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날엔 이상한 박물관을 갔다.
다들 지루하다며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진여주는 오늘 안온것인지 안보였다.
나도 지루한 박물관 탓에 핸드폰만을 들여다보았다.
그때 옆에서 누군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너 대전봤어?
"진여주 지퇴했대."
"헐 , 왜?"
"걔 은하린인가 걔한테 개쪽 당하고 갔잖아ㅋㅋ"
그녀의 대한 수군거림이였다.
자퇴해서 안보였던거구나.
난 몸을 틀어 남주들에게 다가갔다.
진여주 자퇴했대.
나의 말에 다들 놀란 듯 보였다.
···그럼 홍지수는?
"어떻게든 되겠지. 혼자 다니던가 니네랑 화해하던가."
아무렇지 않아하는 나를 본 윤정한은 머뭇거렸다.
피식 , 나는 옅은 미소를 짓고 그에게 말했다.
가 , 가서 홍지수 위로해줘 , 힘들어할테니까.
윤정한은 날 바라보더니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곤 뒤를 돌아 홍지수에게 달려갔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곤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그 뜻은 , 이 책이 거의 끝나갈때라는 것이다.
남은 남주들과 같이 박물관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전원우는 나를 따로 불러냈다.
박물관 밖은 무더운 여름이였다.
습하고 더운 날씨였다.
전원우는 결심한 듯한 표정이였다.
"좋아해 , 알곤 있었겠지만. 그래도 고백은 해보고 포기하려고."
"포기?"
"응 , 생각보다 많은 애들이 널 좋아해. 그리고 너도 누군갈 너의 마음에 둔 것 같기도 하고."
"고백도 못해보고 짝사랑을 끝내기엔 억울하잖아."
그러곤 미소를 지었다.
마음에 담아둔 사람···.
오늘 하루종일 신경쓰였다.
그는 알고있었다.
내가 자신을 안좋아한다는 것과 , 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숙소에 돌아와 아까 펴두었던 이불위에 누웠다.
복잡했다.
밖은 시끌시끌했다.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갔다.
"마침 잘나왔다. 편의점 갈래?"
다른애들이랑 다같이.
난 좋다며 겉옷을 가지러갔다.
여름이긴 했지만 혹시 모르니까.
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숙소 밖으로 나갔다.
사실 조용히라기 보단 쌤들이 안계셨다.
밖으로 나가니 남주 8명이 있었다.
다같이 웃으며 편의점으로 향했다.
홍지수는 슬쩍 나의 옆으로 다가왔다.
남주들을 편의점으로 먼저보내더니 나와 둘만 남았다.
"난 부정하고 싶었어.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그랬을리 없었으니까."
홍지수는 진여주가 자퇴하기 전에 한번 만났다고 했다.
그녀는 정말 죽은 사람같은 얼굴이였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내가 은하린 괴롭힌거 알고있잖아."
"구라치지마."
"넌 끝까지 날 부정하는구나."
"난 부정하는게 아니라 널 버리는거야. 내 곁에서 떠날 수 있게."

"내가 널 좋아하는건 알고있었잖아 , 그런데도 날 이렇게 잔인하게 버리는거야?"
홍지수는 그 말을 끝내곤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는 홍지수를 뒤로한체 집을 향해걸어갔다.
그도 뒤를 돌아집을 향해 걸어갔다.
"힘내 , 홍지수."

다음 날이 밝았다.
오늘은 놀이공원을 간다고 한다.
간만에 옷장에 구겨져있던 치마를 꺼내들어 캐리어에 넣던 것을 떠올렸다.
좀 , 오바인가?
고민을 했지만 그냥 입었다.
긴 청치마에 흰 티를 입었다.
똥머리를 하느라 애를 좀 먹었지만 잘됐다.
흰색 자그마한 가방을 한쪽에 걸어놓고 거실로 나갔다.
나를 본 남주들은 놀란 듯 보였다.
"···뭐 , 왜."

"너 원래 그렇게 예뻤냐?" 한솔
"뭐 임마?"
