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후회가 먹고 싶었다

에르.



"절 찾았다고 들었습니다."
"... 네."
"무슨 일인지."
"... 제가,"


12년 동안. 반정부를 치려고 한 건 사실입니다. 센터에게 목숨을 바쳐가며 싸운 것도, 정보를 빼앗으려고 애쓴 것도. 다 사실입니다.


"... 어쩌면 그 누구보다."


"... 하여주."
"어."
"센터."
"...."
"거기 가면, 반정부들 죽일 수 있냐?"
"응."


"이곳을 원망하고."


"... 갈게."
"...."
"하여주,"
"...."
"나도 데리고 가줘."
"...."


"증오하고."


"... 전정국이예요."
"그래. 정국."
"...."
"김태형. 네 친구 말이야. 반정부라는 놈들한테 납치됐는데, 찾으려면 네가 필요해."
"...."
"솔직히 우리한테도 득이 되는 게 있어서."
"...."
"같이 갈래?"
"... 같이."
"응. 같이."


"... 칼을 갈았을 거예요. 근데."


"아가."
"엄마, 엄마..."
"엄마는."
"엄마, 제발..!"
"여주 네가 뭐를, 하든."
"...."
"엄마는 네가,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염치없는 거 알지만.


"여주야."


제발.


"살아야 해."


살려주세요.


"엄마가, 하늘에서 지켜볼 거니까. 약속 지켜야 해. 꼭 살아남겠다고."


"뭐든 다 할게요."


"약속. 할까?"
"...."
"옳지."
"... 윽."
"착하다. 우리 딸."


"... 반정부의 개가 되라면 될게요. 평생을 그러면서 살아왔으니까."
"... 후회 안 하시겠어요?"
"... 네."
"좋습니다. 그럼. "


내일 다시 호출하겠습니다. 그때 다시 와주시면 설명드리겠습니다. 짧은 목례를 마치고 방에서 빠져나온 여주는. 주르륵 주저앉아. 어린아이처럼 펑펑 눈물을 흘렸다. 목이 망가져라 울부짖으며. 평생을 불러도 다신 보지 못할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엄마.



엄마를 부르며



엄마. 나. 살려고 여기 왔어요.

엄마.

엄마.

나 엄마랑 한 약속 지키려고.

나 숨 쉬고 싶어서.


여기로 왔어요.


엄마. 엄마. 엄마. 여주는 울었다. 저녁이 하늘에 내릴 때까지. 구름이 흐릿하게 번질 때까지. 달이 해와 얼굴을 맞댈 대까지. 그 달을 높은 곳에서 구경하고 있을 엄마를 부르며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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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꿨다. 지독하리 생생한 꿈. 이것이 악몽인지, 아님 그냥 지나가는 꿈인진 상관없었지만. 내가 무의식적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게 이상했다. 고작 꿈으로, 꿈인 걸 알면서도 감정이 울컥했던 적이 없었기에.

꿈에선 블러 된 듯 얼굴이 흐릿하게 번져있던 그 여자는, 장례식장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손을 내민다. 윤기는 미치도록 익숙했지만, 끝까지 누군지 알아내지 못했다. 답답함에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가슴만 연신 두들겼다.

어딘가만 쏙 빠져있는 느낌. 마치 잃어버린 퍼즐 조각같이. 윤기는 멍한 채 허공을 응시하다 가이딩 파장을 무너뜨렸다. 푸른빛이 일렁이다 흔적 없이 흩어진다. 그리고 또다시 그 조각들로 가이딩 파장을 만들어냈다. 이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고서야 지친 그를 멈춰 새운 건.


"너 그러다 진짜 쓰러져."


"...."


누군가의 한 마디. 그 한 마디는, 그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버린 누군가가 자신에게 건네는 걱정의 말이었다. 작은 의구심이 커다란 물음표를 만들어냈다. 누구지,부터 난 어쩌다 이곳. 센터로 오게 되었는지.


어.


... 어라.


난 어쩌다, 이곳으로 오게 되었지.


기억으론, 엄마를 잃어서. 엄마가, 반정부들에 의해 목숨을 잃어서. 그럼


누가 날 이곳으로 이끌었지?


늦은 밤. 윤기가 지친 몸을 이끌고 거실로 달려 나왔다. 아직 거실에 남아있었던 정국은 뭐가 그리 급하냐고 그를 걱정했고, 윤기는 그에게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너, 어쩌다 여기 왔냐? 정국은 갑자기 웬 엉뚱한 질문이냐고 당황했지만, 그는 재차 다시 한번 물었다.


"당연히 형이랑 남준이 형이랑,"
"...."
"... 남준이 형이랑."


"같이 갈래?"


"...."


"응. 같이."


