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보러 왔는데

03.






 "쌤~ 저 보건실 좀 다녀올게요."

"다녀 와."



드르륵_


"선생님 저도요."

"정국이 어디 아프니?"

"아까부터 머리가 좀 아프네요."

"그래 다녀와."


나는 문을 닫다말고 정국을 쏘아봤다.
전정국은 상관없다는 듯 자연스레 나를 제치고 계단을 내려갔다.



"따라 나온거냐?"

"그런거면 어쩔건데."

"....하,"


왠지 알미운 말투에 괜하게 빠른걸음으로
정국을 따라잡았다.



"언제까지 이 X랄 할건데."

"졸업 할 때까지?"


저새끼 저거 진심이다. 진짜 맘만 먹으면 평생
붙어다닐 것 같아.



".....장난하냐?"

어느새 보건실 앞으로 다다른 정국이 내말은 듣지도 않은 채
조용히 하라는 듯 검지를 입에 갖다대었다.
나는 잔뜩 열받은 상태로 인상을 찌푸리며 보건실 의자에 앉았다.


"쌤 저 머리가 아파서 좀 누워있으면 안돼요?"

"너는 어떻게 매일 머리가 아프니."

"제 머리한테 물어보시던가요"


"선생님 저도...."

나는 정국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웠다.



".. 그럼 너도 쉬다 가."

선생님이 다시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봤다.



"거짓말 실력이 수준급이네."

전정국이 옆에서 속삭였다.


"넌 아파서 왔으면 조용히 있다가 가라."

"이왕이면 같이 나가지?"


"닥쳐 그럴일 없으니까."

"그럴 줄 알았어."

정국이 픽, 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에도 이제 자존심이 무너진다.
얘 대체 뭐냐, 진짜.


시X. 김태형을 불러야하나.
나 혼자는 감당하기 힘들었으니까...
아님 한번 더 약점이라도 잡아 봐?


옆을 홱, 돌아보니 자는 건지 자는 척 인건지
정국은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그 얼굴을 쏘아보았다.



약점이 있을리가 있나..



돌이켜보면 중학생 때도 걔는 뭔 짓을 하던 별 말 안했던 것 같다.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아닌건지도 모를만큼.

그냥 무덤덤한건가. 사람이 감정이 없을수도 있나?

자리에 누우니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보건실 온 것도 봐.'
얘 아파서 온 거 아니라니까ᆢ 나도 그렇긴 하지만.
진짜 짜증나네. 내가 뭔 특별한 짓을 했다고
학교까지 쫓아오냐.... 이젠 셔틀도 못 시킬텐데.


오늘 아침 그 힘, 진짜 전정국 맞아?
진짜 X나 아팠는데.



한참 눈을 감고 생각을 하다 시간이 지나고
적막한 공기에 눈을 떴다.

".....얘 어디갔어."



이왕이면 같이 나가자고 해놓고 지혼자 덜렁 가버리네.

나는 대충 인사를 한 뒤 반으로 올라갔다.



드르륵_




내 자리에 저건 또 뭐야.

내가 책상 위의 초콜릿을 들자 어떤 여자애가 나에게 말을 했다.



"저...그거 정국이 꺼야.."




photo

"그치 그건 내꺼지."

그 말에 옆을 돌아보니 선물들을 가득 안고있는
전정국이 눈에 들어왔다.


진짜 재수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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