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남한테 고백받았다.

03.


* 본 글은 창작으로부터 나온 허위 사실임을 알립니다. *

" 김민규. "

" 왔, ... 너 임여주 맞냐? "

좀 달라 보이긴 한가보다,

김민규가 저렇게 당황한 반응을 보이는 거 보니.

" 네가 말한 대로 해봤어. 어때? "

" .. 예뻐.

" ㅎㅎ, 얼른 가자! "

나는 김민규 팔을 잡고서 먼저 앞서갔다. 학교 가는 길이 왠지 떨리는 이 기분은 뭘까. 나름 수아의 반응도 기대가 되었다.

학교에 거의 도착을 하니 모두들 나를 바라보았고 몇 명은 새로 보는 학생 같다며 전학생인가 수군거리기도 하였다. 하지만 김민규와 걸어가는 걸 보고선 내가 임여주인걸 다들 깨달은 것인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

" 헐, 야. 쟤 임여주 아니야? "

" 미친... 저렇게 하니까 졸라 예쁘네. "

" 근데 갑자기 저렇게 달라진다고? 캐릭터 완전 바꿨는데. "

" 어제 내가 들었는데 쟤 승철 선배랑 사귄대. "

" 아~ 그 어제 어깨동무! 맞네-. "

" 설마 쟤 선배랑 사귄다고 저렇게 바뀐 거 아니야? "

나는 누가 뭐라고 하던 그냥 무시를 하였고 후드 직업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채 반으로 향하였다. 모두들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하였고 그 흔하디흔한 미소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다.

" 임여주! 너 미쳤어? "

" 왜. "

" 얘가 진짜... "

반으로 들어오니 수아는 나를 향해 달려왔고 결국 반으로 다 들어가지도 못한 채 수아에게 이끌려 복도 구석으로 갔다. 나를 구석에 몰아넣은 채 내 양 볼을 잡았고 나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 뭐 하냐..? "

" .. 이쁘긴 드럽게 이쁜데 이게 뭐야. 화장도 달라졌어. "

" 수아야. 나 이제 달라졌어. "

" ... ... "

" 이 언니 센캐 된다. "

" .. 지랄을 한다. 네 무표정이 암만 무서워봤자 나한테는 그냥 내 친구 임여주거든?! "

" 물론 너랑은 친구지만 달라. "

수아는 내 말에 한숨을 쉬었고 나는 얼른 반으로 가자며 앞장서 걸어갔다. 나도 한 번쯤은 이렇게 살아보고 싶었는데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았고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반으로 들어가니 애들은 일제히 모두 다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애써 무시한 채 자리에 앉았다. 가방을 벗고 의자에 걸어놓은 채 머리를 매만지며 주위를 둘러보자 다들 황급히 내 눈을 피하였고 나는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꺼내었다.

그때 앞문이 시끄럽게 열렸고 승철 선배와 그의 친구들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 여주, 오늘 색다른데? 마음에 들어. "

" 선배 좋으라고 바뀐 거 아닌데요. "

" .. 성격도 바꿨네. "

" 안녕, 난 윤정한. 최승철 친구. "

" 난 홍지수. "

" ... ... "

승철 선배는 내 옆자리에 앉았고 다른 선배들은 책상에 걸터 앉아 인사를 하였다. 어제 봤던 얼굴들이라 왠지 낯설지는 않았고 별로 할 말도 없어 대답만 하니 그들의 표정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 오면 가는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

" 어차피 저 누군지 다 알잖아요. "

" ㅎ, 마음에 드네. 최승철 여친. "

" 둘이서 재밌게 놀다 와라. "

" 또 보자 최승철 여친. "

나는 그들의 말에 인상을 살짝 찡그렸고 선배들은 나가고 승철 선배만이 내 옆에 남아있었다. 주변 친구들은 놀란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고 핸드폰에선 수아에게 자꾸만 연락이 오고 있었다.

" 주말에 뭐 했어? 같이 노려고 했는데 카톡 안 보더라. "

" 아, 할 게 있어서요. "

" 그래? 바쁘나 보네. "

" ... 선배, 오늘 마치고 얘기 좀 해요. "

" 얘기? 그래. "

나는 솔직히 선배에게 따지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어 오늘 학교 끝나고 따로 얘기를 하기로 하였다. 흔쾌히 알겠다고 한 선배는 이만 가보겠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고선 반을 나갔다. 맨날 갈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는 선배에 묘하게 기분이 색달랐고 오늘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마디를 남기고 갔다.