"... 형이랑... "


또 누가 있었어...? 정국마저 혼란에 허우적거렸다. 자신을 이끈 게 이들이 아니면, 누구일까. 누구야. 정국은 잠시 멍해있다 자신의 능력 제어 팔찌를 끊었다. 그럼에도 윤기는 그를 말리지 않았다. 정국이 힘들어 쓰러지기 직전까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기억과는 상관없이 미래를 볼 수 있는 그였으니까.

하지만 원래라면 능력 컨트롤하지 못해 괴로워해야 하는 정국이, 멀쩡하게 눈을 떴다. 얼굴에 아이러니함이 가득한 채. 그의 미래는 더더욱 선명해졌고, 그만큼 알아낸 게 많았다.


"야, 너 능력,"
"하여주가 누구야."
"...."
"... 하여주가 누구냐고."


하여주가 누구길래. 누군데.


"형이랑 서로 울면서 총을 겨눠."


그 사람이 누구길래.


"우릴 보고 무너져."


.
.
.
.
.



"적어도 난 기억해야지."
"...."
"날 기억했어야지!!!"
"난, 그쪽이 누군지 몰라."
"...."
"근데,"
"....."
"우리, 뭐 하나 지독하게 있었던 건. 알겠다."
"... 지독하게."
"... 그러지 않는 이상 익숙할 리 없으니까."
"...."


.
.
.
.
,



"왜, 왜 우리의 구원이 돼서. 왜 도망쳤어? 왜!!"
"... 너흰."
"...."
"너흰 내 모든 것이 돼서. 날 버렸어."
"...."
"내 인생. 모든 것이 돼서 왜 날, 버렸어?"


.
.
.
.
.


"...."
"... 너 왜 울어."
"... 형."
"...."
"... 우리가 잊은 거 같아."
"...."
"근데 그게,"
"...."


하여주라는, 여자이면. 어떡해.

우리에겐, 구원. 그녀에겐 우리가 전부였다는 데 어떡해.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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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은거면 어떡해."


윤기는 정국의 말에 움찔했다 잽싸게 일어나 남준의 방문을 두들겼다. 야. 김남준. 하지만 윤기의 목소리에 아무 대답도, 반응도 없는 남준에 윤기는 다시 한번 문을 두들겼다. 그때, 울리는 가이딩 팔찌.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붉은색 빛이 남준의 이니셜이 적힌 아래 칸에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빛 가운데, 남준의 가이딩 수치를 알려주는 숫자는 어느덧 10이라는 숫자를 향해가고 있었다. 수치를 확인한 윤기는 망설일 틈 없이 남준이 열길 바랐던 문을 벌컥 열었다.


"김남준!"
"...."
"그만, 그만해."
"... 놔."
"제발 그만,"
"놔."
"안 놔. 너 수치 확인하고 지랄해. 너 지금 20 이하로 떨어졌,"
"제발. 형."
"...."


능력 지배는 누구에게든 언제나 찾아올 수 있다. 폭주 직전의 초기 증상이며 대표적인 예로 정국이 있었다. 여태껏 능력 컨트롤이 미숙해 능력이 그를 지배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엄청난 양의 미래들을 머릿속에 새겨갔다. 그러나 정국은 컨트롤이 미숙해서 지배당했다면 남준은 의지하고 싶은 게, 자신의 능력이라. 숨겨진 과거를 찾고 싶어 스스로 빠져든 거나 다름없었다.

나 조금만 더 읽을게. 응? 공허하다. 남준의 눈은 소름 끼치게 공허했다. 얼마나 많은 과거를 읽은 건지, 손도 공중에 방황하며 허둥거리며 무언가라도 집으려 아등바등했다.

거실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남준은 아무 방책 없이 능력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하나둘씩 새어 나오는 과거들. 자신 앞에 파라노마처럼 그려지는 시간들. 그리고 그 중간에 웃고 우는 한 여자. 여자를 향해 과거에 빠진 남준은, 능력을 제어하지 못했다.

온몸에 담겨있던 가이딩을 풀고 남준의 팔목을 붙잡은 윤기. 하지만 윤기는 빠르게 손을 다시 놓을 수밖에 없었다. 남준은 제 자신이 내뿜는 가이딩으로 흡수해 능력을 재사용했기에. 미쳐버렸다. 사이코 메트리라는 능력이 그를 지배됐다.


"야! 김남준!"


윤기는 힘껏 그의 이름을 불러봤지만 돌아오는 건.


-"O팀 S급 사이코 메트리 센티넬 김남준 폭주. O팀 S급 사이코 메트리 센티넬 김남준 폭주_"


잔인한 현실이었다.















"나 다녀왔어요."
"늦었네요."
"어쩌다 보니."
"... O팀."
"...."
"사이코 메트리 김남준."
"...."


