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여주시점]
시끄러운 전화 벨소리에 억지로 눈을 뜬다.
'언제 잠든거지,,,,,,,지금 몇시지,,,,,,'
어제 있었던 일의 충격탓인지 몸도 마음도 너무 아프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전화소리가 들리는 거실로 향한다.
어제 정말 내가 나쁜꿈을 꾼건 아닐까 마지막 까지
진짜가 아니었길, 꿈이었길 바래보지만 거실 바닥에 흩어져있는 어제 벗어던진 찢겨진 셔츠가, 그 남자가 벗어준 점퍼가 어제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일깨워 주는것만 같다.
다시 울컥 눈물이 나오려 한다.
마음을 다잡으며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손에 쥔다.
‘아린이’
[여주]
"여보세요~?"
[아린]
"야 이년아!!! 성격급한 사람은 숨 넘어가겠다!!!
왜 이리 전화를 늦게 받아!!!!???"
[여주]
"아,,,이제 일어 났어"
[아린]
"뭐??!!! 며칠을 밤새워도 까딱없을 정도로 잠없기로 소문난 이여주가 이시간 까지 잤다고~?
너 뭔일있어? 아님 많이 아파?“
정아린의 놀란 물음에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았다.
'4시 28분'
[여주]
"좀 피곤했나봐,,,요즘 계속 야근해서,,,,,,"
[아린]
"아무리 그래도,,,
어제도 왔다가 왜 말도 없이 바로 갔어~?
준호선배 말로는 피곤하다고 선배한테만 살짝 말하고 급히 갔다던데,,,?“
'뻔뻔한 짐승 새끼,,,,,,,,,
그 새끼 이름만 들어도 어제의 일들이 떠오르며, 구역질이 나오려한다'
[여주]
"어어~그냥 다들 파장분위기고, 너무 피곤해서 나도 왔어,,,
미안해 너 챙겼어야 했는데,,,
집엔 잘 갔지?"
[아린]
“일찍도 물어본다 이년아!!!”
그 후로도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이 길다보니, 축 쳐진 내가 이상한지 아린이는 몇번을 혹시 아프냐, 무슨일 있냐며 물어오다가 거듭 아니라고 말하는 나를 배려해서 인지 더는 묻지 않았다.
그저 수현선배 얘기를 전해주며 왠지 모르게 처져있는 내 기분을 띄어주려 노력했다.
서로에 대한 모든걸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사이이지만 어제 그일은 아직 나조차도 현실이 아니었길 바라는 충격적인 일이기에 아린이에게도 이야기 않은 채 적당히 아린이의 이야기에 답하며 통화를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
너무 많이 운 탓인지 충격 때문인지 머리가 깨질 듯 아픈 두통과 또 자꾸만 떠오르는 어제의 일들을 지우고자 다시 거실바닥에 누운 채 억지로 잠을 청해본다.
몇분이나 지났을까 다시 울리는 시끄러운 전화소리가 온 거실을, 내머리를 울린다.
급히 전화기를 들어보지만 내 전화가 아니다.
소리가 들리는 곳은 어제 그 남자의 점퍼 주머니 속 핸드폰 이였다.
‘찬열’
[여주]
"여,,,,보세요,,,,,,,,?"
"백현아!!백현아!!!
백현아!!!!!드디어 전화받았어!!!
빨리~~~~"
"잠깐만 끊지마 찬열아!!!
잠깐 기다려,,,,"
전화를 받자 들려오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와 이내 들려오는 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
"여보세요~?"
[여주]
"네,,,,,,,,,여보세요~?,,,,,,,,,"
"와~목소리 잠긴거봐~~~
지금까지 잤어요~? 와 완전 잠탱이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숨넘어 갈듯한 이 낯익은 웃음소리, 어제 그 남자다.
[여주]
"어제 그 점퍼,,,,,,,,그 분,,,"
"난 그분 아니고 백현이예요.