" 머리 자르니까 예쁘네. 짧은 머리도 내 스타일. "

수업 내용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고 거의 처음으로 학교에 화장을 하고 와서 꽤나 답답하였다. 그래도 조금은 예뻐진 것 같아 마음에 들었고 쉬는 시간에 거울이나 보자며 쉬는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핸드폰 알람이 울렸고 발신자를 보니 승철 선배가 나에게 카톡을 보내었다.

주말부터 한 카톡 내용을 남들이 보면 과연 이게 커플의 대화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한 명은 들이대고 한 명은 물러서는 그런 대화 같았지만 명백한 커플임은 확실했다.

나는 마지막 승철 선배의 카톡을 일부러 못 본 척 무시하였고 전원을 끈 뒤 다시 고개를 들었다. 시간을 보니 쉬는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슬슬 눈도 서서히 감겼다.

" 임여주~ 매점 갈래? "

" 다음 시간에 점심 먹는데 뭘 먹어. "

" 치.. 그럼 다음에 가자. "

쉬는 시간이 되고 거울을 보며 빗질을 하고 있을까 수아는 지갑을 들고서 매점에 가자고 하였다. 배는 고팠지만 한 시간만 더 참으면 점심시간이었기에 그냥 참기로 하였고 입을 삐죽인 수아는 자기 자리에 앉았다.

거울 속에 비치는 내가 아닌 나를 빤히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되고 순식간에 반 애들은 급식실로 달려갔다. 나는 평소 귀찮음이 많고 땀도 많았기에 수아와 천천히 급식실로 걸어가는 걸 선호하였다.

오늘도 평소같이 수아와 얘기를 하며 급식실로 가고 있을까 누군가가 내 어깨에 팔을 올리며 같이 걸어가고 있었다.

" 같이 먹자니까 먼저 가네. "

" .. 먼저 가도 알아서 잘 찾아오시네요. "

" 그야 당연하지-. 얼른 가자, 배고프다. "

" 여주야. 너 최승철 어디가 좋아서 사귀는 거야? "

" 안 좋아해요. "

" 근데 왜 사겨? "

" 내가 여주 좋아하니까. "

" 와- 한 명만 좋아하는데 사귀는 경우도 다 있네. "

다 같이 모여앉아 밥을 먹고 있으면 선배들은 말이 많았다. 나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가끔 수아에게도 말을 걸었다. 수아도 점점 긴장이 풀리는지 편한 것 같았고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 근데 여주는 왜 최승철 안 좋아해? 쟤 인기 많은데. "

" 전 별로. "

" 그럼 나는 어때? "

" 이새, "

" 좋아요. "

" 끼가... "

그중 제일 말이 많은 정한 선배는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자신은 어떻냐는 말에 아무 생각 없이 좋다고 하였다. 나도 말을 하고선 잠시 아차 하였지만 솔직히 승철 선배보다는 나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옆에 있던 승철 선배는 말 끝을 흐렸고 우리 중 유일하게 정한 선배만 미소를 짓고 있었다.

" 먼저 일어날게요. 가자. "

" 응. "

암묵적인 공기가 답답해 나는 밥을 금세 먹고 수아와 급식실을 나왔다.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애써 무시를 하였고 수아가 가고 싶다고 한 매점에 들러 이것저것을 산뒤 반으로 돌아왔다.

" 너 근데 정한 선배 좋다는 거 진짜야? "

" 응? 그냥 아무 말이나 한 건데? "

" 아 난 또.. 그때 승철 선배 표정 진짜 무서웠어. 한대 때리는 줄 알았다니까?! "

얼마나 무서웠는지 온몸으로 표현을 하는 수아에 웃음을 터졌고 과자랑 이것저것 먹는다고 손이 더러워져 씻으러 간다고 화장실로 향했다. 혼자 손을 씻고 화장실을 나왔을까 내 앞을 누군가가 막았고 앞을 보니 누가 봐도 나 일진이에요 하는 여자 세명이 나를 째려보듯 쳐다보고 있었다.

" 너지? 최승철이랑 사귄다는 애가. "

" 그런데? "

" 그런데? 야, 나 2학년이거든. "

" 아. 죄송. "

" 됐고 따라와라. "

나랑 키가 똑같길래 당연히 동갑인 줄 알았고 그 세명은 나를 한참이나 째려보다가 따라오라는 말을 남기며 먼저 앞장섰다. 나는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그들을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