여기까지만 말할까요, 아님 끝까지 말해줘요? 태형이 건넨 그 한마디에 여주는 망설였다. 만약 가면, 나만 상처받을 텐데. 아. 이젠 정말 배신자니까 괜찮으려나. 그래도 싫은데. 자신을 원망하던 수많은 얼굴들이 일렁인다. 하지만 이제 자신은 반정부이기에, 이제 내성이 생겨야 한다고 판단한 여주는 듣겠다고 고개를 주억였지만 얼마 안 가 후회했다. 그녀의 가이딩 팔찌가, 윤기와 같은 자리의 불빛에서 붉은 빛이 새서나왔기 때문에.


"... 빨간불."
"보이는 그대로... O팀 사이코 메트리 센티넬 김남준 폭주하고 있대요."
"....!"
"가이드들 투입은 됐는데, 능력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고... 어디 가요."
"... 저, 아직 센터 소속이에요."
"아니요, 이제 반정부,"
"... 남준이만 살리고 올게요."
"위험해. 위험해요."


제발. 태형 씨. 제발요. 태형의 옷소매를 꾹 쥐여잡고 고개를 툭 떨구는 여주에 그의 입에서 짧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무척이나 닮았구나. 지키려는 모습이. 태형은 잠시 고민하다 제 침대로 향하더니 아래 챙겨둔 수많은 앰플들 중, 3개를 집어 들었다.


"워낙에 독한 앰플이라."
"...."
"흥분한 상태에서 빠르게 주입하면 여주 씨가 위험할 거예요."
"... 네."
"폭주로 의해 딱 죽기 직전에."


그때 주입해 줘요. 일렁이는 푸른빛들이 갇혀있는 주사기들이 여주의 손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깜빡. 한순간에 그녀는 이미 제 옛 숙소 앞에 서있었다. 얼굴에는, 태형의 하얀 마스크가 씌워진 채.

1분 1초가 부족한 시간. 여주는 곧장 숙소로 뛰어들었다. 뒤에선 그녀의 정체도 모르며 말리는 손길들이 하나둘이 아니었지만, 이미 들어선 후였다. 들어선 숙소의 내부는 고요하다. 어쩌면 고요한 게 이상하지 않는 게 맞다. 사이코 메트리는 과거를 읽는 능력이니까. 폭주하면 자신의 모든 과거를 읽고 조용히 사라지니까. 여주는 곧장 2층으로 뛰어올라가고 익숙하게 남준의 방에 들어섰다.


"... 남준아."
"...."
"김남준."
"...."


공허한 눈. 어딘가 홀려버린 듯.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듯 몸만 기우뚱, 기우뚱 거리며. 여주가 마스크를 벗고 허공에 맴돌던 남준의 손을 붙잡자, 그의 시선이 천천히. 느릿하게 여주의 눈으로 향했다.


"... 그만. 남준아."
"너,"
"응? 이제,"
"누구야."
"...."
"누군데. 누구길래."


내 과거에 네가 보여. 남준의 손에 엄청난 힘이 들어갔지만 여주는, 신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으로 들어온 고통이 더 아파서.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누구. 내가 누구냐니. 나야. 나잖아. 김남준. 나 하여주잖아. 여주의 간절한 말 맺음에도, 남준은. 그녀의 기억을 읽으려 애썼다.


"... 안 보여."
"제발. 나야. 나 하여주."
"그게 누구냐고!"
"제발!!!"


남준아. 난 잊으면 안 되잖아. 버린 거에서 멈췄어야지. 잊으면 안 되잖아. 응? 나 여주야. 너 도와줬던. 여기로 이끌었던. 네가 내 능력 밉다고, 왜 이그노어로 태어났냐고 욕했던 하여주. 남준아. 김남준. 제발.


"... 내가 너의 구원라며."
"...."
"폭주해서, 그래서 그런 거지? 응? 그런 거지?"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 기억해 내면 돼. 주머니 깊이 들어있던 주사기를 꺼내 잩게 떨리는 손으로 앰플을 주입했다. 남준의 얼굴은 생기를 되찾았지만, 여주의 얼굴은 생기를 잃어갔다.

두 번째 앰플까지 주입되고 남준의 눈동자는 초점을 되찾았다. 하지만 그리 간절했던 기억은 되찾지 못했다. 제 소매를 한 손으로 꽉 잡고 있던 손 떨리는 여린 손을 빠르게 뿌리치고 경계했다.


"... 누구세요."
"...."
"센터 관계자? 가이드? 아님,"
"적어도 난 기억해야지."
"...."
"날 기억했어야지!!!"
"난, 그쪽이 누군지 몰라."
"...."
"근데,"
"....."
"우리, 뭐 하나 지독하게 있었던 건. 알겠다."
"... 지독하게."
"... 그러지 않는 이상 익숙할 리 없으니까."
"...."


