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해봤어.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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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



w. 꼬질













*불쾌할 수 있는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_ Gravity - 태연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애써 밝은 척, 애써 노력하는 척.

아니. 노력하는 게 맞을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해야하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강박감.

그런 무게감을 견뎌야 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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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런 무게감을 견디지 못해 무너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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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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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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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쟤 걔 아닌가?"



우리 학교로 들어가는 한 여자애를 보며 말하는 민준이.



"쟤가 누군데?"

"너 쟤 몰라?"

"응.. 처음 보는데?"

"하긴.. 운동말고는 관심이 없는 너가 어떻게 알겠니..

쟤, LD그룹 회장 손녀잖아. 학교 다니면서 전교 1등은 밥 먹듯 하고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가서 상 타오는.."



LD그룹이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회사 TOP 3에 드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우리 학교에 그룹 회장 손녀가 다닌 말은 얼핏 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쟤구나..


"공부 진짜 잘하나 보다..."

"그러게......"


물론 엄청 비싼 과외를 받겠지만 그래도 잘하나 본데. 진짜 힘들겠다... 안 봐도 그려지는 방과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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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들 잘 지낸 것 같네. 나는 앞으로 1년간 2반 담임을 맡은,"

"박은지쌔애애앰!!!!!"

"와우..~ㅋㅋㅋㅋㅋ 격한 환영, 참 마음에 든다. 얘들아. 고마워ㅎㅎ. 나는 박은지라고 해. 잘 지내보자. 개학식은 딱히 없고 오늘은 그냥 설명 좀 하고 4교시 전에 하교시켜 줄 거야. 학교 규정 바뀐 건 학생주임 선생님께서 오셔서 설명해주실 거야. 선생님 오시기 전에 자리 바꿀까?"

"아... 쌔앰....~....."


들려오는 탄식. 아마 마음대로 앉은 이대로 쭉 가고 싶다는 거겠지. 나는 자리를 바꾸든, 말든 상관은 딱히 없었다. 바꾸는 거나, 지금이나 별차이는 못 느꼈기에. 그리고 운동부는 곧 전지훈련 때문에 일주일 넘게 학교를 오지 않기 때문에.

방법은 제비뽑기. 같은 숫자를 뽑은 사람끼리 2달간 짝이다. 이거 뽑을까, 저거 뽑을까 고민하지 않고 아무거나 집히는 대로 집었다. 얼른 뽑고 들어가야지. 숫자는 15번. 맨 뒤, 끝자리다. 오... 생각보다 좋은 자리. 마음 놓고 자기 좋겠네.


"15번이~ 여주네. 2달동안 잘 지내 봐. 정국아-"

"네."


여주가 누구야... 15번 자리를 보니 앉아있는 여자애. 어... 회장 손녀.... 쟤 이름이 여주구나. 가방을 들고 15번 자리로 향했다. 포스 뭐냐..... 겁나 냉기 폴폴.....


"안녕! 넌 이름이 뭐야?"


예상 밖으로 발랄하고 성격도 냉기 폴폴이 아닌 온기가 감싸는 것 같은 여주.


"어.. 나는 전정국이야. 너는?"

"나는 정여주라고 해.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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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몇 주 뒤_








"이제 시험기간이네..."

"그러게."

"정국이 너는 운동부라 공부도 신경 잘 못쓰겠네?..."

"뭐... 공부에 대한 흥미도 못 느끼겠고... 또 내가 그 쪽으로 머리가 되지도 않고... 너가 말했듯이 운동부라 수업도 잘 못들어서.. 시험이라고 해서 별생각도 안 들어. 집에서도 공부로 딱히 터치도 안 하시고."

".... 부럽다."

"응?"

"정국이 너가 부러워."


방금까지 얼굴에 미소 가득하던 여주가 고개를 푹 숙이며 말을 했다. 공부로 스트레스가 많나보네...


"너도 소문 들어서 알겠지만 가정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잘 해야 되고 성격도 좋아야 하고 성실해야 돼.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왔고. 언제든지 그 회사를 책임질 수 있게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거든.