변백현"
[여주]
"네~? 아~네,,,,,"
[백현]
"네? 에~?그게 끝이예요~?"
[여주]
"그럼 뭘~?아아~~~~
어젠 너무 감사했습니다"
[백현]
"아니말구요~~~난 백현이라구요 변백현~~~
이젠 그쪽도 이름 얘기해줘야죠~~~"
[여주]
"아,,,,,,,,,,,,ㅎㅎㅎㅎㅎ"
[백현]
"웃었다~~~“
[여주]
“,,,,,,,,,,,,,,,,,,,,,,,,,”
'내가 웃었다고?‘
방금전까지만 해도 모든것이 다 싫고 귀찮기만 했다.
어제의 그 일도, 깨어난 오늘도, 또 잊혀지지 않는 상처를 안고 지내야할 내일도 또 그 다음날도,,,
과연 앞으로 웃으면서 살수나 있을까 싶었던 내가,,,웃었다.
그랬다 어제도 그 쓰레기한테 그런 일을 겪고도, 한참을 목놓아 울고난 뒤에도 그 남자는 나를 웃게 했다.
그리고 또 지금도.
[여주]
"여주예요~이여주~~~"
[백현]
"여주~~이름도 이쁘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주]
“,,,,,,,,,,,,,,,,,,,,,,,,,,,,,,,,,,,,,”
[백현]
“여주씨~ 나랑 같이 밥 먹어요~
지금껏 잤으면 밥도 안 먹었겠네~~~삼십분 뒤 아니 아니,,,여자는 준비시간이 더 걸리려나~?
한 시간 뒤 성수동 **카페 에서 만나요~~~"
[여주]
"네? 저기요 저기 변백현씨,,,,,,,,,,“
‘뚝’
'뭐지 이렇게 자기 말 만 하고 끊으면,,,,'
지금은 아니, 당분간은 누구를 만날 기분도 컨디션도 아니다.
안된다는 거절의 말을 하기 위해 방금 전 전화가 왔던 ‘찬열’ 라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려고 그남자의 전화기를 들어본다.
'젠장 패턴 걸려있어!!!!!!!!!’
그 남자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지 않는 다면, 약속을 거절할 방법도 점퍼와 전화기를 돌려줄 방법도 없으니,,,
마지못해 남자가 말한 약속 장소로 나가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일으켜 본다.
샤워를 마치고, 어제 울다 잠든 탓인지 퉁퉁부은 눈을 감춰보려, 내 마음의 상처를 가리려는 듯 평소보다 더 진하게 화장을 해 본다.
[여주]
"성수동 **카페요"
[택시 기사님]
"네~ 근데 토요일이라 거기 좀 많이 막힐텐데,,,,,,,"
[여주]
"괜찮아요,,,,,,,,,,,,,,,,,,"
택시가 달리는 동안 멍하니 창밖만 바라봤다.
[택시 기사님]
"아가씨 아가씨
다왔어요~~~
젊은 아가씨가 왜이리 넋이 나갔어!!!쯧쯧쯧"
[여주]
"아 네~죄송합니다
여기요 거스름돈은 괜찮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카페로 들어선다.
두명씩 세명씩 무리지어 앉아 있는 사람들,,,
나 빼고 모두들 다 행복해 보이고, 즐거워 만 보인다.
[카페 점원]
"어서오세요~ **카페 입니다"
카페 안을 둘러본다.
그 남자는 아직 오지 않은 건지 보이지 않아, 핸드폰을 꺼내어 시간을 확인해 본다.
'하~ 너무 늦었네,,,가버린건가,,,'
막히는 길에 약속시간을 넘겼지만, 혹시 아직 안 왔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카운터로 가서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진동벨을 받아들고 사람이 없는 구석자리에 가서 앉는다.
징징징징징징징징
[카페 점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나왔습니다~~~손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주문하신 고객님~~~"
“커피 나왔어요~~~”
멍하니 앉아있던 내 테이블에 누군가가 음료를 내려 놓으며 말한다.
