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_0.8
하하호호 저 멀리서 대화를 하는 둘을 보니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키 차이는 딱 연인이라 해도 될 정도의 키 차이였고, 둘 다 얼굴이 반반한 게 커플이 되면 선남선녀라고 불릴 것 같았다. 그냥 어울린다라는 말이 딱 들어 맞는 것 같았다.
가만히 지켜보던 가랑은 입만 웃으며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태형은 선희와 얘기하다 저 멀리 또 하나의 인영을 보고 급히 빠른 걸음으로 가랑에게 다가왔다.
“언제부터 있었어?”
가랑은 한참을 끌다가 그 질문에 답했다.
“학교 끝나고 계속?”
“… 너무 오래 걸렸네, 미안.”
태형은 머쓱했는지 뒷목만 어루어 만지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나타난 선희는 태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분리수거가 많아서 늦은 거잖아.”
“어… 응.”
“이해해줘서 고마워.”
선희는 별거 아니라며 웃으며 답했다. 태형은 분리수거 통을 들고 얼른 놓고 오겠다며 선희와 같이 반에 들어가 통을 놓고, 가방을 매고 반을 나왔다. 태형은 가랑과 눈을 마주치고는 무슨 일로 저를 기다렸냐는 듯 바라보았다.
가랑은 한참을 그 검은 눈동자를 보다가 중간에 정신이 깼는지 말을 꺼냈다.
“너, 우리 학교 대전 봤어?”
태형은 대전이 뭐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가랑을 바라보았다.
“너 대전 몰라…?”
“응.”
가랑은 한숨을 내뱉고는 대전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대전은 다른 아이들의 속마음을 익명으로 게시물로 올릴 수도 있고, 자신의 이름을 밝혀서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게시물을 올릴 수도 있는 곳이야. 그리고 차근차근 부여 설명을 해주었다. 태형은 그제서야 대충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제 뭔지 알겠지?”
“응.”
“예전에 아는 친구한테 잠깐 들어봤어.”
“뭐야, 그럼 이미 알고 있었던 거잖아.”
“응.”
“근데 1년인가, 2년 지나서 기억을 잘 못했나봐.”
“그럴 수 있지.”
“어쨌든 지금 대전에서는 다른 애들이 잘못된 소문을 믿고 너를 너무 나쁘게 보고 있어.”
“그니까, 선희랑 내가 도와줄게.”
태형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가랑을 보며 말했다.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나는 괜찮아.”
“어차피 다 지나갈 일인 걸.”
검은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다. 목소리에도 아무감정이 없다. 정말 다 지나갈 일이고, 지나가면 다시 평소처럼 다니면 된다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게 무슨 느낌인지 말로 얘기할 수 없었다. 왠지 김태형이 혼자 다 짊어지는 느낌이었다.
가랑은 태형의 눈과 똑바로 마주치고 말을 꺼냈다.
“난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
태형은 가랑과의 눈을 피했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정말 안 좋은 일중에 지나가는 하나의 사건이라 생각하면 된다라는 말을 늘어놓은 태형은 가랑을 바라보았다.
“정말 고맙지만, 그렇게까지 안 해도 돼.”
“나랑 엮여봤자 좋은 일도 없는 걸.”
가랑은 입을 앙 물었다. 분했다. 김태형의 대해서? 아니다. 그냥 세상의 모든 존재가 다 미워 보였다. 왜 도와줄 수 없고,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애를 이렇게까지 몰아갔을까. 그것이 대한 분함이었다. 태형은 가랑의 그런 모습을 봤을까. 말을 이었다.
“나 진짜 괜찮아, 별로 상관 없어.”
“알겠어…”
태형은 눈치를 보다 말을 꺼냈다.
“집에, 데려다 줄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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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이게 뭐야 진짜 나를 데려다 주고 있다. 이게, 이게 맞는 건가…? 평소에 넓어 보이던 골목길도 오늘 같이 걸으니 좁아 보이는데… 이게 맞나…? 진짜 뭐라 이야기를 꺼내야 되지? 어쩌지? 어떡하ㅈ,
“우리 둘 다 집이 같은 방향인 줄 몰랐어.”
한참을 머릿속에서 고민하던도중 태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랑은 하던 생각을 급히 멈추고 목소리를 냈다.
“하하, 맞아. 나도 몰랐어.”
그 이야기를 끝나침으로서 학교를 나오고 헤어지려할 때 선희만 반대 방향인 걸 그제서야 알았다.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었는지 기가 막힌 우연이었다. 결국 선희와 해어지고 나란히 걷는 중이다. 근데 평소와 다를게 없는 이 골목길은 오늘따라 유난히 더 좁은 것 같았다.
사실은 그렇게 좁은 게 아닌데, 어깨가 부딪히고 그러니까… 좁은 느낌. 가랑의 대답에 태형이 말을 이었다.
“나도 몰랐어.”
“학교, 맨날 이쪽으로 등교해?”
“응, 지각할 땐 다른 쪽으로 가는데 여유롭다 싶을 땐 이쪽으로 등교해.”
가랑의 대답에 태형이 낮게 웃었다.
“엥, 왜 웃어?”
“아니 뭔가 귀엽다고 해야 될까, 그냥 말하는 게 웃겨서.”
“아, 응…”
뭔가 볼이 불그스레한 게 느껴진다. 느껴져…? 불그스레…? 김태형한테…? 가랑은 재빨리 저의 볼을 감싸며 때렸다. 유가랑 정신차려 이거 아니야… 하지만 정신은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아니 제대로 잡힐 수가 없다. 그냥 과로사할 것 같다는 것만 느껴진다. 이거 진짜 아닌데, 이거 진짜…
때마침 태형이 말을 이었다.
“오늘 도와준다는 거 정말 고마웠어.”
“응…”
“근데 나 진짜로 괜찮으니까 안 도와줘도 돼.”
“응…”
솔직히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괜찮기는 커녕 더 걱정하게 만든다. 진짜 얘는 뭐지. 그냥 사람이 걱정하게 만드는 존재인 것 같았다.
가랑은 고개를 들었다. 옆을 보니 저와 같은 곳을 보고 걷고 있는 태형이 보였다. 옆태를 보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높고 날렵한 콧대, 은근 긴 속눈썹 턱선 얼굴이 자세하게 보였다. 노을에 비춰져서 그런지 좀 더 분위기 있어보였다.
근데 문득 궁금했다. 왜 그런 질문을 던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뇌를 거치지 않고 이 질문이 불쑥 튀어나온 것을 알긴 알았다.
“야, 너 왜 모자 쓰고 다녀?”
정말, 뇌를 거치지 않고 나온 질문이었다.
👀
안녕하세요 며화 입니다!
우선 에디터 픽에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최근 시험 때문에 연재가 약 거의 한 달동안
진행 되지 않았는데요! 정말 죄송합니다🥲
시험 끝나기 전까지 느리게 굴러갈 것 같은데…
시험이 끝나고 빠르게 달려오겠습니다😎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