그래서 억지로 공부를 해왔던 거야.. 너도 알잖아. 내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거. 정확히는, 놓치지 않아야만 했지.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족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야."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데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수업할 때도 졸리면 선생님 몰래 졸음방지껌까지 씹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까지 해가면서 밀려오는 졸음을 버티는 여주였으니.

"여주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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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일탈 한 번 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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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했지만.. 막상 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 ...이걸 어쩌지. 수업시간, 쉬는 시간 구분하지 않고 몰래 휴대폰으로 근처 재밌는 곳을 찾아본다거나 남자애들, 여자애들 상관 없이 뭐하면서 놀고는 하는지 물어보고 다녔다. 여주를 위해서.


"오늘은 원래 방과후에 뭐했어야 했어?"

"원래는... 과외도 있고.. 학원도 가야하고..."

"아, 아니다. 생각하지 마! 생각하다가 더 스트레스 받겠다. 오늘은 앞도 뒤도 보지 말고 마음 놓고 실컷 놀자. 알았지?"

"응!"


그렇게 도착한 게임장. 재밌는 것도 많고 할 게 많은 게임장에서 시간 좀 보내다가 가면 좋을 것 같아 한 번 와봤다. 다행히 아무 방해꾼 없이 조용히 왔다. 오면서 걱정도 많이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어쩌면 여주보다 더.


"아, 잠깐만. 정국아..!"

"응?"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전원 버튼을 눌러 휴대폰 전원을 끄는 여주를 보는 나에게. 아, 원래 지금 학원에 있을 시간인데 안 가서 연락 올테니까.. 방해없이 즐겨야지. 


"그래. 방해없이, 마음껏 놀아보자."

여기 있는 것들 중에 잘하는 거 있어?


"아니..? 나 여기 처음 와 보는데...?"

"..... 어?"

"나 여기 처음 와 봐..!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오..!! 저거 재밌겠다! 저거 하자 정국아!"


예상은 좀 했지만 정말 아무것도 안 해봤을 줄이야... 안 해봤다는 것에 1차 충격, 안 해본 거 맞나 싶은 실력에 2차 충격, 게임방 죽돌이인 나를 이기는 실력에 3차 충격을 주고는 얼굴에 해맑음으로 가득 차있는 여주. ... 너 처음 아니지.



"정국아, 저 게임 해서 이기는 사람 소원 들어주기 하자."



사격게임. 2년 전까지만 해도 인형 하나는 기본으로 따갔는데 한지 오래 된 게임이다. 집중력이 중요한 게임인데 사격게임이면 자신있는 나와 재밌어보인다는 여주도 집중력이 좋으니까.. 소원내기할 맛 날 것 같다.







결과는,











정국 완승.

놀라운 기록으로 대왕인형 하나 따고.




"오... 정국이 너 되게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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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하나는 자신있거든."


아,


이거 너 가져.





대왕 토끼인형을 여주에게 건네주는 정국. 헐. 이거 진짜 나 주는 거야..? 응. 정여주 첫 일탈 기념 선물아, ㅋㅋㅋ고마워. 귀엽다.. 너랑 닮았네.


"응?

"얘 너랑 닮았어. 이 인형 보면서 너랑 오늘 한 일탈 생각하면서 힘내볼게."

"ㅋㅋㅋㅋ 그래. 힘들 때 인형 보면서 오늘 생각해. 나 훈련 다녀와서 오늘보다 더 재밌게 놀자."

"좋아좋아-! 너 소원있어?"

"내 소원..."



아, 너가 괴롭지 않고 잘 지냈으면 좋겠어.

그게 내 소원이야.




"뭐야... 감동인데? 그 소원 이루어지게 노력해볼게. 우리 마지막으로 저 게임하고 가자."



리듬게임도 이기면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였다.


결과는, 여주 승!! 이번 소원은 여주에게로.




"... 아, 아쉽다. 소원 말해봐!"

"으음.... 나 나중에 써도 돼?"

"뭐.. 그래."

"꼭.., 들어주기야!"

