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보러 왔는데

05.







종이 치고, 종례까지 끝난 후
나는 가방을 챙겨놓고 정국에게 말했다.


"너 먼저 가있어. 난 좀 있다가 갈게"

김태형을 만나야하는건 너니까.



"....같이 갈건데?"

"...뭐?....먼저 가라니까."


"네가 거기에 뭘 했을 줄 알고."

"......."

"아. 그새 사람을 붙여놓은 건가? 그렇담 남자겠네.
날 어떻게 해보려고 보냈겠지. 친한친구?"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내 마음을 꿰뚫는 듯한 말에 잠시 당황했지만
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음... 네가 나랑 맞붙을 리는 없으니까.
그냥 아, 누구 불렀구나 했지."

이것도 내 자존심을 긁는 얘기였다.



"표정 보니 맞나보네. 근데 있잖아"

정국이 이어서 말했다.

"누군진 몰라도 걔 다치게 만들기 싫으면 관두는 게 좋을거야."


이래도 괜찮냐는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김태형이 질 리가. 라는 생각이었다.

김태형이 두명 정도 더 데려갔기 때문에 질 거라는 생각보다는
이길거라는 확신이 더 섰다. 수만봐도 정국이 불리했다.



"그렇다면 먼저 내려가볼게."

가방을 한쪽으로 멘 후 교실을 바로 빠져나가는 전정국이다.
나는 교실 끝으로 다가가 창문을 열었다.
아래쪽에 와이셔츠에 넥타이만 매고있는 김태형과
세명의 친구들이 보였다.


잠시 후 정국이 오는 모습이 보였다.



"~~~~~~"


뭐라고 하는지는 잘 안들렸지만 둘이서 잠시 대화가 오간 후
태형이 선방을 날렸다. 정국이 처음은 질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어째 태형이 밀리는 것 같았다.

정국은 태형의 공격을 연속으로 피하고는 태형을 도우러간 셋을
공격했다. 그들은 김태형과 다르게 생각보다 빠르게 쓰러졌다.
위에서 바라보니 확연히 보였다.
반응속도가 확실히 전정국이 더 빨랐다.

잠시 후 태형이 지친 듯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정국은 그 틈을 타 태형에게 주먹을 다시 날렸다.

태형이 막고 정국이 연속으로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


그 정신없는 사이에 태형이 정국에게 몇번 말을 거는 것처럼 보였다.


태형의 말이 끝나자 정국이 멈칫했다.



'뭐야....김태형이 뭐라고 했길래?'

그리곤 갑자기 둘이서 바닥을 짚고 주저 앉았다.



"....쟤네 뭐하는거야?"

나는 계속 지켜보다가 태형이 먼저 일어나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정국까지 일어나는 것을 본 후에야 나는 복도로 태형을
마중나왔다.


"야.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저 새X. 보통이 아니네"


"졌어?"

"그냥, 무승부. 나 쟤랑 친하게 지내기로 했어."

태형이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했다.



".....뭐?"


"싸움 한 두번 해본게 아니던데. 존X 멋있었다 진짜"

"아니,  기껏 싸움 잘한다고 보내놨더니 친구를 먹어...?"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제대로 싸우다간 양쪽 다 심하게 다치겠는데 뭐.
내 친구들 제압하는거 봤냐 너? 가까이서 안보면 몰라.
나도 밀렸어. 여차하면 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야.
확실친 않아도 아마 내가 졌을걸."


나도 당해봤는데 모를리가 있나.




그나저나 태형이가 밀렸다니 .... 태형이가.
이정도면 이제 더 부를 사람도 없잖아.



photo

"난 충분히 최선을 다했어."


이러며 인사를 하고 계단을 다시 내려가는 김태형이다.
그리고 저 뒤로 정국이 오는 게 보였다.



"계획이 어긋났나봐?"

비웃음인지 기분나쁜 웃음기를 머금고는 정국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

더 이상 할얘기가 없어진 나는 그를 무시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러자 정국이 반으로 들어가 가방 두 개를 챙기곤
급하게 내 옆으로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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