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에 앨범과 다이어리를 두었다.
해가 뜨고있었고 소녀는 승우가 누워버린 자신의 침대 옆에 누
워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우음.. 음.. ''
승우는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고 자신의 위로
덮혀있던 이불을 걷었다.
''..일어났어요.?''
''웅.. 잘 잤어?''
''... 네''
''나...어제 집에 들어오긴 했네.''
''..네''
''아침 먹을래?''
''.... 네''
소녀는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어떠한 대답을 해
야 할지, 눈도 마주치지 못하겠는데 그 어떠한게 손에 잡힐까.
그릇에는 스프와 빵이 담겨 있었고, 소녀는 수저를 휘적휘적 거
리기만 하였다. 스프가 다 식을 때 까지
''..먹기 싫어? 다른거 줄까?''
''.... 아니요''
''어디 아파? 알레르기 같은거 있어?''
''아니요..''
''왜그래, 졸리면 더 잘래?''
''..그런거 아니에요''
''.. 알겠어, 안먹을꺼지?''
''네''
승우는 그릇을 치우고 테이블을 닦았다.
''...아저씨 저 궁금한거 있어요''
''뭐가 궁금한데??''
''... 아저씨 이름''
라고 소녀가 묻는다. 승우는 닦던 손을 멈췄다.
''그게 왜 궁금한데''

''.. 아니에요''
승우의 표정은 한순간에 바뀌었다. 미소를 짓거나, 걱정되는 표
정 이런 감정적인 표정은 굳어버렸고 소녀는 이것에 대한 대답
이 자신이 생각한 답일거라는 느낌이 강타했기 때문이다.
분명 한승우라는 이름을 가진것이 확실하다. 일기에 그렇게 나
와 있었으니까, 한번도 소녀에게 이름을 물었던 적이 없다. 왜
냐고 묻는다면 소녀가 그 여자이길 바랬을 테니까, 아마도 그들
이 부른그의 이름은 한승우였으니까 이름은 생각보다 많은 생
각을 일으킨다. 그 세글자가 미칠 영향은 소녀와 와 아저씨의
사이를 철저하게 갈라놓을 수 있을것이다.
''호칭이 불편하면 페텔..이라고 불러 내 이름은 페텔이니까''
''...거짓말''
''...야, 거기까지만 해 우리 서로 선 넘지 말자.''

처음보는 모습이었을것이다. 소녀는 급히 눈을 피했고, 승우는
닦던 테이블을 다시 닦았다. 그동안 친절했지만 공감하진 않았
고, 감정적이었지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미세하게도 승우의
팔은 떨리고있었다.
승우는 과거, 과거를 잊지 않았다. 아니 과거를 잊지 못한다.
자신의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어찌 그리 쉽게 잊겠
는가. 하지만 묻어둘 수는 있는것 아닐까.
소녀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지않았다. 유일한 혼자만
의 공간이었다. 집의 구조는 특이하게도 방이 없었다. 뻥 뚫린
직사각형의 집이었고 8개의 침대, 8개의 의자, 8인용 테이블
커다란 TV, 큼직한 주방 모든게 직사각형의 집 안에 있었다. 누
군가 혼자만의 공간을 가질수없게,
승우는 소녀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것을 알았다. 집의 문은 잠
겨 있으니까. 그럼에도 2시간 가까이 있게 두었던건 승우도 자
신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을것이다.
''이리와봐''
''...네''
''미안해''
분명 승우가 욱해서 말했다는걸 알았다. 놀랐지만서도 건드리
면 안되는걸 건드렸다는게 느껴졌다. 아프다.
''..솔직히 말해 다''
승우는 심호흡을 하며 소녀에게 물었다. 위압감을 느꼈다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 죄송합니다''
''....''
''그게.. 떨어져서 넣다가.. 앨범이랑 다이어리를.. 봤어요''
''..알겠어''
승우의 얼굴은 새빨게졌고, 눈썹은 치켜올라갔다. 그의 목소리
는 역시나 떨렸다.
''..아저씨, 그 여자는 누구에요..?''
''..사랑했던 사람''
'' 나랑 무척 닮았던데''
''.. 알아''
''내가 그 여자였으면 좋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