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너 사용법

미친 너 사용법 _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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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너 사용법









17화










실기실에서 졸업작품으로 전시할만한 사진들을 몇 개 고르는 중이다. 한낱 대학생 작품이라 모델들도 일반인 친구들이나
조금 잘생겼다고 소문난 동기들이 다였다.
내가 원하던 대학 생활의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모델 생각을 하다보니, 며칠 전에 전정국 연습실에서 봤던 연준이가 떠올랐다. 키도 좀 많이 컸고 얼굴도 잘생겼던 거로 기억하는데...
나중에 무대 메이크업 해주는 대가로 연준이 연락처나 물어봐야겠다.











띵띵띠딩-







'김태형놈'








김태형이라는 이름이 폰에 뜨자마자,
옳다구나....
아니, 잘생긴 사람을 이렇게 옆에 두고
멀리서 찾으려고 했던 내가 바보같았다.
아, 아니지.
나 지금 얘랑 설명못할 사정때문에 조금 그런 상태.
그래도 졸작은 진짜 잘 해야하는데...



"여보세요."

"이여주~"

"왜?"

"너 지금 학교야?"

"잠깐만, 오빠 혹시 모델 할 생각 없어?"

"..? 갑자기 왠 모델...?"

"나 졸작 개빡쎄게 해야하는데 모델이 없어.
좀 해줄래?"

"무슨 모델인데.."

"그냥 메이크업 조금 하구 사진찍을거야!"

"나 그런거 해본 적 없는데."

"아 괜찮아 그냥 얼굴만 들고 와라 응?"




나는야 프로 이여주.
어차피 너도 나 신경안쓰는데,
나도 너 이만큼 신경 안쓴다 보여준다 이거야.




"...알겠어."


































지영언니는 부모님댁에 내려갔고, 난 혼자 졸작 구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곧 김태형이 올텐데 그 전에 집 좀 치워야ㅈ,
는 무슨? 뭐래 왜 치워 내가.







띵동-










"하이 오빠."




내가 문을 열어주며 모델분께 인사했다.




"웅 여주 안녕."




오빠가 예쁘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 나도 이정도면 그래도 나름 준 프로야?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할 줄 아는.
비록 난 이 오빠한테 상당한 불만과 이유모를 불쾌함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지만 오늘 저 사람은 오빠가 아니라 모델일 뿐이야.
얼마 남지 않은 내 4년 대학 인생의 종지부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면 정신 단단히 차리자.



나는 비장한 표정으로 결의를 다지며 연습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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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외모때문에 나를 모델로 발탁했다?"





베이스 메이크업을 마치고 눈썹을 그리고 있는데 오빠가 말했다.



"아니 뭐... 졸작 모델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 있나."

"나 여기 뭐 났지."




오빠가 손가락으로 턱선 윗부분쪽을 가르켰다.


"응 그르네."

"너 연습 다하구 실전인데 나 막 피부 뒤집어지면 어떡해?"

"안 그러게 관리 좀.. 기름진거 많이 먹지 말구.."




내가 얼굴을 뒤로 빼고 좌우 눈썹이 삐뚤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며 말했다.





"걔는 어떻게 됐어?"

오빠가 시선을 바닥에 두고 말했다.



"누구?"


"전정국."


"뭐...그냥..."




전정국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걔는 클럽에서 만난 여친이랑 아직도 잘 사귀고 있다더라 그리고 만나기 전에 벌써 진도도 다 뺐다더라? 요즘 축제 연습하던데 존멋이더라 등등.
하고싶은 말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올랐지만,
오빠가 내 얘기 존나 재미없다고 한 말이 가장 먼저 떠올라
말할 수가 없었다.







"니가 웬일로 걔 얘기를 안해."

"..너가 하지말라며."

"오 이제 내 말도 듣는거야?"

"엉."

"왜?"

"듣기 싫어하는 사람한테 억지로 말하는거 민폐니까."

"그런거까지 신경쓰는 사람 아니었잖아 이여주?"

"...그래. 내가 이 세상 최고의 나쁜년이다 됐냐?"

"하핳. 그래 이래야 이여주답지~"

".... 나다운게 뭔데?"

"너? 음."

"야."

"야?"

"너도 나쁜새끼야, 나만 나쁜년인줄 알아?"

"뭐? 새ㄲ.."

"나 안해. 너랑 하기 싫어."





나는 브러쉬를 던지듯이 내려놓고 나가려고 문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여주!"



오빠가 일어나 내 팔을 잡았다.




"왜 그래. 화났어? 장난이었는데.. 미안."



하.. 이여주 왜 또 급발진하지, 분명히 공과 사 잘 구분하기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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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많이 났어? 오빠가 미안~ 응?"






오빠가 잡은 팔을 흔들면서 고개를 숙여 오빠 얼굴과 내 얼굴을
가까이하고선 말하는데.....

















근데.... 나 왜이랬지. 난 오빠의 손을 뿌리치고 나왔다.
이정도 상황은 아니었는데.. 나도 아는데....
마음가는대로 몸이 막 움직였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다.
미안하다면서 날 보는 오빠의 눈을 보는데 갑자기 그 이유모를 불만들과 불쾌감들까지 모든 게 합쳐지면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으로 바뀌어버려서,
당장 그 자리에서 나와야할 것만 같았다.













집에 있다가 그대로 뛰쳐나온거라 옷도 제대로 안입었고, 지갑도 안들고왔다. 그 와중에 핸드폰은 집어왔네.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의 삶과 내 순발력에 스스로 감탄하는중.... 아 추워.... 추워죽겠는데 내가 왜 이래야해?
괜히 춥고 갈 곳이 없어지니까 김태형을 탓했다.
일단 만만한 게 학교쪽이니 그쪽으로 걸으면서 생각해야지..





















난 일단 술을 마셔야겠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이때동안 나만 널 신경써왔던게 너무 억울해서,
하루동안 너한테 놀다 버려진느낌이라서.
분명히 김태형은 내가 주문한대로 잘 해주고 있는데
그 잘 따라와주고 있는 게 너무 화났다.
하란다고 진짜 그렇게 하냐고.
진짜 너 아무렇지도 않냐고.
하란대로 잘 해주고 있는 김태형이 무슨 죄가 있겠느냐만,
지금 내 입장에선 난처한 고민이였다.
그렇다면 나랑 함께 술을 마셔줄 상대는?
전정국.
전정국이 그 상대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연결이 되지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ㅅㅂ.
시도도 못해보고 쫑났다.




난 지수에게 전화를 걸었고, 지수와 은영이까지 합쳐
지갑없는 나와 흔쾌히 술을 마셔주겠다고 해 셋이 만나기로 했다.


















"너 술 많이 급했니...?"








소주가 테이블에 놓여지자마자 잔에 따르는 내 모습을 본 지수가 말했다.










"응. 빨리 먹고 취해버릴라구."

"왜이래 얘 또.."

"너 옷은 또 왜 그렇게 입었어?
이 추운 날에 셔츠 딸랑 하나 입고서."

"급하게 나와서 그래.."

"지 집에서 나오면서 뭐가 그렇게 급했어?"

"너 혹시 같이 사는 언니랑 싸웠어?"

"아니야 그거.."








평소와는 다른 내 원샷을 보고 놀란 지수와 은영이가 물었다.






"김태형이랑 싸웠어.."



"김태형? 그게 누군데?"












난 김태형과의 첫만남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애들에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둘의 반응은?















"김태형이 잘못했네."

"니가 잘못했네."












어라, 둘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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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ㄷ...다들 저보다 짱구를 더 좋아하시는군요.
나만 몰랐어 나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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