그딴 소리마."


"밥은 챙겨먹어야지, 니 그 뭐냐 인스턴트나 끊자."






김태형이 마지막 말을 하고선 벌떡 일어섰다.
아씨... 근데 왜 저 옷 속에 가려져있는 맨 몸이 보이는건데..
투시 능력이라도 생긴거냐 이여주.






"아 태형아 너 그날 왜그렇게 일찍 집에 갔어?"


석진오빠가 김태형을 보며 물었다.
아마 김태형이랑 나랑 뭔 일이 있었던 그날을 얘기하는 듯했다.




"언제?"

"그때 애들이랑 술자리~ 일찍 내뺐다며."

"뭘 일찍 내빼, 있을만큼 있다 온건데."

"애들이 밤새 달릴 거라고 벼르구 만났는데 너 혼자 튀었다고 다들 난리던데? 푸흡."

"형은 그 벼르고 만난 자릴 나오질 않아서 더 난리였어.
형은 참 오래 살거같다. 그날 그 자리에서 형 욕 오지게 먹음."

"나야 뭐 그 자릴 안갔어도 우리 지영이랑 할 게 많았으니까~
ㅎㅎ"





석진오빠가 갑자기 먹다말고 지영언니랑 둘만의 하트 시그널을 주고 받으며 히히덕거렸다. 아 꼴사나워 진짜.
근데 그럼 김태형은.. 그 시간에 왔었어두...
어쨌든 나때문에 일찍 오려고 노력은 했었다는건가..
































ㄴ .. ㅁ... 뭔가 짱구때문에 분위기 망치는 것 같아서 
짱구집에 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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