최한솔의 말에 발끈해서 그에게 달려갔다.
교복도 바지 , 사복도 바지만 입던 난 롱치마를 입고 뛰려니 불편했다.
그거 입고 잘 놀 수 있냐?
"잘 놀 수 있을걸?"
나의 애매모호한 대답에 다들 찝찝해 하는게 보이긴 했지만.
아무렴 상관없다.
난 무시하고 현관문쪽으로 향했다.
운동화를 탁탁 신으며 말했다.
너흰 시계 안보니? 지각이야 빨리 나와.
나의 말에 다들 시계를 한번씩 보곤 달려나왔다.
난 느긋하게 문을 열어 복도로 나갔다.
엘레베이터를 잡고 올때까지 기다리며 폰이나하고있었다.
우당탕거리며 남주들이 복도 끝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때마침 엘레베이터가 도착했다.
선착순 한명.
나의 말에 다들 더 빨리 뛰며 달려왔다.
그러다 한명이 엘레베이터에 쏙 탔다.
난 닫힘버튼을 와다다 눌렀다.
남주들앞에서 문이 닫혔다.
탄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다.
···너가 왜?
옆엔 홍지수가 히히 웃으며 브이를하고 있었다.
"너가 선착순 한명이라길래 우리방 애들버리고 탔어."
해맑게 웃으며 말하는 홍지수에 한숨을 쉬었다.
푸훕 , 한숨쉬는 것도 잠시.
버리고 왔다는 홍지수가 너무 웃겼다.
내가 웃으니 홍지수는 이유는 모르지만 따라웃었다.
1층에 도착하고 느긋하게 로비로 향했다.
쌤들과 학생들이 모여있었다.
2분정도 지나니 같은 방 남주들과 홍지수방 남주들이 엘레베이터에서 나왔다.
늦게 나온 남주들을 본 쌤은 왜 늦었냐며 혼을 내셨다.
뒤에서 꾸중을 듣는 남주들을 보고있으니 이석민과 눈이 마주쳤다.
난 '그러게 빨리나오징ㅋ'이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석민은 내 표정을 보곤 저! 라며 소리쳤지만 선생님 목소리에 묻혔다.
난 킄킄 웃으며 뒤를 돌아 아무렇지 않은척 섰다.
버스에 올라타서 또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잠을 자고있을때 누군가 옆에서 깨웠다.
김민규가 싱글생글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민규 얼굴을 본 난 놀라서 때릴뻔 했지만 다행히 참았다.
비몽사몽 눈도 뜨지못한 체 버스 복도를 걸어나갔다.
버스에서 내리니 햇빛때문에 눈이 찡그려졌다.
"꿀잠 잤나봐? 침자국 지워줘?" 정한
"꺼져. 안흘렸거든."
난 윤정한을 살짝 밀어내곤 홍지수 옆에 섰다.
쌤이 뭐라뭐라 말하시곤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신나서 김민규 어깨를 잡고 뛰었다.
"헤헤 , 신난다!"
"헐 , 나 은하린 이런모습 처음 봄." 민규
"어쩔ㅋ"
김민규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놀이기구를 향해 걸어갔다.
미친미친 바이킹!!
나의 외침에 김민규와 이석민은 기겁을 하며 싫다고 했다.
난 그 둘을 팔에 끼고 바이킹을 타러갔다.
우리 셋이 타자 모두가 따라탔고.
내 양옆에 나뒀던 김민규와 이석민은 타면서 비명지르기 바빴다.
"흐어어···."
바이킹에서 내린 후 김민규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난 모르는 사람이에요~ 식으로 무시했다.
하루종일 뛰어다니고 저녁시간이 되었다.
갈 시간이 되어 다들 버스에 올라탔다.
숙소에 도착해서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화장실에 들어가 씻고 나오니 거실은 시끌시끌했다.
"···뭐야."
"하린아 빨리 앉아! 같이 먹자!" 정한

"아 근데 진짜 먹어도 되는거야?"
이석민이 왜이렇게 망설이나해서 다가가봤다.