고개를 들어보니 검정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검정 마스크를 한 채 얼굴의 대부분을 가린 남자가 서 있다.
눈만 겨우 보이지만 예쁘게 웃어보이는 눈을 보고
단번에 그 남자 인걸 알아봤다.
[백현]
"무슨 생각을 하느라
진동벨이 울려도, 점원이 몇 번을 불러도 몰라요~?
덕분에 난 여주씨 단번에 찾을수 있었지만,,,"
[여주]
"아,,,,그냥,,"
[백현]
"앉으란 말도 안 해요~?
난 지금껏 여주씨 기다리다 하도 안와서, 혹시 못찾는건 아닌지
저 앞 큰길까지 나가보고 오는길인데,,,다리아프단 말이예요~"
[여주]
"아~앉으세요
제가 좀 늦었죠,,,토요일이라 길이 좀 막히더라구요,,,,죄송해요,,,,"
[백현]
"길이 막혀서 늦은거 아닌거 같은데요???"
[여주]
"네,,,,?!!!!"
[백현]
"엄청 꾸미고 오느라 늦은것 같은데요~???!!!"
[여주]
"아,,,아니예요~~~~그런거,,,정말 길이 막혀서,,,,,,,"
[백현]
"농담이예요~
농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주씨 오늘 너무 이뻐요~~~"
훅훅 들어오는 이 남자의 말 솜씨에 안 그래도 없던 정신이 더 없어져, 자꾸만 말문이 막혀 헛 웃음을 짓게 한다.
[백현]
"여주씨 우리 얼른 밥 먹으러 가요,,,
이 근처에 진짜 맛있는 김치찌개 집 있거든요,,,
여주씨 아마 한번 먹으면 반해서 나한테 계속 사달라고 할지 몰라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주]
"저기요,,,백현씨,,,어제는 감사했어요.
덕분에 위기도 모면 할수 있었구요,,,
식사는 다음에,,,제가 대접할께요,,,
제가 오늘은,,,,,,,"
[백현]
"여주씨~~~ 나 여주씨랑 밥같이 먹으려고 점심도 굶
고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나 배 엄청 고프단 말이예요~~~
같이 먹어요 우리~~~네? 네?"
자꾸만 조르는 백현씨에게 미안한 마음에, 더는 거절할수 없는 마음에 어쩔수 없이 백현씨 뒤를 따라 카페를 나선다.
백현씨는 카페를 나온 뒤 바로옆 건물 비밀번호를 누르더니, 뒤 따르던 나를 돌아보며 어서오라는 듯 눈짓을 해 보인다.
얼떨결에 백현씨를 따라 계단을 오르는데, 아무리봐도 김치찌개집이 있을거란곤 보여지지않는 실내.
그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에리엔터테인먼트' 라고 큰 글씨로 쓰여있는 사무실이 나온다.
'에리엔터테인먼트?'
백현씨는 의아해하며 한참 뒤 쳐진 내 팔목을 잡아끌어 계단을 한 층 더 오른다.
백현씨의 손에 이끌려 한츰을 더 오르니, 양쪽으로 녹음실이라고 씌여있는 작은 방들이 여러개 줄지어 있었고, 그는 그중 한 곳의 문을 열고 들어서며 뒤따라 오던 날보며 웃는다.
[백현]
“여주씨 들어와요”
‘하,,,,,,,,,,,,,,,,,,,,,,,어제 그런일을 당해놓고 무작정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따라 여기까지 온 나란년 정말 한심하다’
[여주]
"변백현씨!!! 전 그만 가볼께요!!!
여기 그 쪽 점퍼와 주머니속에 핸드폰 있습니다.
어젠 감사했습니다."
문옆 작은 의자위에 어제 빌린 백현씨의 점퍼를 내려놓고 뒤돌아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