"알았어-"



게임방에서 한참을 놀고 나오니 어느새 노을이 질 무렵이다. 하고 싶은 거 또 있어?


"으음~ 아, 있어!"

"뭔데?"

"나 따라와!"


따라오라며 위풍당당 어느 방향을 향해 걷는 여주를 보는데 새끼 오리 같았다. 귀엽기도 했고.


"위치 알아?"

"응! 학원 갈 때 매일 지나치는 곳이야."

"어디 가는지 알려주면 안돼-?"

"응, 안돼."


어디길래 그렇게 안 알려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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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네컷 사진관 아니야...?"

"맞아!"

"여기는 왜 왔어?"

"왜기는 왜야,"

너랑 사진 하나 남기고 싶어서지!

"나랑 사진을 왜..?"

"너 덕분에 오늘 이렇게 일탈도 해보고 평소에 꿈에도 못 꿨던 일들인데 정국이 너 덕분에 너무 재미있게 놀았어. 나 정말... 그동안 너무 힘들었거든?

근데 오늘,

정국이 너가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 풀어줬어!

이런 좋은 날을 그냥 넘길 수가 없잖아? 나랑 사진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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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얼마든지."



들어가서 촬영 버튼을 누르고 촬영을 시작했다. 귀여운 동물 탈이나 웃긴 안경, 머리띠는 쓰지 않았지만 우리 둘 다 비치는 화면을 보고 웃었다. 둘 다 세상 너무 행복해보였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알게 된지 얼마 안됐지만 그래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이 되는 존재가 된 것 같다.

흑백사진으로 보정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지만 뭔가 컬러로 그대로 하고 싶었다. 평소였으면 흑백이 더 좋아서 흑백으로 했을텐데 오늘은 달랐다. 컬러가 더 나을 것 같았다.


"오, 예쁘게 잘 나왔다-! 이거 봐. 정국아-"

"그러게, 예쁘다."






사진 속 우리의 모습은,


찬란하게 빛이 나듯 예뻤다




















며칠 뒤_





전지훈련을 가기까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평소에는 운동을 좋아해서 신났을텐데 '오늘따라' 이상하다. 에이, 기분탓이겠지 뭐. 벌써 3교시인데 '오늘따라' 영 집중이 안 되네... 여주도 집중을 잘 못하는 것 같고. 아, 맞다.


"여주야."

"응?"

"집중 안돼?"

"응... 왜 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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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먹을래?"

"초콜릿? 너 있어?"

"응, 오늘 오다가 사왔어."

"헐.. 너무 좋아."

"줄까?"

"응!"


그렇게 초콜릿 하나를 다 먹었다. 원래 단 걸 잘 못먹어서 초콜릿 하나를 먹으려면 하루종일 먹는데 '오늘따라' 많이 달지도 않고 오히려 더 먹고 싶었다.


어쩌면 초콜릿이 단 것보다 분위기가 단 게 맞는 것 같다.





하루가 흐르고, 2일이 흐르고, 3일••4일••5일••

내일이면 전지훈련을 가는 날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여주의 표정은 안 좋아질 뿐이고..아, 혹시 그 일 때문인가.











2주 전, 여주의 일탈 후_







"시간 되게 빨리 갔다.."

"그러게. 오늘 잘 놀았어?"

"응, 덕분에 너~무!"

"다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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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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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주를 향한 소리. 그 쪽을 봤을 땐 그 여자의 눈은 여주를 향했고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여주를 봤을 땐, 여주의 눈은 흔들렸다.

"여주ㅇ,"

"정국아. 오늘 너무 고마웠어. 평생 기억할게, 오늘을. 어... 나 이제 가봐야겠다. 보다시피.. 이런 상황이라. 그리고 아까 집 같이 들어가주겠다고 해줘서 고마워."

"너.. 괜찮겠어?"

"괜찮아~ 걱정 마!"

 "....."

"... 에이, 전정국! 정여주 걱정하지 않습니다. 알겠습니까?"

".... 하아... 알겠어..."

"잘 들어가고, 연락할테니까 걱정말고! 조심히 가-"



등까지 떠밀며 보낸 여주를 벽에 몸을 숨긴 채, 빤히 바라봤다. 너무 불안해서.