왓더 , 거실엔 남주들이 동그랗게 앉아있었고.
그 중간엔 초록색인 소주병들이 보였다.
저기 멀리엔 맥주병도 보있었다.
이것들이 정말 미친건지 나는 고개를 내젓곤 방으로 들어갔다.
밖에선 나오라며 고래고래 소리치는 윤정한의 목소리가 들렸다.
결국 시끄러운 우리 방에 쌤이 오셨다.
남주들은 무슨 초능력이 있는지 단번에 술병들과 자신들의 몸을 숨겼다.
쌤들 조금만 조용히하라고만 말하시곤 밖으로 나가셨다.
내가 있던 곳에도 들어온 남주들이 나를 끌고 거실로 데려갔다.
어쩔 수 없이 나도 거실에 모여앉게 되었다.
남주들이 술을 몇번 들이키더니 이번이 처음인지 다들 빨리 헤롱헤롱해졌다.
"아 기대지마 , 대가리 뽑기전에."
"히잉···." 민규
"아 권순영 니는 왜 또 기대!"
"아아··· , 김민규는 되고 난 왜 안돼···."
둘다 안돼.
난 둘의 얼굴을 밀어내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운 이 방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갔다.
숙소 근처에 있던 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역시 여름이라 그런지 밤이여도 밖은 후덥지근했다.
옆에 누군가 앉았다.
옆을 슬쩍 바라봐 누군지 확인하고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후우 , 옆에서 그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너도 술 많이 먹었냐?
"응 , 계속 줘서."
"그걸 또 받아먹냐?"
"그래도 술 먹고 하고싶은 말을 안떨고 할 수 있잖아."
그는 바보같이 실실 웃었다.
그러곤 그가 나를 바라보곤 손을 잡았다.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좋아해 하린아 , 근데 너는 내가 아니라 다른 애 좋아하잖아."
"···ㄱ ,"
"아니 , 지금은 내 말만 들어줘."
"그래 , 나혼자 좋아하고 나혼자 설레했어."
"최근에 너가 다른애 좋아하는걸 알았어 , 걔랑 너랑 쌍방같더라."
"근데 걔가 나랑 친구여서 좀 그러네."
이제 말해줘 , 너의 마음을.
그는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그와 맞잡은 나의 손을 바라보고 머뭇거렸다.
"···그래도 , 너가 상처 안받은거 같아서 다행이네." 하린
"ㅎ , 넌 끝까지 착하구나. 이제 놓아줄게. 너가 기다렸던 애와 이야기 나눠."
그의 눈은 아직도 슬펐다.
하지만 미소를 짓곤 일어났다.
그 미소는 씁쓸한 미소였다.
내 손엔 아직도 그의 온기가 남아있었다.
그에겐 미안하지만 , 그도 알다시피 난 다른애를 좋아하고 있다.
한숨을 쉬곤 마른세수를 하곤 입을 열었다.
"하아 , 근데 너 아까 낮에도 고백했거든?"
그러자 뒤에서 부스럭 소리가 났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누군가 비틀거리며 천천히 걸어오고있었다.
나의 얼굴을 보곤 실실 웃으며 나의 옆에 앉았다.
"넌 또 왜 취했냐. 아까보다 더 취한거 같네."
"하린아~ , 조아해···."
"왜이래."
"조아해 , 하린이를 좋아하는데 하린이는 나를 안좋아하는거 같아···."
"뭐래 , 좋아하거든?"

2년 뒤_
난 아직도 소설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현실의 내 몸은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도 현실만큼 행복하다.
아니 , 현실보다 행복하다.
권순영이랑은 그때의 고백으로 잘 만나는 중이다.
다음날에 걔가 잊어먹어서 애 좀 먹었지만.
진여주는 안보인지 오래다.
이찬만 빼고 우리는 모두 성인이다.
이번에도 자신만 미자라며 불평불만을 내놓는 중이다.
난 우리집과 우리가족 , 친구 등을 잊은지 오래다.
