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굴러들어온귤.모든 권리 보유
“난 김태형이야. 넌?”
“난 박서윤, 얜 이선하야. 너 근데 진짜 잘생겼다. 소문보다 더 잘생긴거 같아.”
“아 ㅋㅋㅋ 그래? 고마워.”
-잘생긴 애들은 다 콧대가 높다-라는 나의 고리타분한 생각과는 달리 김태형은 살갑게 웃으면서 다가와 내 뒷자리에 앉았다.
“우리 매점갈건데 같이 갈래?”
“좋아.”
“나도 같이가.”
“잘생긴 죄로 매점비는 김태형 네가 쏘는거다?”
“이런 억지가... 그래, 이번엔 내가 쏜다!”
“헐! 오늘부터 오빠라 부를게요, 오빠!”
“ㅋㅋㅋㅋㅋ 뭐야, 서윤이 너 과자에 자존심 없어지는거야? ㅋㅋㅋ”
김태형을 보는 시선에 학교생활 괜찮을까 싶었던 나의 걱정은 무색할 정도로 이후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생각보다 너무 늦었어. 할머니가 기다리실텐데...!”
알바 사장님의 부탁으로 10분, 20분 늦는다는 게 밀리고 밀려서 1시간이나 늦어버렸다. 허겁지겁 가방을 챙기고 편의점 문을 엶과 동시에 뛸 준비를 하는데,
“선하, 거기서 뭐해?”
검은 차를 타고 있던 김태형과 눈이 딱 마주쳤다.
“나 빨리 집에 가봐야되서. 내일 학교에서 봐!”
“잠깐만! 데려다 줄까?”
한시라도 빨리 가야하는 상황에서 김태형의 말대로 차에 탈 수 밖에 없던 나는 어쩔 수 없이 차에 탔다.
“집이 어디야?”
"엑스..."
‘XX동’이라고 말하려는 찰나에 혹시나 우리 동네를 보고 실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처음 만든 친군데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르게 대답했다.
“...YY동 00빌라에 내려주면 될 거 같아.”
“알았어.”
밖에서 볼 땐 깜깜해서 못 알아봤는데 안에서 보니까 엄청 귀티나는 게 누가 봐도 좋은 차 였다. 내가 감히 이런 차를 타도 되나 싶었다. 내 표정을 읽었는지 김태형이 빤히 쳐다보곤 말했다.
“선하, 기분 안 좋은 일 있었어? 표정이 어둡네.”
“아, 어,? 아니야. 그냥... 잠깐 생각에 빠졌어.”
“무슨 생각?”
“아냐, 아무것도. 다와가네, 난 이만 내릴게. 고마워!”
“...응.”
“할머니, 나 왔어.”
“.....”
주무시고 계시는구나. 짧게 한숨을 내뱉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전등 불을 끄고 벽에 머리를 기댔다. 그리고 꿈을 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