"정여주, 이게 뭐하는 짓이야!!"

"....뭐가요."

"뭐...?!!"

"저는 놀지도 못해요? 잠깐 몇 시간 논 건데 왜 그래ㅇ,"



짜악-



들려오는 마찰음. 여주의 고개는 돌아간지 오래.

즉, 뺨을 맞았다는 말이다.



"당장 따라 와."

"....."

"빨리 안 와?!"

"이것 좀 놔요..!!"

"조용히 해."



손목을 붙잡고 여주를 끌고 가는 여자. 여주 어머니 같은데 저 정도일 줄이야..




그리고 그 날 저녁, 밤, 다음 날 새벽까지

여주에게 연락은 오지 않았다.






다행히 다음날 학교에 왔다. 다만 턱에 밴드 하나를 붙이고, 전 날 맞은 볼 한 쪽은 붉게 변했지만 여전히 밝게 웃은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했다.






"괜찮아?"

"그럼- 나 괜찮아."

"어제 잘 들어갔어?"

"나야 뭐.. 잘 들어갔지."

"그럼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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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내가 미안해.... 괜히 그랬나봐...."

"뭐가 미안해~! 미안해 하지 마. 내가 싫다고 하지도 않았고, 너가 왜 미안해 해. 그러지 마. 알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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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 전지훈련 D-1_



"내일 전지훈련 가는 날이네?"

"맞아. 내일이네.."

"어, 표정이 왜 그래?"

"걱정돼서.. 너가."

"... 응?"

"딱 10일만 기다려줘. 잘 지내고 있어야 돼. 다녀와서 꼭 해줄 말이 있어. 가는 게 맞는 걸까 생각도 드는데.. 기분탓일 거라고 생각하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금방 다녀올게. 잘 지내고 있어야 돼. 꼭."

"....."

"응? 여주야."

"그럼, 나 잘 지내고 있을게. 조심히 다녀와. 다친 곳 없이 와야 돼. 나한테 해줄 말... 궁금하네."











그때 기분탓이라고 믿었으면 안 됐는데.

가서는 안 됐었는데.













다음 날, 운동부 전지훈련 D-day_





오늘도 여전히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든다.

가면 안 될 것만 같은...






운동부는 1교시가 시작함과 동시에 학교를 떠났다.

불안함을 지닌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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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주가 학교 옥상에서 떨어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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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님의 부름에도 밖으로 나가 잡히는 대로 택시를 타고 학교로 왔을 땐, 이미 여주가 실려간 뒤였고 응급실에서 연락이 왔단다.



몇 십 분간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환자에게 가망이 없다고.





숨이 멎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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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여주의 소식을 들은 그 자리에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버렸다. 학교에는 경찰들이 와 평소 여주의 상황이나 행동은 어땠는지 조사 중이고 담임선생님께서 오셔서 나에게,





"정국아...... 이거 여주 교복 주머니에 있었어....."



하얀 종이를 손에 쥐어주며 내 어깨를 토닥이는 선생님.



"여주.... 좋은 곳으로 갔을 거야.. 진정되면.. 교무실에 선생님 자리로 와...-?"

"..... 네..."



고이고이 접은 종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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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정여주 정말........."





편지 중간중간 눈물로 인한 펜의 번짐 자국이 나를 더 속상하게 만들었다. 소원내기를 이러라고 한 게 아닌데.. 마지막까지 왜 내 걱정만 하다가 가.







나도.. 여주 너를 많이 좋아했고, 좋아해. 여전히.









너한테 하고 싶은 말도 그거였어.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전하고 싶었어.



 



내가 많이 미안해, 여주야.

조금 더 빨리 얘기해줬으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후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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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내용이 담긴 기사들을 누구 먼저 할 것 없이 올리기 위해 기자들은 먹잇감을 본 하이에나마냥 달려들었다.

LD그룹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게 하려는 듯.