가끔은 돌아가고 싶긴하지만 , 여기가 좋다.
하지만 그러던 도중 난 평소 일어나던 방이 아니라 다른 방에서 일어났다.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그곳에서.
그곳은 나의 방이였다.
난 하루아침에 작별인사도 못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난 당황하며 거울 앞에 섰다.
얼굴은 은하린 얼굴이였다.
어째서 얼굴은 안바뀌었을까.
난 손톱을 물어뜯으며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가 전화를 받았다.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돌아왔다는걸 자각했다.
난 부정하며 전화를 끊었다.
난 이곳보다 소설이 더 좋았다.
나와 같이 다니던 13명이 너무도 좋았다.
현실에서도 시간이 흐르고 흘렀다.
1년 후 , 난 이곳에 적응했다.
회사도 다니며 잘 지내고있었다.
회사앞에 카페가 새로 생겨서 한 번 사먹으러 갔다.
딸랑 문에 달린 종이 울렸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매일 먹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얼음 많이 넣어주시고요."
"아이스아메리카노 얼음많이 한잔 맞으시죠?"
"네."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 입맛 안변하셨네요 손님."
"네?"
직원의 말에 당황해서 얼굴을 쳐다보았다.
난 놀라서 굳을 수 밖에 없었다.
평생보지 못할 줄 알았던 얼굴이였다.
"부승관?"
"응 , 그 부승관. 그래서 진짜 이름 뭔데. 너 전에도 안알려줬잖아."
"···임주현."
"너 여기에선 몇살이야?" 난 소설이랑 똑같아 21살."
"애기네."
"뭐?"
"난 25. 들어갔을때 22살이였어."
헐 누나였어?
부승관은 입을 막았다.
다른 애들도 여기로 왔어?
나의 물음에 부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한숨을 짧게 쉬더니 카운터 옆에 있는 문을 가리켰다.
저기에 , 부승관의 말에 나는 멍때리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푸핫 , 혹시 저기로 몸을 숨긴거야?"
"응 , 그렇다네···."
"왜?"
"몰라 , 나중에 서프라이즈로 너 놀래켜준다나 뭐라나."
"아 , 늦었다. 갈게. 퇴근하고 올거야 기다려."
난 인사를 하곤 아메리카노를 들어 밖으로 나갔다.
회사에 들어가 컴퓨터를 켰다.
오늘도 개같은 업무를 처리해야한다.
번뜩 , 난 눈을 떴다.
어유 , 잤구나.
난 눈을 비비며 시계를 바라보았다.
출근시간을 훨씬 지난 10시였다.
그러자 부승관이 머리에 딱 떠올랐다.
아 맞다! 난 가방에 핸드폰과 노트북 등등을 넣고 달렸다.
카페 앞에 도착했지만 너무 늦은 탓인지 불이 꺼져있었다.
난 한숨을 쉬곤 차에 올라탔다.
드디어 만났는데 , 이렇게 약속을 깨버리다니.
나를 원망하며 집으로 향했다.
차를 주차하고 현관문을 향해 걸어갔다.
현관문 앞엔 무언가가 쭈구려 앉아있었다.
"부승관?"
"은하린? 드디어 왔네 , 몇시에 퇴근을 하길래 이렇게 늦어!"
"너 우리집은 어떻게 알았어."
"직원분한테 물어봤지. 빨리 들어가자. 아메리카노 만들어왔어."
난 빠르게 아메리카노를 뺏어갔다.
그러자 부승관이 웃었다.
난 비밀번호를 누르며 부승관에게 물었다.
"다른 애들은?"
"몰라 , 너가 자기들을 찾을때까지 안보일거래."
"아 이 말도 너한테 전해주라던데. 뭐였지? 주변에 있으니 멀리 보지말아였나?"
나는 또다시 그들과 소설을 써내려가려 한다.
그땐 위태롭고 폭력적인 소설이였다면 ,
지금은 달달하고 평온한 로맨스 소설을 써내려 갈것이다.
완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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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완결이네요
다음엔 후기로 찾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