지독하게. 그래. 지독하다. 우리. 왜 서로 원망하면서 놓지 않았을까. 현실적인 여주였지만 왜 그가 이러는지 판단할 틈도 없이 돌아섰다. 이 순간은, 미안함. 후회. 그리움이. 여주의 여린 감정들이. 배신감. 원망. 지겨움으로 변질되는 순간이었다.

날 버린 이들에게 뭘 바란 걸까.

멍청해. 무식해.

여주의 눈에선 눈물조차 흐르지 않았다. 공허함으로 남준을 응시할 뿐.


"... 잘 있어."
"...."
"나중에 찾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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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으면, 정말."


그땐 정말, 아무 죄 없는 우리의 추억까지 원망할 거 같으니까. 여주는 발을 돌렸다. 자신이 급하게 뛰어왔던 길을 되돌아 걸으며,  그들과 함께했던 슬펐던 과거, 행복했던 추억들을 하나둘씩 내려남기며. 태형이 건넸던 하얀 마스크로 다시 얼굴을 가리고 현관이 아닌 거실 쪽 위치한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뛰어내렸지만, 발이 땅에 잘못 착지해 볼품없이 주저앉았다. 서러움이 복받쳤다. 어쩌면 익숙해질 법한 감정인데 유독 더 아프고 시리다.


"...."
"... 찾았다."
"...."
"기다렸어요."
"... 왜."
"...."
"너도 날 기억 못 해."


전정국. 너도 왜. 하얀 마스크와 얼굴 사이 틈으로 눈물이 추락했다. 슬퍼서도, 화나서도 아니었다. 너무나, 크게 다가온 상실감에. 갑자기 자신에게 찾아온 잔인한 시련에. 툭 떨궈져 바닥에 있던 시야에 손이 불쑥 들어왔다. 일어나요. 그 손을 쳐내려는 순간 또 다른 손이 시야에 침범했다. 일어나. 여주야.


"... 형."
"여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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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가자."
"... 호석아."


호석은 여주를 유일하게 기억했다. 그에게 있어 여주는. 제 인생에 일부가 아닌 모든 것이었으니까. 여주 때문에 반정부에 들어서고 센터에 잠입했으며 수많은 고생과 고난. 그 끝은 매번 여주를 향한 증오라는 큰 감정이 메모리저의 능력을 무효화했다.

그의 감정은, 모든 것은.


"어서 가."
"...."
"묻지 않을게. 너의 선택을 존중해."
"... 응."
"어서."


다른 이들의 구원이라는 것보다,


"... 그렇게 살아가."


여주에게 향한 증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만큼."


몇 배로 부풀려져 있었기 때문에.















센터를 벗어났다. 아무한테 들키지 않을 작은 출구로 빠져나온 여주는, 제 손목에 자리 잡고 있던 가이딩 팔찌를 뜯어 출구 앞에 조심히 내려놓았다.


다시 찾으러 올게.


꼭 다시 찾아올게.


다음엔 손이 아닌.


우리 서로 총을 겨누길.


"다 울었나 보네."
"...."
"괜찮아요. 가면에 가려져서 잘 안 보였어요."
"... 네."
"힘들죠."
"...."


오늘의 내 사람들이, 내일은 적이 된다는 게. 그쪽이 절 기억할지는 모르겠는데, 저도 센터 사람이었어요. 아, 모르는 게 당연한가. 남자가 픽 웃는다. 그 웃음은 퍽 씁쓸했다. 난 그쪽처럼 유명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지나치는 한 센티넬.


"근데, 팀원이 센터, 정부로 잃었을 때."
"...."
"... 내가 능력이 있어도 팀원들을 지킬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나왔어요."
"...."

"반정부에 들어섰을 땐. 모든 게 어려웠고, 한편으로는 또 내가 이러는 게 맞는지 내 선택에 의심 가고. 괴로웠는데, 차라리 악하게 살아서 내 사람을 지키는 게 더 좋은 선택이라 판단했어요."

"... 버려지기 싫어요. 또다시, 내 전부를 잃기 싫고."
"지켜요. 지키면 돼요."
"... 눈물 나니까 그만 말해요. 추해지기 싫어요."
"난 그 추한 짓 수없이 많이 해서 괜찮아요."


그리고 우는 게 꼭 추한 건 아니니까. 그만 말하라니까. 또 눈물 나요? 정말 울보였잖아? 조용히 해요. 울어도 돼요. 진짜 그만 말하라니까. 고개를 푹 숙인 여주를 향해 남자의 한마디가 그녀의 고개를 하늘을 향해 올렸다. 애써 웃으려는 게, 참 안쓰러워서. 그의 손은 여주의 등을 토닥여줬다. 그녀의 고개가, 살포시 내려와 남자와 시선이 맞닿자 하는 말.


박지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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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데리러 왔어요.


데리러 왔다.


이 여자는 이게 뭐 그리 감동적인 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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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우는 걸까.