결국, LD그룹은 한 순간에 폭락했다. 여주의 할아버지인 회장부터 사과를 했고, 이후로 여주 아버지까지 사과를 한 후,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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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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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가자-"





체육 선생님으로 학교에서 근무 중인 나는 월차를 내고, 오랜만에 한껏 꾸미고 평소에 하지도 않던 머리도 혼자 만져보고 마음에 드는 옷들을 몇 번을 입어 보고 결정했다.

그 아이가 좋아하던 색깔이 담긴 옷 위주로.


꽃집에도 들려 미리 주문한 꽃을 들고 조수석에 조심히 내려놓은 후, 6년 전까지만 해도 목적지가 헷갈려서 헤맸던 곳을 이제는 내비게이션 안내 없이 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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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 있는 수목장. 


여기도 1년만에 오네.





"안녕, 여주야- 저번보다 더 예뻐진 것 같은데?

예쁘다, 오늘도.

너 보려고 나도 조금 꾸미고 왔는데, 괜찮아?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 올해가 10년째지, 딱. 작년에는 3번은 꼭 왔었는데 너무 늦게 왔다. 1월 1일 되고 10년이라는 게 실감이 되니까.. 너무.., 슬프더라고.

•••

대답 좀 해달라고.. 하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너랑 1시간만이라도.. 1시간이 안 되면 30분이라도 얘기 좀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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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올 때마다 우는 모습만 보여주네. 우는 거 싫어하는 거 아는데.. 조절이 안돼. 여주야..




내가 우는 걸 싫어할텐데.. 조절이 안돼. 나도 너한테 내가 웃는 모습 보여주고 싶은데.. 너 앞에서 웃어보려고 하면 너가 환히 웃는 얼굴이 계속 생각나서, 조금 힘들어. 조금만 이해..해주라. 최대한 우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몸을 돌려 눈물을 훔친다.





"아, 맞다. 여주야. 오늘 저녁에 눈 온대. 10년 전, 오늘도 눈 왔었잖아. 기억 나? 10년만에 오는 4월 눈이라는데.. 10년 전에.. 똑같은 날 다시 오니까.. 너 생각도 더 많이 나고... 눈 오는 거 되게 좋아했는데 이제는 눈 볼 때마다 너 생각이 나서.. 눈 보는 게 너무 슬퍼졌어.. 그래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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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보고 싶다,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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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이거.. 꽃."




분홍, 하늘, 보라 등 갖가지 예쁜 색상이 어우러진 꽃다발을 나무 아래 내려놓는다. 나 이거 고르느라 어제 밤 샜다? 근데 하나도 안 졸리더라. 너한테 줄 생각하니까.




"예뻐?"

하늘색 꽃은 미니델피늄인데 꽃말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래. 많이 늦었지만 꼭 행복하게 해줄게.

보라색 꽃은 리시안셔스인데 '변치 않는 사랑' 이래. 변치 않고 사랑할 거고 자주 보러 올게.

보라색, 분홍색 꽃은 스위트피인데 '우아한 추억' 이야. 은은하게 달달한 향이 난다 하더라고. 달달한 거 좋아했잖아. 우리 추억, 잊지 말고 나 기다려줘.

마지막, 저 연분홍색 꽃은 스토크인데 꽃말이 뭔지 알아?







•••







'영원한 사랑'

영원히 널 기억하고 사랑할게, 여주야.






새파랗던 하늘은 어느새 주황빛으로 물들여져 갔다. 아, 나 이제 가야겠다.. 나중에 또 올게. 잘 지내고 있어, 여주야. 






몇 달 뒤, 여주 생일에 다시 찾아갔을 때,

여주 기일날 둔 꽃이 하나도 시들지 않고 그대로였다.

조화가 아닌, 생화인 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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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pect score, 만점.

만점에 가려진 외로움과 서러움이

'억지'라는 것과 어우러져 커다란 괴물이 되었고

그 아이를 아무도 모르게 잡아갔다.


하지만,


그 아이를 향한 내 마음은 억지가 아니라 진심.


그 아이를 향한 내 마음도 만점.

나를 향한 그 아이의 마음도 만점.




우리는 서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만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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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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